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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추얼로 만들고 싶으면, 시도하고 기록하기

10월 18일 월 달리기

by 구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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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8일 월 달리기

달리기: 30분 3초/ 3.98km (이번달 두 번째 30분 달리기)


글쓰기: 10시 56분~ 11시 13분


오랜만에 달렸다. 지난주엔 단 하루, 수요일만 달렸다. 그날 파랑님이랑 응암역에서 만나 30분을 달렸다. 30분 달린 건 너무너무 좋은데 지난주 단 하루만 달렸다니... 반성한다.


토요일쯤 달렸으면 좋았을텐데, 그날 저녁 약속이 있었고 다음날은 피로해서 계속 쉬다가 잠시 가가에만 다녀왔다. 노트북 가지러 갔다가 오랜만에 셋이 모인 거라 팟캐스트도 녹음해보고 저녁 같이 먹고 집에 와서 기절하듯이 잤다.


새삼 깨닫는 점은, 역시 체력이 있어야 달린다. 그리고 아무리 바빠도 달릴 시간을 확보해두어야 달린다.

오늘은 자체 쉬는 날. 재택근무도 화수목에 하고 책방은 금토에 가니까. 원래는 평소처럼 저녁 늦게 9시나 10시쯤 달리러 갈까 했는데 저녁 먹기 전에 달려볼까 싶었다. 어차피 이제 뭐, 날씨도 덥지도 않고... 6시가 다 되어 가니 해도 슬슬 지고 있었다.


잠시 몸을 풀어주고나서 긴 팔, 긴 바지 위에는 아노락을 걸쳤다. 추울까? 걱정했으나 위에 더 껴입는 건 아직 상상이 잘 안 가서 그렇게 입었다.


지난해 2월엔가부터 조금씩 달리기 시작했는데, 그땐 혼자서 런데이 들으면서 엄청 헉헉대며 달렸던 기억이 난다. 근데 뭘 입었었지... 하다말다 해서 기억이 잘 안 나나보다.

여튼 그래서 겨울에 달리는 건 처음인 이 느낌!


이어폰을 끼고 팟캐스트를 들으며 달리려고 다운까지 받아두었는데, 이어폰이 보이지 않았다. 5분 정도 찾다가, 이러다 늦을 순 없어서 그냥 나갔다. 나가면서도 마음이 조금 불안했다. 오늘 30분 달리기 목표인데... 이어폰 없이 30분을 쌩으로 달려야하다니, 심심하지 않을까...?


‘춥지 않을까’, ‘심심하지 않을까’ 이렇게 두 가지 걱정을 안고 불광천으로 향했다.


10분 이상 달리니 슬슬 땀이 났다. 결국 13분 째에 아노락을 벗고 허리에 묶고 달렸다. 다음엔 땀을 닦을 손수건을 준비해야겠단 생각을 했다. 여름에도 몇 번 손수건을 챙기긴 했었다. 워낙 땀이 많이 나서. 근데 여름엔 손수건을 안 챙긴 날에 땀나면 그냥 흐르고 말면 되는데, 바람이 서늘한데 땀이 나니까 와... 추웠다. 다른 러너들은 땀을 닦을까? 찾아봐야겠다.


14분쯤 되자 월드컵경기장 근처에 다다랐다. 증산역에서부터 달릴 때 14분을 쭉 내려갔던 적이 오늘 처음이었다. 보통 10분쯤 턴하다보니... 조금만 더 빨리 달리면 10분 안으로도 월드컵경기장은 가겠구나 싶었다.

15분쯤 되어도 달릴 만 했다. 최대한 페이스를 천천히 해보려고 했다. 7분 43초 정도대가 기본으로 나왔고 조금 속도 내면 7분 초반으로 나왔다.


팟캐스트를 안 들으니 계속 생각을 했다. 원래도 생각이 많은 편인데 달리니까 뭐 생각하느라 바빠서 심심할 겨를은 없었다.


이번주는 일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주. 그래서 화수목이 꽤나 많이 바쁘겠다 싶다. 금토는 책방일로 바쁠 것이고, 일요일은 북페어도 나간다. 암튼 화수목의 일을 잘 해내야하는 주니까. 저녁에 일을 좀 미리 해둘까 했었는다. 달리면서 든 생각은 이렇게 달리기 하면서 오히려 체력을 비축해두는 느낌이고, 집 가서도 일을 하기보다는 집 정리하고 좀 다른 내 할 일 하면서 휴식이나 충전을 해두자는 것이었다. 그래야 오히려 일 할 힘이 나지 않을까!!


20분이 넘으니 다리가 아픈 느낌은 들었지만, 막 숨이 턱밑까지 차오른다거나 갈비뼈 아래가 아픈 느낌이 있거나 하지도 않았다. 그러니 달릴 만했다. 속도를 더 내보기도 했다. 날씨 덕분인지 오랜만에 달려선지 아무튼, 25분이 넘고 그러다 30분이 되었다. 휴!


여름에 초반에 달릴 때 20분 연속으로 달리는 게 힘들어서 걷고 뛰고 걷고 뛰고를 수없이 반복하던 때가 순간 떠올랐다. 마스크 탓을 하며 마스크 껴서 달리는 게 힘든 거 아닐까 생각도 했던 때... 물론 마스크 없이 달리면 더 좋긴 하겠지만, 지금은 이제 마스크 끼고도 30분을 달릴 수 있다.


앞으로도 계속 30분을 달리도록 노력해봐야지.


달린 기록을 바로 인스타그램에 올렸고, 집에 와서 저녁을 맛있게 먹었고, <유미의 세포들>과 <갯마을 차차차>를 봤다.


+ 알디프 차를 마시면서 클래식FM을 듣고, 무드등과 인센스를 켜두고 이 글을 썼다. 10분이 금방 지났다. 자기 전에 보통 이러지는 않는다. 노트북 켜두고 넷플릭스를 보는 경우가 자주인데... 오랜만에 이렇게 뭔가 분위기 잡아두고 글 쓰니 좋다.


생각날 때 또는 쓰고싶을 때 쓰기는 하지만, 글 쓰는 것도 하나의 리추얼로 만드려면 꾸준히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해봐야겠다. 하고 기록도 하고. 오늘의 기록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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