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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양훈 Mar 04. 2024

村老가 말하는 李在守亂

[민담 속 신축항쟁-7] 촌노(村老) 말하는 이재수난(I)

“우리 교(敎)가 좋으니까 붙어 보라.”
경호니, 아니 당신네 교(敎)를 붙으민
뭘 홀 게냐?“나는 외국서 왔는데
우리 도(道)를 잘 믿어주면
자기네 자유(自由)를 주겠다.”
<전편·前篇>
·채록지-중문면 대포리
·채록자-현용준, 고광민
·구연자-김재현
·출  전-한국구비문학대계
■채록 원문에 있는 아래아 표기는 쓰임새에 따라 <오> 또는 <아>로 대체하였음
*괄호() 내에 있는 내용은 배경설명 또는 구연자에 대한 추임새나 조사자의 응답임.

(1899년 제주도에 들어온 선교사들이 일부 도민들에게 말한다.)

“우리 교(敎)¹가 좋으니까 붙어 보라.” 경호니², 아니 당신네 교(敎)를 붙으민 뭘 홀 게냐?

“나는 외국³서 왔는데 우리 도(道)를 잘 믿어주면 자기네 자유(自由)를 주겠다.” (조사자: 야~)

자유(自由)를 주다니, 어, 우리 제주도에도 우리나라 정치가...  

   

그땐 제주 목사(牧使)라고 있어. 제주 목사(牧使)도 있고, 대정(大靜) 군수도 있고, 정의(旌義)⁴군수도 있는데 자유(自由)를 주다니 우리가 어떻게 자유(自由)를 홀 수가 있느냐 그러니,     


“그건 문제가 아니다. 아, 우리 외국 사름이 뭐 나쁜 일도 홀 거 엇고, 가령 당신네 호는, 당신네 안티⁵ 자유를 맷겼다서 혹 관청에서 무신 말이 이시나⁶, 일이 이시면 그것은 염려 없다. 그것은 우리 외국 사름 자체로서, 아, 건 절대 방지해 가지고 관청에서 거 자기네⁷를 어떻게 다스리지 못호게끔 홀 권리가 이시니까⁸, 권리가 이시니, 외국서 온 사름이노라.” 해서,    

 

뭐 제주 목사, 어느 군수 곹은⁹ 직(職)은 이건 뭐 내가 벤명홀¹⁰ 필요가 없어요. 무신 일 보젠¹¹ 호민¹² 혼 번만 명령만 호민 아주 까딱도 못하ᆞ게 돼 있어. 내가 큰 권리를 가진 사름¹³이니 혼 번 해 보시오.¹⁴ 호니까. 아, 거, 젊은 사름덜이 멧 사름¹⁵ 들어놨거든. 들어서, 그 젊은 사름이 아무 땐 어떵¹⁶ 홀 거라? 거, 촘 행실이 불량혼 사름도 들고 해서 아, 어떻게 민간에 법에다 저촉되는 일 있거든. 아, 이시니까, 인제는 민간에서는 아, 이 사름을 답달호단¹⁷ 버치며는¹⁸ 아, 어느 군수안티¹⁹, 정의(旌義) 사름이민 정의(旌義) 군수, 대정(大靜) 사름이민 대정(大靜) 군수안티 말호민, 아, 이젠 대정군(大靜郡)에서는 그 사름덜²⁰을 불른 거여²¹. 본인을 불러 가지고, “왜 그러느냐?”고.   

  

“이것은 누가 군소리다²². 그러지 말라.” 하니, 경해도²³ 듣들 안호여²⁴ 왜 듣지 안호느냐? 듣지 안호연. 아, “우린 우리대로지 뭐, 당신네 뭔 말 호느냐?”고. 아, 바로 비국민(非國民)인 식으로 말이여, 비군민(非郡民) 식으로 말이지, 군민(郡民)이 아니 걸로 아 거들거련²⁵ 나가니, 아, 이제는 그 사름을 조금 촘, 아매도²⁶ 상관이라 그대로 둘 것이요? 가령 처벌을 호든지, 때린다든지 호며는, 경하ᆞ게²⁷ 되며는 저놈이, 이 신부안티²⁸ 강²⁹ 이 얘길 혼다 말이여.     


