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을 배우는 우리들의 자세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 '백문이 불여일견' 실천하며 배우며

by 포롱


어린이날을 대하는 어른들의 자세

“어린이날 선물 얼마에 팔 거예요?”

“음~ 200 드림 정도?”

“너무 비싸요. 근데 선물이 뭐예요?”

“미리 가르쳐주면 재미없잖아. 돈이나 준비해.”

어린이날을 며칠 앞두고 선물 선주문을 받았더니 비싼 가격 탓인지 절반도 안된다.

이러면 안 되는데...어린이날 전날 선물 실체도 공개했다.

탄성을 터트리는 아이들.

“와!! 대박이다!”

“별거 다 든 과자 꾸러미다.”

“근데 99 드림밖에 없는데 좀 깎아주시면 안 돼요?”

“적금에 돈 거의 넣어놔서 60 드림밖에 없어요. 어떡해요.”

가계부를 펼쳐보며 한숨 쉬는 아이들.


어린이날 당일 깜짝 발표했다.

“선생님이 통 큰 결단을 내렸다. 어린이날 선물을 반의반 가격에 팔겠다.

그래서! 단돈 50 드림!!!”

“와!! 선생님 감사합니다.”

어린이날 기념 이벤트로 보물 찾기도 했다.

교과수업을 받는 동안 보물쪽지를 교실 구석구석에 숨겼다.

“접힌 종이를 찾으면 돼. 도장 찍힌 쿠폰은 가지고 글자는 칠판에 붙이세요.”

순식간에 교실이 홀라당 뒤집어진다.

사물함을 열고, 가방을 뒤지고, 주머니도 살피고, 칠판 자석도 뒤집고 난리다.

“찾았다!”

“헐, 필통 아래 숨겨놨어.”

“난 물통 주머니서 발견!”

“못 찾은 사람? 내가 두 개 찾았다.”

“신난다. 비싼 짝꿍 선택권 쿠폰이다.”

“난 도장이 두 개야. 그럼 두 개 다 쓸 수 있는 거네.”

보물글자들이 칠판에 붙여진다.

곳, 세, 바, 란, 만, 상, 있, 재, 몫….

“선생님 메시지야. 짝꿍과 맞춰보세요. 특별 격려금 있습니다.”

밥을 먹으면서도 이리 맞추고 저리 맞추느라 고개를 갸웃거린다.

짝과 함께 30초 글자 퍼즐 도전!

한 바퀴가 거의 다 돌아가는데도 갈피를 못 잡는다.

** 차례에 순식간에 다다닥~~ 문장이 완성된다.

“어? 저거라고?”

“천잰데?”

“맞네. 저 문장이네.”

‘세상은 재미있는 곳이란다! 너 몫만큼 즐겁게 살기바래.’

자신의 몫을 크고 의미 있게 만들라는 얘기를 해주며 어린이날을 축하해 줬다.


어버이날을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우리는 달걀 아기를 키울 겁니다.”

“달걀 아기요? 그게 뭐예요?”

“생달걀을 하나씩 줄 거예요.

여러분은 오늘 하루 그 달걀 아기의 엄마가 되고 아빠가 되는 겁니다.”

이름도 지어주고 예쁘게 꾸며주는 시간을 주었다.

사랑이, 계란이, 김연두, 에그워드킹 3세 등 이름도 재밌다.

색종이로 옷도 입혀주고 종이로 요람도 만들어 주는 아이들.

깨지면 어떡하냐고 하길래 깨지면 영원한 이별?을 해야 한다고 했다.

‘내 달걀 아이는 이렇게 키우겠어요.’라는 주제 글쓰기도 했다.

좋은 유치원엘 보내고,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하게 해 주고, 여행과 캠핑을 많이 다니고,

야구와 축구를 시키고, 공부를 열심히 시켜서 좋은 대학을 보내고...

엄마아빠의 소원인지 자신의 바람인지

부모로서 아이의 미래를 한가득 풀어놨다.

쉬는 시간도 조심스럽다.

친구도 만들어 주고 이야기도 들려준다.

공부를 하다가도 한 번씩 들여다보며 놀아준다.


3교시가 끝날 즈음 **의 비명이 들렸다.

“아악~~! 선생님!!”

“왜?!!!”

“우리 계란이가...계란이가...”

깨졌다.

쉬는 시간 이별식을 했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네가 나의 아기여서 행복했어. 다음엔 더 멋진 엄마(아빠)가 될게.”

문구를 보고 읽으며 피식피식 웃는다.

“어, 웃는 모습 곤란해.”

저쪽서 또 비명이 들려온다.

짝과 장난치다 떨어뜨렸단다.

“**어머니, 얼마나 상심이 크십니까?”

“세상이 무너지는 느낌입니다.”

키득거리는 녀석들.

그래도 이별식 땐 진지해졌다.

“선생님, 제 아기 금 갔어요. 어떡해요.”

“병원 데리고 가서 빨리 수술해 줘.”

테이프를 꺼내서 살금살금 붙이는 엄마.

6교시가 끝날 즈음엔 대여섯 명이 달걀 아기와 이별식을 치렀다.

나머지는 미션을 무사히 마쳤다는 안도감에 뿌듯해했다.

