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다 거울을 보고 놀란 이야기
회사 책상에 작은 거울이 하나를 두고 업무 중간중간에 거울을 보며 얼굴을 체크하곤 한다.
얼굴이라기 보다는 내 표정을 체크하는 것이다.
어떤 일에 집중하고 있다가 잠시 거울을 보면 근엄한 표정을 하고 있는 내가 보인다.
다른 말로 하면 딱딱하다, 인내하고 있다, 라고도 표현할 수 있다.
보통 '무표정'이라고 하는데 나는 표정이 없는 표정은 없다고 생각한다.
얼굴은 반드시 마음의 어떤 부분을 비추고 있다.
어린 시절 집안일을 하는 엄마의 모습을 유심히 관찰한 결과 엄마는 인상을 자주 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엄마의 찡그린 표정을 보고 여러 의문을 가졌다.
엄마는 화가 난 것일까?
하기 싫은 것일까?
힘이 들어서일까?
몇 년 전 설거지를 하다가 우연히 내 표정을 보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나도 엄마처럼 찡그리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왜 찡그리고 있지?
나는 화가 나지도, 하기 싫지도, 힘이 들지도 않았다.
단지 집중하고 있었을 뿐이다.
그렇다면 엄마도 눈 앞의 일에 집중하고 있었던 것이었을까.
표정이 보여주는 것이 전혀 다른 감정일 때도 있는 것이다.
근엄한 나의 표정이 보여주는 감정을 생각해 본다.
나는 집중하고 있고 생각하고 있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내가 본 내 표정은 화가 난 것 처럼 보이기도 하고 행복하지 않은 사람처럼 보이기도 한다.
무척 즐거운 상태는 아닌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내 표정을 보고 나도 오해할 뻔 했으니 남들이 보기에는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종종 거울을 본다.
얼굴에 표정을 풀고 좀 더 자연스러운 표정을 짓고자 노력한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자연스러운 내 표정이 되지 않을까, 하고 기대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