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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개구리씨 Jun 01. 2024

도서관은 튀김우동에 김밥이죠 ^^

느긋한 동네산책

오랜만에 한가한 날입니다.

최근에는 매주 주말마다 결혼식과 장례식이 번갈아 가며 많았습니다. 나이 들어갈수록 결혼식보단 장례식이 더 많아지는 거 같습니다만 암튼, 덕택에 주말마다 본의 아니게 치팅데이처럼 많이 먹게 돼서 몸무게가 훅 늘었습니다.


아내와 함께 주중이라도 열심히 관리하며 체중조절을 해보자 해서 열심히 했더니, 이제 좀 다시 정상이 된 거 같습니다 ^^;


그렇게 몸무게가 정상인걸 확인하고 뿌듯하게 있다가 갑자기 "도서관에 튀김우동이나 먹으러 갈까?" 하는 생각이 훅 들었습니다 ^^


30년쯤 전 대학생 시절에 뜻한 바가 있어 휴학을 하고 오전 일찍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하고 점심때 즈음 광화문에 있는 "정독도서관"이란 곳에 도착을 해서 식사를 하고 잠시 쉬었다가 공부하고 책 보는 시간을 가졌던 시간을 제법 오랫동안 가졌었습니다.


막내 동생과 낡은 빌라 지하에서 자취하는 가난한 대학생이었던 지라 인근 안국동의 맛있는 식사들은 언감생심 이었습니다. 그때 정독도서관 식당에서는 여러 가지 음식을 팔았는데, 5일을 가면 그중 3~4일은 항상 "농심 튀김우동"과 "김밥"을 후다닥 먹고 정독도서관 벤치에 앉아 물 한잔 먹고 들어갔던 거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꽤 열악한 식사였는데, 그때는 그래도 뭔가 간절함을 가지고 움직이던 시기여서 인지 제게는 그 튀김우동에 김밥이 그렇게 맛있었습니다. 별로 물리지도 않았고 맛있게 국물 한 방울까지 다 먹곤 했던걸 기억합니다.


30년이 지났는데도 아직 이 튀김우동 컵라면이 여전히 팔리고 있고, 마트에 가면 여전히 저는 반갑습니다 ^^

(네이버에서 찾아보니 90년 10월부터 생산했다고 하는데, 저는 그당시 매운 음식을 잘 못먹을 때라 제겐 이 튀김 우동이 너무 입맛에 맞았었습니다)


요즘도 집에서 가끔 사 먹긴 하는데, 저 시절 먹었던 게 너무 몸에 기억되어서인지 튀김우동에 김밥은 왠지 도서관에 가서 먹어야 더 맛있는 거 같습니다 ^^


오랜만에 갑자기 생각난 김에 도서관에 남들은 공부하고 책 보러 가시지만, 저는 튀김우동에 김밥 먹으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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