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책. <모든 동물은 섹스 후 우울해진다>. 며칠 전 오랜만에 다시 펼치니 역시 좋았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는 공감이 가면서도.. 마지막 문장을 읽으니 마음이 한없이 쓸쓸해졌다.
'나에게 글은 너를 향해 나부끼는 깃발 같은 것.'
나는 '너'라는 존재를 내 세상에 초대하고자 SNS에 글을 쓴 적이...있었을까. 사귀었던 이들과는 사귀기 전에도 딱히 그런 마음은 아녔다.. 애초에 SNS를 안 하는 이였거나! 하더라도 서로 감정이 없을 땐 그냥 그냥 그래서 상관이 없었다.
감정이 있을 땐 상대방이 내 SNS를 안 봐도 1대 1로 연락하니까 아무 상관이 없었지.
곰곰히 생각하니 짝사랑할 때 이 문장 같았던 듯하다. SNS에 뭔가를 올리며 '나 이런 사람이에요~~~' 보여주고 싶었고'나 괜찮지 않나요?' 이런 마음이었을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그 사람을? 왜?' 싶기도 한데, 그만큼 또 사람을 보는 마음이나 시선이 달라진 거라 생각해본다.
ㅡ
올린 문장이 포함된 글
'저는 헤비 SNS 유저입니다. 현재 인스타와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고 주로 글을 씁니다. 물론 ‘1일 3포스팅 이상 하지 않기’라는 엄격한 규칙 하에 운영하고 있기에 저는 제가 헤비 유저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 친구들이 절 헤비 인스타그래머라고 부르니, 그냥 그런가보다, 합니다.
글을 올리고 싶어서 사진을 올릴 때가 많습니다. 무언가에 쉽게 자극 받는 편이고 선천적으로 장황하고 각주가 많은 인간이라 그런 것같습니다.
5년 간 많은 일이 있었고, 많은 사람이 제 인생에 오고 갔습니다. 파티는 잦아들었지만 제가 글을 쓰는 이유, 다른 사람들의 글을 끊임없이 탐독하는 이유는 여전히 같습니다.
너를 내 세상에 초대하고 싶었는데 딱히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우리는 아무런 연결고리도 없는, 그저 낱개의 점들이었으니까. 그래서 쓰기 시작했다. 나를 알아봐달라고. 나에게 글은 너를 향해 나부끼는 깃발 같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