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살아숨쉬게 하는
나는 의도적으로 내 일상에 작은 틈을 만들고자 한다.
이 틈은 멍 때리며 차창 밖을 바라보는 모습으로도, 흔들리는 나무의 모양을 바라보며 길을 거니는 시간으로도, 두 팔 벌려 바람결에 몸을 맡기는 순간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
아무리 바빠도, 해야할 일이 있어도, 이 시간만큼은 내어주지 않을 거다.
해야할 일을 척척 해내고 무언갈 성취하는 것도 큰 기쁨을 준다.
그러나 그 기쁨은 오래가지 않는다.
바쁘게 사는 건 삶을 열심히 살고 있다는 만족감을 준다.
그러나 바쁨 속에 희생된 목소리 하나가, 텅 빈 마음에 공허하게 울려댄다.
바쁘게 살 때, 삶은 우리를 지나쳐 가버린다.
달려온 길 끝에서 마주하는 건 얇게 압축되어버린, 지나온 시간 한 장과,
내 이름이 새겨진 실적 한 줄.
이 얇게 압축되어진 시간 속에, 우리가 잃은 것은 무엇일까.
삶에는 목적이 없다.
그런데 때때로 우리는 삶에 방향성을 부여하곤 한다.
그 방향만 바라보고, 주변의 다른 것들을 쉽게 잊어버린다.
삶과 발맞추어 걸을 때, 우리는 비로소 그를 느낄 수 있다.
일상 속 작은 틈.
그것이 삶을 느끼게 하고, 나를 살아숨쉬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