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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개구리씨 Aug 24. 2024

(번외) 북한의 현 상황을 바라보는 몇 가지 시각들

새로운 화해 모색을 위한 일본탐방

안녕하세요

이번 글은 중간에 잠시 쉬어가는 글로 이번 남북화해를 위한 비전트립을 진행하면서 북한의 최신 자료들을 해외 방송국으로 송출하는 일본 방송콘텐츠 회사분과의 만남 속에서 들었던 몇 가지 내용들을 제 개인적인 생각을 덧붙여 적고 나눠 봅니다.


북한과 관련된 정보들은 아무래도 방송콘텐츠 회사에서 이리저리 교차 검증을 하셔도 왜곡과 혼선이 있을 수밖에 없기도 하고, 워낙 현재 북한이 정보통제가 심각한 상황이어서 세부적인 정보들의 사례들을 드린다기보다는 그 정보들이 의미하는 것들에 대해 몇 가지를 간략히 나눠보는 것이라 이해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제가 들으면서 키워드로 간략하게 뽑아본 것들은 아래 이미지와 같습니다.


몇 가지 몰랐거나, 제가 기존에 이해하고 있던 것과 많이 달라진 것들은

1) 코로나 장마당을 북한 당국이 흡수해 버린 것과

2) 반복되고 계속된 숙청으로 우리가 예전에 알고 있었던 "집단지도체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과

3) 북한 내부 젊은 세대들 중심으로 한국문화에 대한 확산에 대해 북한 당국이 느끼는 심각성이 생각보다 훨씬 심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제겐 놀라웠던 소식은 장마당의 해체와 북한당국이 그것을 흡수해 국가가 장마당을 주도하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1996년~1999년 사이 소위 북한 "고난의 행군"이라는 시기를 겪으며 수많은 아사자가 나오고 북한 경제가 마비 되었던 시기가 있습니다. 그 시기를 겪으며 북한 당국은 평양 인근 소위 핵심지지 세력들과 휴전선 인근 군부대를 중심으로 배급을 진행하고 양강도(북한에서 새로 도를 하나 추가한 곳)와 함경남북도 일부 지역은 거의 배급을 포기하고 방치했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아사하고 국경 경비대도 군기가 빠져서 한동안 국경부대 지휘관들이 탈북을 오히려 부추기고 돈을 받는 "브로커"의 역할을 하곤 했었습니다.


정확한 통계가 없지만, 이 시기와 코로나 전까지 수많은 함경남북도, 양강도 사람들이 탈북해 중국으로 넘어갔었고, 현재도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탈북자분들의 약 82.5%가 함경남북도와 양강도 사람들입니다. 이렇게 넘어간 상당수의 사람들이 중국 인신매매 조직에 의해 중국 전역에 성매매로 팔려 나갔고, 중국 시골마을에 결혼 못한 노총각들의 부인으로 팔려 나가서 지금도 상당한 수의 사람들이 중국에 살고 있습니다.

(정확한 통계를 낼 수 없어 각 기관마다 숫자는 다르지만,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은 3~5만 명 정도라 얘기하지만, 실제 관련 활동을 해오던 기관들과 통일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10~40만 명 까지를 보고 있습니다)


일반 시민분들이 잘 이해 못 하시는 부분 중 하나는 이 탈북여성들이 중국 농촌의 한족과 조선족에 시집가서 아이를 낳고 살아도 이분들에게 중국 정부는 "호구증"이라는 우리 주민등록증 같은 것을 주지 않습니다.

이분들은 몇 년, 몇십 년을 살아도, 인신매매조직에 의해 불법적으로 팔려 노예처럼 중국 가정에 붙잡혀 살지만, 불법이주자 신분을 벗어날 수 없기에 언제든 공안에 잡히면 북한으로 북송되는 신분입니다.

