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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서여사 Nov 20. 2024

[4화]나만의 기계 바리스타

상가는 기준에 맞게 잘 찾았는데 이번엔 창업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창업하고 싶었다.


나는 딸 부부와 동업이 아닌가? 자녀와 함께 투자하기에 잃지 않아야 했다. 어렵게 찾은 상가는 실평수 6평 기준에 상가 보증금 1,000만 원을 포함해서 비용을 계산기로 두드렸다.


가장 큰 비용은 커피 머신이다. 부가세를 포함해 2,420만 원이 든다. 그 외 인테리어 비용이 평당 130만 원이었고, 간판과 냉난방기, CCTV 비용을 별도로 지불해야한다. 또 바로 영업할 수 있는 초도물량도 필요했다.


이런 소소한 물품을 산 비용까지 하나 하나 게산했다. 내 돈이 들어가는 사업이다.     


무인카페에 관심이 가자 다른 곳이 계속 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10곳 이상의 무인카페를 다니며 입지와 카페 내부 분위기, 커피 맛 등을 테스트했다. 나는 신생 프랜차이즈를 선택했지만 무인 카페의 경우 유명하다고 소비자가 다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창업 비용도 가맹점마다 다르기에 무인 카페를 하고자 한다면 적어도 세 군데 이상 비교해야 한다. 내가 창업하기로 한 무인 카페는 전국에 30여 개 정도 되는 신생 브랜드다. 이름만 들으면 알 수 있는 무인카페도 많았지만, 대표님의 트랜디한 생각이 맘에 들어 이 브랜드를 택했다.      


나는 입지도 중요하지만 커피 맛 또한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다. 가맹점을 계약하기 전 사는 곳에 있는 무인 카페를 먼저 가 보았다. 아파트 후문에 있었고 분위기가 좋은 곳은 아니었다. 입지적인 면만 따지자면 그다지 성공적인 케이스는 아니었다.


막상 커피를 뽑아 마셔보니 맛은 좋았다. 커피 맛이 좋아서일까? 지나갈 때마다 손님이 있었다. 입지의 불완전성을 커피 맛이 보완해주고 있었던 것이다.  

    

손님들 입장에서 커피 맛이 중요한 만큼 24시간 매장을 운영해 줄 성실하고 능력 있는 커피 머신을 선택하는 게 중요했다. 무인 카페의 바리스타는 커피 머신이기 때문이다. 머신이 연한 커피, 진한 커피를 분리해 내려주고 음료도 판매하는 무인카페의 바리스타이기 때문이다. 입지를 고민하는 만큼 커피 머신 역시 신중하게 골라야 했다.      


모든 무인 카페 머신이 똑같지 않다. 고속도로 휴게소 가면 로봇이 내려주는 곳도 있었다. 가맹점마다 사용하는 커피머신도 다르다. 다르기에 자신이 원하는 것으로 잘 선택하면 된다.


나는 흔히 말하는 일체형 머신과 분리형 머신 두 종류 가운데 분리형을 선택했다. 일체형보다 분리형이 고장이 덜 나는 것이 중요한 요인이었다. 분리형 머신의 또 다른 장점은 고객의 느낌이다. 일체형과 분리형에서 커피가 나오는 시간은 똑같이 1분이지만, 분리형보다 일체형에서는 커피가 나오는 시간이 길게 느껴진다.


일체형은 한 번에 모든 과정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마냥 기다리고 있어서 그런 착각을 하게 된다. 반면 분리형은 같은 1분인데 컵을 꺼내고 얼음을 받고 음료를 받아야 하기에 시간이 짧은 듯 느껴진다.


세부적으로는 파우더 머신, 액상형 머신 등으로 디자인부터 이용 방식까지 종류가 다양하지만, 나는 보관이 양호한 파우더를 선택했다.


무인카페에서 커피 머신은 나만의 바리스타 역할을 한다. 무인 매장을 책임져주는 커피머신이기에 신중함이 필요하다. 이런 다양한 요인들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대기업 제휴 시스템과 동구전자의 커피 머신을 선택했다.


내가 없는 시간에 안정적으로 고장 없이 운영해야만 진정한 무인 창업이다. 모든 기계는 고장이 없을 수는 없지만, 최소한 오류가 적고 AS가 빠른 브랜드와 제조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영업을 할 때 사장님들이 골치 썩는 이유가 의외로 직원 문제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열 사람 몫을 톡톡히 해내야 할 커피 머신을 신중하게 선택했으니 ‘무인’의 장점을 실컷 누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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