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인생을 빗대어 말하자면, 그것은 글과 그림으로 이루어진 동화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은하수 속에 빛나는 별들의 삶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저는 동화책이 더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것도 없는 하얀 여백만이 존재하는 종이에는 오늘 무엇을 먹었는지, 날씨는 어땠는지, 친구와 무엇을 하고 놀았는지, 그리고 그때 무슨 생각을 했는지를 기록합니다. 이러한 일상은 어느 날은 글로, 어떤 날은 그림이나 사진으로 남아 추억이 됩니다. 가끔 잊고 싶은 기억이 있다면 페이지를 찢어버리고, 좋은 기억은 덧붙일 수 있으니까요.
사람들은 묻습니다. "어떤 인생을 살았나요?"
저는 학창 시절 중간 정도의 성적을 가지고, 사람들 사이에서 내 뒷모습을 보지 않는 맨 뒷자리를 선호했습니다. 발표 시간에 이름이 불리는 것이 스트레스였고, 튀지 않으려는 아이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누군가 시키는 것만 해왔고, 그렇게 자랐습니다. 어릴 때는 그런 것들만 잘해도 칭찬받았고, 오히려 제 마음이 편했거든요. 하지만 나이가 들고 직장을 갖고 삶을 살아가다 보니, 이것이 과연 훌륭한 인생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니더군요. 저는 평범한 인생을 살았습니다.
그래서 늦은 나이에 인스타툰을 시작했습니다. 특별한 경험이 없지만, 그저 삶을 기록하려고 합니다. 어릴 때는 시키는 것만 잘해도 좋았던 아이가, 왜 지금은 실수 없이 완벽해지려고 애쓰고 있는지, 남들에게 무시당하지 않으려고 가시를 세우고 살아가는지, 이런 삶이 정말 행복한 것인지 항상 의심하는 행동들이 맞는 것인지 돌아보려 합니다.
인생에 영향을 미친 매개체(인간관계, 경험, 환경)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 재능에 관한 영역을 다뤄보려 합니다. 그것이 저에게는 미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