(관련 기사 : https://www.asaninst.org/contents/%EC%A4%91%EA%B5%AD%EC%9D%98-%ED%83%88%EB%B6%81%EC%9E%90-%EA%B0%95%EC%A0%9C-%EB%B6%81%EC%86%A1%EC%9D%80-%EC%82%B4%EC%9D%B8%EC%A0%81-%EB%B2%94%EC%A3%84%EC%9D%B4%EB%8B%A4/)


중간 설명글이 길었는데 ^^;

이런 장마당이 코로나 전까지도 북한 당국은 몇 번이고 없애버리려 했지만, 과거와 같이 배급을 정부가 충분히 해주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없앨 수가 없었습니다.

김정은 체제가 되고서는 몇 번이나 강제적으로 밀어버리는 시도도 있었다고 합니다만, 그때마다 실패했었다고 합니다. 장마당을 운영하면서 실제 힘을 가지게 된 신흥 부자들도 많이 생겨났고 이들은 굉장히 조직적이고 탄력적으로 정부의 탄압을 잘 피해 나가며 버텼었다고 합니다.


그러던 것이 "코로나"라는 초유의 사태가 생기며 의약품과 의약치료 체계가 거의 붕괴되어 있던 북한은 국경을 4년여 동안 전면 폐쇄를 하게 되면서 장마당이 위축되게 되었습니다.

중국과의 여러 방법으로 물품이 들어오고 나가야 하는데, 그게 국경 모두를 철저하게 봉쇄하다 보니 위축될 수밖에 없게 된 것이지요. 김정은과 북한 당국을 이것을 기회로 삼고 개별적인 장마당을 폐쇄해 버렸다고 합니다. 대신 북한 당국이 운영하는 종합상점이나 백화점, 양곡판매소를 통해서만 유통하게 하고 장마당의 지주들을 협박해 그쪽으로 생태계를 옮기도록 몰아갔고, 이 부분이 코로나 국경통제가 길어지면서 상당 부분 효과를 보게 되었습니다.


한마디로 가장 독재국가이고 공산국가이면서 국가가 가장 악랄하게 자본주의를 진행하는 이상한 구조가 되어 버린 것이지요.


물론, 국경이 예전만큼은 아니어도 다시 열리기 시작하면서 소규모의 주민들을 중심으로 밤에 일부 골목에서 잠시동안만 운영하는 소위 "메뚜기시장"이 여기저기서 만들어지고 있다고 합니다만, 중국과의 국경교류가 코로나 이전만큼 활발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기에 예전 장마당만큼 아직은 파괴력이 크지 않다고 합니다.


마침 관련 기사가 하나 있어서 이것도 공유드립니다

https://www.rfa.org/korean/weekly_program/c9c0ae08-bd81d55cc740/nownk-02292024091744.html


두 번째로 계속된 숙청으로 북한은 이제 집단지도체제의 나라가 아닌 김정은 독재국가로 바뀌어져 있다고 합니다. 집권하고 몇 년 뒤부터 "장성택"등 권력과 세를 가진 세력은 반복적으로 숙청해 오고 있습니다.

함께 대화를 나눴던 분을 통해 들으니, (권력과 세가) 올라와서 거슬린다 싶으면 숙청시키는 김정은의 행태 때문에 모두들 자기 의견을 내지 않고 김정은의 눈과 입만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또한 김정은은 과거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대를 이어 만들어 온 우상화도 허물고 있고, 자신이 새롭게 만들어 가는 왕조국가처럼 만들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이 얘기를 들으며, 남북이 정말 위태로운 상황이구나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불안정하고 탐욕스럽고 독선적인 지도자들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의 여러 나라들의 역사에서 우리는 이미 학습해 알고 있습니다.

남쪽도 광복 이후 최악의 지도자에 북한은 최악에 최악인 이 시기는 정말 우리나라와 우리 민족을 위해 근심하고 기도하며 새로운 길을 고민하고 방심하지 않아야 할 때인 거 같습니다.


또한 북한에 태어난 탓에 중국땅에서 노예처럼 부려지고 불안한 채 살아가는 몇 명 인지도 모르는 불쌍한 이들을 외면하지 않고, 정부가 손 내밀어 그들을 품어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하고 싶은 얘기들이야 많지만... 쓰면 쓸수록 마음이 안 좋아서 오늘은 요기까지만 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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