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한번 듣고 겁 없이 무인카페 대표님과 덜컥 계약한 후 걱정이 앞섰다. 지금 무인창업 시장은 포화 상태다. '스타벅스를 이기지 못한다면 카페 차릴 생각하지 말라'라는 말이 있다. 카페로 돈 벌기는 쉽지 않다는 걸 말해준다.
내가 무인 카페를 창업하려 하는 이유는 추가 수입을 만들고 싶어서였는데 주변에 보니 1년 이내에 문 닫는 곳도 많다. 무인점포를 운영하며 동네 최고의 카페를 만들겠다는 생각은 버렸다.
무인점포는 종류에 따라 창업비용이 다양하다.
창업 비용 1억 원 이상: 공유 오피스, 스터디카페, 렌탈 스튜디오
창업 비용 1억 원 미만: 무인 카페, 빨래방, 공유 창고, 노래방
창업 비용 5,000만 원 미만: 연습실, 아이스크림
이처럼 무인 창업은 비용도 다르고 수익률도 다르다. 무인 아이스크림점을 운영하는 지인은 창업 비용이 적은 대신 수익금이 100만 원 정도라고 한다. 카페는 상가 입지만 잘 고르면 이보다는 수익률이 높을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나는 좋아하는 커피도 마시며 누군가를 만날 수 있는 공간도 필요했기에 무인 카페를 택했다.
가맹대표님은 하루 30분~ 1시간의 청소하며 물건 채우는 매장 관리로 운영이 가능하고 24시간 운영되는 무인 시스템은 내가 자고 있을 때도 매출을 올려주는 시스템이라고 침을 튀겨가며 강조한다.
자정에서 새벽 5시 사이에도 매출이 일어나며 매장에 얽매이지 않고 수익 창출이 가능하기에 나만의 돈나무임은 확실하다.
인건비가 들지 않기에 매장 운영 외 수익 파이프라인을 구축할 시간적 여유가 충분했다. 주변에 투잡으로 여러 개의 타 매장이나 직장을 다니는 점주가 많다.
타 창업종목에 비하여 낮은 운영강도와 안정적인 수익구조라기에 먼저 한 달간의 나가는 지출을 적어보았다. 하루에 몇 잔을 판매해야 하는지 반드시 계산해봐야 한다.
아무리 원둣값이 올라도 커피 장사는 남는다. 커피 판매의 마진율은 낮게는 50%부터 최대 70%까지 굉장히 높은 편이다. 내가 택한 가맹점 마진율은 50%∼55%다. 다른 조건이 다 같다는 전제하에 유인 매장과 무인 매장을 비교해 보면, 무인 매장 수익률이 좀 더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매출이 높지 않아도 인건비 지출이 없기에 가능하다. 똑같이 무인 매장이라면 수익률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역시나 임대료다. 무인카페의 임대료의 마지노선은 70만 원으로 정했다.
월 임대료가 100만 원이 넘거나 권리금이 1,000만 원이 넘는다면 운영하기가 어려워진다는 판단이 섰다.
창업하려고 마음먹은 후 상가를 보는 나만의 기준이 생겼다.
일반카페와 무인카페는 창업 조건이 달라 입지를 보는 기준도 달라야 한다. 황금 상권인 브랜드 카페와 경쟁할 수 없기에 보증금과 임대료가 저렴해야 한다. 다른 이들이 좋다고 생각하는 상권은 당연히 비쌌다.
무인 카페는 좋은 자리보다 적당히 애매한 자리에 들어가야 한다. 커피를 좋아하는 수요가 있는 곳을 찾아야 했다. 상가는 겉모습만 보면 안 된다. 상가는 무조건 입지가 다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파트 단지의 무인 카페 옆 자리에 편의점이나 무인 아이스크림점이 있다면 최고의 입지다. 두 점포가 함께 밤새 불 켜고 운영하기에 홍보 효과도 크다.
동네 소장님과 친해지기 위해 매일 부동산으로 출근하다시피 했다. 50군데 상가 점포를 봤을 무렵 내 기준에 딱 맞는 상가를 찾았다. 유레카! 내가 원하는 매물이었다. 아!이럴수가 부동산에서 안된다고 거절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