나는 이러이러 호다서³⁰ 관청에서 나를 거 죽이켜³¹ 또리켜³² 햄시난³³ 아, 경호민³⁴ 거기서는³⁵ 거 못혼다. 내가 뭐 나쁜 일 호랜³⁶ 호는 건 아니지마는 나쁜 일을 당신네가 해였다곤 호는데, 좋은 일이로되, 그만 때리시오. 이 사름만이랑³⁷ 우리 교회 든 사름만이랑 더, 더, 촘 군수(郡守)민 군수라던지, 목소(牧使)면 목소라던지 책임호지 말고 두시오. 그러면 내가 알아서 어, 우리 교원이면 우리 교회가 알아서 호지, 잘할 일도 내가 알고, 못혼 일도 내가 알고 호여서 잘 행해나갈 테니까니 당추³⁸ 건들지 말아 주소. 아, 이런단 말이여. 아, 이러민, 안 된다고. 어떤 땐 아매도 파출소 심어당³⁹ 때리기도 호곡 말이죠. 경홀⁴⁰ 꺼 아니여게. 호며는⁴¹ 이놈은 재차 가서, 아, 저, 신부안티(神父에게) 강⁴² 말호거든.

    

개가죽 두루마기를 입고 가죽모자를 쓴 제주의 화전민. 짚신을 단단히 들매고, 장죽 담배통을 입귀에 물고 윤노리 지팡이를 짚고 있는 이 제주 사내는 완전군장을 한 군사 같다.

아, 거 관청엘 가니까 매도 얼마 맞고, 무슨 뭣도 얻어맞고 했노라. 아, 이제는 신부되는 사름은 군수나 상관안티, 왜, 말라⁴³ 호니까, 거, 걱정을 말아달라 호니까 그러느냐고. “거, 내가 우리 교회 든 사름은 교회서 알 일이지 당신네 벨일⁴⁴이 잇어도 필요 없어요.” 아, 그래서 서로 으, 거, 반대적으로 나가다 보니까, 신부가 아 그거 그놈이 여차여차하ᆞ간 불량혼 일이 이시니까⁴⁵니, 호과라느니⁴⁶ 거 “불량혼 놈을 다스려 줘 고맙습니다” 홀 껀디⁴⁷, 아, 그러지 말라고 혼 걸 왜 해요.     


이리⁴⁸ 도톼서⁴⁹ 대든 거지. 게민⁵⁰ 군수되는 사름은 “왜 부랑혼 놈은 당신이 알아서 거, 처리호겠다 호면서 처리는 안호고 그러느냐?”고. 처리는 뭐 어떠 홀⁵¹ 말이냐고. 말로 호민 됐지 뭐 그놈을 어떵 때릴 게냐, 쥑일 게냐 그건 악덕인(惡德人)이라고. 선행을 선으로 해야지 그런 악덕을 써서는 못 쓰니, “나는 달래여 가지고 그러지 말라 호는 게요.”     


아, 그러면서 정반대로 나가는 게라. 아, 경호니⁵² 군수(郡守)나 제주 목소(牧使)나 권리가 없어요. 다음부턴 거 심어다그네⁵³ 뭐 처벌도 주지 못호고, 뭐 말도 못호고 내 부리거든.

   

경호난⁵⁴ 얼싸 좋다여 이건. 경호여 가니 점점 불량배 패만 많아가거던. 불량자 패만 많이 붙어 가지고, 뭐 못홀 일 다 했지. 거 인간에 들어서 뭐, 뭐이고, 뭐이고 그저 조유행동(自由行動)으로 경호니⁵⁵ 어떤 놈이 조유로 혼다 홀지라도⁵⁶.     