“달걀 아기 어떡해요? 헤어지기 아쉬워요.”

“집에 데리고 가.”

‘우리 부모님도 나를 이렇게 키웠겠지 하는 생각이 든다.’

‘진짜 아기도 아닌데 정이 많이 갔고 키우는데 힘들었다. 엄마 아빠께 감사해야겠다.’

‘아무 생각 없이 눌렀는데 깨져서 미안. 아팠지? 나중에 다시 만나자.’

‘처음부터 금이 간 너를 만나 조마조마했어. 마지막까지 함께해 줘서 고마워.’

아이들의 소감문을 읽으며 가슴이 뭉클했다.


스승의날을 대하는 학생들의 자세

“스승의날엔 특별한 이벤트를 합니다.

여러분이 직접 선생님이 돼보는 시간입니다.”

“우리가 수업을 직접 하나요?”

“네. 신청서와 수업계획서가 통과돼야 가능합니다.”

일일교사 체험 신청서가 쇄도했다.

수업 계획서를 작성해서 제출하라 했더니 중간에 탈락 학생이 생겼다.

몇 번의 심사 끝에 국어, 사회, 체육 수업을 최종 학생 세 명이 발탁됐다.


1교시는 박**선생님의 국어 5단원 속담 수업.

PPT가 그럴듯하다.

주말 내내 교과서를 뜯어보고 만드느라 고생한 게 보인다.

친구가 진행하는 수업에 아이들도 진지하다.

모둠 책상까지 만들어서 모둠토의도 시키고 발표도 시킨다.

“오늘 국어 수업 이걸로 마칩니다.”

“박**선생님, 시간이 순식간에 흘렀어요.”

“또 언제 수업하실 거예요?”

“네. 다음에 또 만나요.”

김**선생님의 사회 2단원 경제 첫 차시.

수업 시작하자마자 학습지부터 대뜸 풀라고 나눠준다.

오호, 진단평가부터 하시겠다?

그런데 여기저기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온다.

“선생님, 하나도 모르겠어요.”

“어려워요.”

“아니, 가르쳐주지도 않고 시험 보는 법이 어딨어요?”

당황한 선생님 교과서를 찾아가며 답 찾으라고 한다.

“어디서 찾아요?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는데.”

문제를 훑어보는데 웃음이 나온다.

진단평가가 아니고 단원평가를 인쇄한 것 같다.

**선생님 여기저기 불려 다니며 정성껏 안내해 주신다.

얼굴을 보니 땀범벅이다.

*미야, 너 이거 답 알아?”

학생 체험 중인 내게 말 붙이는 **이.

“나도 몰라. 답 찾으면 가르쳐줘.”

“그래. 조금만 기다려. 내가 가르쳐줄게.”

난 왜 이런 상황이 재밌는지 모르겠다.

김** 선생님 갑자기 젤리 박스 꺼낸다.

분위기가 바뀌며 산만하던 수업이 활기가 돈다.

“경제 소비활동과 관련해서 숨겨진 사진을 맞추세요.”

너도나도 손을 들고 환호와 탄성이 오갔다.

“거기 유*미 학생, 맞춰봐요.”

“홈쇼핑 맞죠?”

“정답!”

상품 던져주시는 김**선생님.

“김** 선생님, 최고예요.”

“근데, 오늘 우리 반 애들 이빨 다 썩을 것 같아요.”

“그래도 선생님 좋아요.”

“다음에 또 수업해 주세요.”

김**선생님 수업 종료 후 학생들의 소감 릴레이.

“진짜 힘들었어요. 저 선생님 말씀 잘 듣겠습니다.”

마지막 수업은 이**선생님의 교실 체육수업.

키도 크고 힘도 센 선생님이어서 그런지 학생들 군기가 바짝 들었다.

난쟁이 피구 규칙을 설명하고는 바로 게임 시작.

줄도 잘 서고 규칙도 아주 잘 지킨다.

체육에 진심인 이**선생님 게임에 직접 참여하신다.

3분마다 수비 공격이 바뀌고 친구를 아웃시킨 만큼 점수가 올라가는 게 인상적이다.

경기가 과열되고 아슬아슬한 장면이 보인다.

“선생님, 부상 위험 있으니, 아이들에게 안전 규칙 말씀해 주세요.”

콩떡 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체육 선생님.

“손 조심하시고, 공 띄우지 마세요.”

짧은 멘트로 수업 진행 끝!

땀 뻘뻘 40분 수업이 후다닥 흘렀다.

“친구들이 수업하니 재밌었어요.”

“그동안 가르쳐 주신 선생님들 생각이 났어요.”

“제가 직접 수업을 해보니 선생님이 얼마나 힘든지 알게 됐어요.”



백문이 불여일견, 백견이 불여일행(?)

5월이 저물고 있다.

어린이임을 만끽하고 어버이 체험을 해보고 선생님을 생각했던 시간.

설령 하루짜리 기쁨이고 감사라 할지라도

그 순간 진심으로 다가온 아이들 덕에 뿌듯한 날들이었다.

‘百聞이 不如一見, 百見이 不如一行’

(백 번 들어도 한 번 보는 것만 못하고, 백번 보는 것도 한번 해보는 것만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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