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예술위원회 발표지원 선정작
김조민
우리는 지금 여러 바람에 편승하는 과민성모방증후군의 시대
단지 유행하는 고양이일 수도 있겠지만
상자 안에 스스로 격리될 기회가 주어진다면 비로소
우리는 우리를 구원할 어림짐작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까다로운 조건은 없습니다
부정확한 기억을 일방적으로 신뢰하는 것이야말로
성공할 가능성이 아주 높은 상태에 이른 것이라 할 수 있겠죠
그것보다 모호한 것은 없다는 확신 같은 것입니다
틀림없습니다
인상적으로 읊조릴 수만 있다면
그저 나란히 앉아 있는 것으로도 직관적인 경험이 가능합니다
우리는 그저 마침내 선택된 양식일지도 모르니까요
물론 다양한 변수는 고려하지 않아야 합니다
양식의 맨 위, 온전히 강조된 차원에서의 목적이
효과적인 오류나 출중한 편향이 아니기를 주장할 뿐이죠
그러나 우리의 고심은 책임감 있게 분산되므로
종종 서로를 무분별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오케이, 그것으로 되었어
심오한 진실은 상자를 열었을 때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 2016년 이그노벨상 평화상 수상자 고든 페니쿡의 논문 제목이지만 이 시는 고든 페니쿡의 논문과 전혀 상관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