“나는 우리 셍교(聖敎)⁵⁷에서 멩령 받고 호는 게니까니 당신네 날 보고 말 못혼다.”고. 아, 그래서 바로 호니⁵⁸ 아, 불량혼 놈덜이 수천 명이 붙어 가지고 그러니 뭐, 말홀 수 없는 불량을 해요. 젊은 부인도 봐지민⁵⁹ 누겐⁶⁰ 처리⁶¹도 모른 얼굴도, 촘 소문도 못 들은 부인이라도 확 훔쳐 가지고... 그때에 관청에서도 술을 금했는지 모르겠소마는 아, 술 해논 집의 강 조사해 봐그네⁶² 술행⁶³ 먹엄시민⁶⁴ 아, 주인을 죽건 죽으랜⁶⁵ 두드리곡, 어, 술통도 몬 부수와 불곡⁶⁶ 또 남은 건 지네⁶⁷ 다 먹어아졍⁶⁸ 기여나 불곡⁶⁹ 바로 관청위군(官廳爲君)⁶⁹⁻¹덜 보담도 더 위험혼 일을 해여 나가거든.     


그러니 채 대장이, 채구석(蔡龜錫)이가 대정원(大靜員)⁷⁰인 때에 막다 막다 버치고⁷¹ 달래다 버치고, 이놈을 극히 불량혼 놈을 심어다서⁷² 촘 엄벌을 주잰⁷³ 해야 아, 거, 신부(神父)되는 사름이 그냥 막 집중 저, 권리를 집중했노라고 방해호고 호니까니 해여 볼 수가 없단 말이여. 경호니 보통 인간은 살아볼 수가 없어, 그 사름덜 제왕⁷⁴ 경혼디 그렇게 되여가니까 채 대장은 아닌 게 아니라, 우리 부모 때 되야 죽었주⁷⁵. (조사자: 중문의서에서 돌아가셨댄 호멍 예⁷⁶)


응. 중문의서 죽었는데, 죽으니까니, 이 눈, 눈 둘레가 범(虎) 모냥이여. 동끄라앙. 촘매눈⁷⁷ 촘매눈 동그랑호지 안호여? (조사자: 예) 축어시⁷⁸ 촘매 닮은 눈이지, 동끄라앙. 이 사름추룩⁷⁹ 눈이 영웅된 사름은 우리 제주도에 처음 났수다.     


게⁸⁰ 호단 호단 버치니까⁸¹ 대정 군수가 상무소(商務所)⁸²라 혼 회(會)를 꾸몄소. 상업혼다는 거 호고, 힘쓸 무째(務字). 상무소, 상무소라 혼 회를 꾸며가지고 어, 상무소를 행동해 가지고 무슨 상업을 해여 보는 게 좋다 혼 핑계로 상무소를 대정군수(大靜郡守)가 설치해 가지고 상무소를 움직였소. 그래가지고 어느 상무소 멧 번 소집을 하ᆞ는 도중에 혼 번은 상무소에. 그이덜은 지방 지방마다 다 점잖은 사름만 참여했거든,      

대정 삼읍이주. 강정(江汀)⁸³으로부떠 여래꼬장⁸⁴ 거 대정 삼읍(三邑). 게난⁸⁵ 또 저 동더레⁸⁶ 가면 대정군, 대정읍 무슨 안덕읍(安德邑)이옌 안호영 그땐 면이옌⁸⁷ 호는디, 서러레⁸⁸도 경 호고⁸⁹ 해서 호는디, 혼 번은 상무소 회(會)가 되니까 상무소 회를 이얘기혼 후에⁹⁰ 대정 군수 호는 말이 “자, 저 천주교(天主敎) 믿는 자덜이 여초한⁹¹ 불량을 호니, 내 힘으로는 막을 수 없소. 내 책임자 되지마는 아, 막을 수가 없으니 당신네 알아서 처분해 주소.”     


아, 경호니 암만 거, 촘 얌전하ᆞ간 이덜이 모여졌지마는 아, 누가 우리가 책임호쿠댄⁹² 홀 사름이 있어요? “아, 그럴 수가 있습니까?” “아니요. 네, 절대 책임회피를 아니홀 테니까 나를 선도자로 호고, 어, 일만 해 주오.” 아, 이렇게 했거든. 경호니, “당신네 멧 사름으로서는 안 돼요. 최후 우리 도민(島民), 남군 북군 홀 것 어시 남군, 북군 백성이 합력(合力)해야만이 될 터이니까, 그 말 알지 못호겠소? 알아서 어떻게 처리해 주오.”     

