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어느 끝에서도 들리는
김조민
오늘도 그런 날인가요
구름은 스스로 생겨났다가 뭉게뭉게
흔적을 지워요
선택할 것 없는 날이잖아요
이것과 저것의 무료함은 어차피 같아서
문득 살아온 것처럼 아무 공원 오래된 벤치에 앉아요
사람들은 사라져요 나타나요 사라져요 나타나요
듬성듬성
남아있는 환영의 이름을 부르기로 해요
어제의 상상은 시간이 빗겨 간 곳에 있어요
이유 없이 넘어지는 건 사무치는 발걸음 때문이라고
돋아난 가시 한 뼘 없는 생은 없다고
여기가 끝인가요
저기가 끝인가요
끝에서 끝으로 흘러가는 발걸음이 있어요
끊임없이 피어나는 공기처럼
우리도
마구 흩어지다 피어납시다
거울 같은 강물에
송어가 힘차게 뛰어올라요
여기, 저기 어느 끝에서도 들리는 울음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