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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조민 Aug 02. 2024

어느 끝에서도 들리는

Poem

어느 끝에서도 들리는     


김조민          



오늘도 그런 날인가요

구름은 스스로 생겨났다가 뭉게뭉게 

흔적을 지워요     


선택할 것 없는 날이잖아요

이것과 저것의 무료함은 어차피 같아서 

문득 살아온 것처럼 아무 공원 오래된 벤치에 앉아요      


사람들은 사라져요 나타나요 사라져요 나타나요 

듬성듬성 

남아있는 환영의 이름을 부르기로 해요 


어제의 상상은 시간이 빗겨 간 곳에 있어요 

이유 없이 넘어지는 건 사무치는 발걸음 때문이라고

돋아난 가시 한 뼘 없는 생은 없다고     


여기가 끝인가요

저기가 끝인가요

끝에서 끝으로 흘러가는 발걸음이 있어요     


끊임없이 피어나는 공기처럼 

우리도 

마구 흩어지다 피어납시다      


거울 같은 강물에

송어가 힘차게 뛰어올라요

여기, 저기 어느 끝에서도 들리는 울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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