경호난, 촘 반란을 해 가지고 이놈덜 잡아죽이라 호는 얘기여. 허, 경호니 이 사름덜도 생각해여 봤자 더 홀 꾀가 없어요. 대정 군수가 오직이나 생각호고, 오직이나 못 죤디어야⁹³ 이런 말 호는가 그러주마는 그때 정의(旌義) 군수도 있고, 뭐 제주 목소도 있주마는 그 사름덜은 그쟈 곤란만 받으면 그쟈 펀펀해서⁹⁴ 앉고 그쟈 그럴 뿐이다. 이렇게 대답호거든.  

    

아닌 게 아니라 그때에, 막 그때에 일을 해난⁹⁵ 따문에 우리 제주, 제주도에서는 대정 사름이 요망지고⁹⁶ 달았다⁹⁷ 했죠, 북군 사름덜이 보기에 ‘대정 몽셍이⁹⁸ 대정 몽셍이’...

(조사자: 대정 몽셍이가 그 후에 생긴 말인가 마씀?)

양⁹⁹?

(조사자: 그때 난리 후에 생긴 말인가마씸?)

그렇지. 사름덜은 좀지룽¹⁰⁰ 졸고¹⁰¹ 힘도 없지마는 요망지다⁹⁶ 혼 말이주. 아, 그래서,

“알았습니다. 고맙소.” 그러면 이 회(會) 중에서 이런 말을 시작호면 모챠¹⁰² 부러야 호는 게지 연기홀 수는 없어요. 연기홀 수는 없으니깐 “일홀 데로 다 지정호소.” 경호니 난(亂)을 일롸서¹⁰³ 벡성을 뭉치라 그거주게. 호니, 경호잰¹⁰⁴ 호며는 이제 그디 촘 암만 이런 뭐 초라혼 민요(民擾)라곤 볼 수 있지마는 장군이 나와야 홀 게 아니요, 주장자가 나와서 그 사름 멩령대로 호여야 되지 머리 어신 배염¹⁰⁵으로 백성만 모다져서 와와했자 안 되주.     


경하ᆞ니, “누게¹⁰⁶ 책임자를 이 자리에서 혼저¹⁰⁷ 선출호라.” 아, 영혼디¹⁰⁸ 아, 누겔 호코¹⁰⁹ 누겔 호코’ 해서 서로 그쟈 눈치만 보는디 여래¹¹⁰ 오달현¹¹¹이라고 오달영이 소춘(四寸)이요.

(이때, 이 집 할머니가 밭에서 돌아와서 조사자가 인사를 올리는 바람에 잠시 얘기가 중단되었다.)


아, 경 해연 이젠 그때에 오달현씨가 대정 좌수(座首)요. 대정군(大靜郡)에 좌순데, 이때에 어느 김좌수, 황좌수 뭐 무슨 아무 좌수 호는 촌에서 멩칭호는 건 일름만 좌수지 일 안호는 좌수고, 그 오좌수는 매일 대정군에 근무해 가지고 대정 군수가 유소시(有事時)에는 대리호는, 어... 보대정군수(補大靜郡守)라고 해야 될 게주. 그러니 그 연세는 혼¹¹² 삼 십 세쯤.    

 

누가 밑에 앉았다가 누겔 호코 누겔 호코 해가난¹¹³ “이 좌수님 홉주¹¹⁴ 뭐.” 경호난 다른 사름덜은, “거 잘햄져¹¹⁵ 좌수님, 어떻습니까?” 모다들언¹¹⁶ “어떻습니까” 경 해가난¹¹⁷ “아, 그러 홉시다.” 허락했다 말이여. 허락호니, 이제는 됐다. 경호니 어, 이런 기밀혼 일을 연기홀 수는 없어서 그 뒷날 아침 새베기¹¹⁸ 일을 해야 될 게주. 거기서 아마 저물 때쯤 그 결과가 되고, 오좌수가 집에 돌아오란 눴다서 에, 좀¹¹⁹도 안 들고 해서 새베기 나니까, ‘나는 죽었다. 죽었지만 장부(丈夫)라 혼 것은 혼 번 말을 호민 고칠 수가 없어.’

     

그래서 세베기 경호니, 새벽 채 볽기 전의 거 상무소 분이나 그디 주위 인물덜이 오좌수네 집으로 모다들기로 돼 있거든. 모다져서 새베기 그쟈 문세(文書) 딱 정호고, 사발통문(沙鉢通文)이란 게 있소. 사발통문(沙鉢通文)이옌 혼 건 잠깐 사째(沙字)호고, 발행홀 발(鉢)... (조사자: 예.~) 통문(通文), 그런 사발통문을 에, 멧 장 갖안 가령 모을, 제주도에 모을이 멧 모을이민 다 모을 이름에 모을 이장(里長) 명의로 써 가지고 다 연락을 호고, 사발통문을 가령 여래¹²⁰서며는 서으로 돌아실 터인데 창천이¹²¹쯤 몬저 사발통문을 보내며는, 그런 풍속이랄까 법은 이제 알려 있으니까 이장되는 사름이 홈치¹²² 혼 일각도 어그으지 아니서¹²³ 이거 맞으면 그쟈 그때 나사그네¹²⁴ 소사¹²⁵랄까, 조기 본인이랄까 나사 가지고 아, 이 사발통문 왔다고 혼저 나오라고. 게서 다 나오게 된, 나오며는 이제는 또 버금 모을 감산이¹²⁶쯤 가게 되면, 또 사발통문 있으며는 아, 그자 창천리(倉川里) 벡성덜 가자 말자 또 몬 모다들어 초초 초초¹²⁷ 저레 가멍¹²⁸ 그자 다 뭉쳐가는 거라. 이젠 뭉쳐서, 제주도를 일주해¹²⁹ 가지고 다 뭉친 후에 무슨 일을 호자 이거여.     


경혼디, 그렇게 뭉치며 아, 협젠가 갔는데, 그 셍교(聖敎)꾼인가 무신 교인덜이 어떵사¹³⁰ 알았는지 아, 알기야 조연 알게 된 거주마는 알아 가지고, 그만 뭉쳐 가지고 서로 대결을 혼거라. 서로 싸와. 경호니 뭐 벡성덜이 뭉치니 무슨 총칼을 가졌오? 뭐 촘 손에 가진 것은 몽둥이 하나지.     


혼디, 이 놈덜이 알아 가지고는 막 대결을 해 가지고 죽건 죽잰¹³¹ 대들어 해노니 아, 거 서로 거기서 사름이 죽게 되든 못호되, 촘 죽진 안했지마는 죽을 정도로 싸와가는디 함마¹³² 이쪽이 몰릴 뻔 했다고. 이쪽 벡성덜이 아멩고라도¹³² 촘 놈의 일만이¹³³ 알고, 저 놈덜은 우린 죽었다는 생각으로 뭐 죽기 혼사 호고 막 대여들어노니까 그만 일이 촘 번복호게 되었단 말이여.     


이재수(李在守)가 대정 군수 소령(使令)¹³⁴이요, 소령 중에도 제일 가까운, 몸받은¹³⁴⁻¹ 저 급장(級長)¹³⁴⁻²이라 혼 소령인데, 거 이재수가 그 소문을 들어가지고 이재수가 조청해연¹³⁵ 다시 남은 백성을 수습호면서 뒤따라가네 그 난(亂)을, 저놈덜을 제쳐 놓고, 강우백이는 또 하원¹³⁶ 사름이죠. 하원으로 강우백인 아매도 우리 대포¹³⁷ 쯤으로부터 동더레¹³⁸ 쫒아갔어. 그래서 백성을 막 합해 가지고 제주시에 갔거든. <후편(後篇)으로 계속>     


<옮긴 이 註>

¹교(敎)-天主敎

²경호니-그렇게 말하니

³외국-프랑스

⁴정의(旌義)-조선 시대 제주도의 행정구역은 한라산을 중심으로 북쪽은 제주목(濟州牧)이라 했고 남쪽에 두 개의 현(縣)이 있었는데, 지금의 서귀포를 중심으로 동(東)쪽은 정의(旌義), 서(西)쪽은 대정(大靜)이라 했다.

⁵당신네 안티-당신들에게

⁶이시나-있거나

⁷조기네-자기네, 당신네

⁸이시니까-있으니까

⁹곹은-같은

¹⁰벤명홀-변명할

¹¹무신 일 보젠-무슨 일 보려고

¹²호민-하면

¹³사름-사람

¹⁴해 보시오-천주교(天主敎)에 가담해 보시오.

¹⁵멧 사름-몇 사람

¹⁶어떵-어떻게

¹⁷답달호단-윽박지르다 또는 우격다짐하다.

¹⁸버치며는-겹다. 또는 정도나 양이 지나쳐 참거나 견뎌 내기 어렵다.

¹⁹군수안티-군수에게

²⁰그 사름덜-그 지역 天主敎徒들.

²¹불른 거여-부른거야

²²군소리다-헛소리(虛聲)다.

²³경해도-그래도

²⁴듣들 안호여-듣지를 안 해서

²⁵거들거련-거들먹거려서

²⁶아매도-아무래도

²⁷경호게-그렇게

²⁸신부안티-신부(神父)에게

²⁹강-가서

³⁰이러이러 호다서-이러이러 하면서

³¹³¹죽이켜-죽이겠다

³²또리켜-때리겠다

³³햄시난-하고 있으니

³⁴경호민-그러면

³⁵거기서는-신부(神父)들 측에서는

³⁶호랜-하라고

³⁷사름만이랑-사람만은

³⁸당추-절대

³⁹심어당-잡아다가

⁴⁰경홀-그럴

⁴¹호며는-관청에서 때리면

⁴²강-가서

⁴³말라-간섭을 말라

⁴⁴벨일-별일

⁴⁵이시니까-있으니까

⁴⁶호과라느니-욕했다든지

⁴⁷홀 껀디-할 것인데

⁴⁸이리-이렇게

⁴⁹도톼서-투어서

⁵⁰게민-그러면

⁵¹어떠 홀-어떻게 할

⁵²경호니-그러하니

⁵³심어다그네-잡아다가

⁵⁴경호난-그러니

⁵⁵경하ᆞ니-그러니

⁵⁶어떤 놈이 자ᆞ유로 하ᆞ간다 하ᆞ갈지라도-어떤 사람이 지나치게 행동한다고 꾸짖을지라도

⁵⁷셍교(聖敎)-그 당시 천주교(天主敎)의 다른 이름.

⁵⁸그래서 바로 니-敎徒들이 惡行을 일삼으니.

⁵⁹봐지민-보이면

⁶⁰누겐-누구인

⁶¹처리-처지, 누겐 처리=누구인지

⁶²봐그네-보고서

⁶³술행-만들고 해서

⁶⁴먹엄시민-먹고 있으면

⁶⁵죽건 죽으랜-죽으면 죽으라고

⁶⁶부수와 불곡-부숴버리고

⁶⁷⁶⁷지네-자기들이

⁶⁸먹어아졍-먹고나서

⁶⁹기여나 불곡-나가버리고

⁶⁹⁻¹관청위군(官廳爲君)-관청의 수장

⁷⁰대정원(大靜員)-대정 고을 원님.

⁷¹버치고-힘에 겨워

⁷²심어다서-잡아다가

⁷³주잰-줄려고

⁷⁴그 사름덜 제왕-그 사람들 지겨워서

⁷⁵죽었주-1920년 사망.

⁷⁶돌아가셨댄 호멍 예-중문리(中文里)에서 돌아가셨다고 예

⁷⁷촘매눈-참매의 눈처럼 생겼다는 뜻.

⁷⁸축어시-틀림없이

⁷⁹사름추룩-사람처럼

⁸⁰게-그래

⁸¹호단 호단 버치니까-하다 하다 힘에 겨우니까

⁸²상무소(商務所)-김윤식(金允植)의 속음청사(績音晴史)에 의하면, 光武五年辛丑四月. 八月(二十日丙辰)大靜郡守 蔡奎錫來見 大靜方設商務會社 以方敎人之作弊云.

⁸³강정(江汀)-서귀포시 중문읍 강정리(江汀里)

⁸⁴여래꼬장-상예리와 하예리(上下猊里)까지

⁸⁵게난-그러니

⁸⁶동더레-동으로

⁸⁷면이옌-面이라고

⁸⁸서러레-서으로

⁸⁹경 호고-일 개 邑(面)이 있고

⁹⁰상무소 회를 이얘기하ᆞ간 후에-상무소에 관한 이야기를 한 후에

⁹¹여초한-(如此)한-이러한

⁹²책임호쿠댄-책임지겠다고

⁹³못 죤디어야-못 견뎌야

⁹⁴펀펀해서-싱거워서 아무런 가치 없음.

⁹⁵해난-했던

⁹⁶요망지고-똑똑하고 야무지다

⁹⁷달았다-다르다.

⁹⁸대정 몽셍이-대정 망아지, 대정 사람들 기질이 똑똑하다고 하는 말.

⁹⁹양-뭐라고 했습니까?

¹⁰⁰좀지룽-작고

¹⁰¹졸고-작고 소소하다.

¹⁰²모챠-마쳐

¹⁰³일롸서-일으켜서

¹⁰⁴경호잰-그러려고

¹⁰⁵배염-뱀

¹⁰⁶누게-누구

¹⁰⁷혼저-어서

¹⁰⁸영혼디-그렇게 하는데  

¹⁰⁹누겔 하ᆞ코-누구로 할까

¹¹⁰여래-남군 상·하예리 속칭

¹¹¹오달현-오대현(吳大鉉) 또는 오을길(吳乙吉)이라고도 불렀음.

¹¹²혼-대략

¹¹³해가난-해 가니까

¹¹⁴홉주-하지요

¹¹⁵잘햄져-말 잘하네.

¹¹⁶모다들언-모여들어

¹¹⁷경 해가난-그렇게 해 가니

¹¹⁸새베기-새벽에

¹¹⁹좀-잠

¹²⁰여래-중문면 예례리

¹²¹창천이-안덕면(安德面) 창천리(倉川里)

¹²²홈치-한꺼번에

¹²³어그으지 아니서-어그러지게 않고서

¹²⁴나사그네-나서서

¹²⁵소사(小使)-관청이나 회사, 학교, 가게 따위에서 잔심부름을 시키기 위하여 고용한 사람.

¹²⁶감산이-안덕면(安德面) 감산리(柑山里)>>

¹²⁷초초 초초-차츰 차츰

¹²⁸저레 가멍-저리로 가면서

¹²⁹일주해-일주(一周)해, 한 바퀴 돌아서

¹³⁰어떵사-어떻게야

¹³¹죽건 죽잰-죽으면 죽자고

¹³²함마-하마터면

¹³³놈의 일만이-남의 일로

¹³⁴소령(使令)-관사(官司) 등에서 잡무를 보는 하급 관원 혹은 심부름꾼.

¹³⁴⁻¹몸받은-시중드는

¹³⁴⁻²급장(級長)-반장(班長)의 예전 말로, 학급, 행정 단위, 작은 조직 따위의 반을 대표하여 일을 맡아보는 사람.

¹³⁵조청해연-자청(自請)해서

¹³⁶하원-중문면(中文面) 하원리(河源里)

¹³⁷대포-중문면(中文面) 대포리(大浦里)

¹³⁸동더레-동쪽으로

돌담장과 기와지붕을 배경으로 짐 구덕을 진 두 제주여인이 옆모습과 뒷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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