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엄마 아빠를 닮았다.
큰 놈은… 손에 쥔 건 꼭 남한테 줘버린다.
오늘도 아침 일찍 큰 놈을 실기시험 장소에 데려다줘야 해서
둘째 간식만 얼른 만들어두고 나왔다.
예전처럼 아이들이 간식을 잘 먹진 않지만 그래도
큰애는 하루에 사과 한 알은 꼭 먹는 아이다.
난 나대로 바쁘니
내간식으로 사과 3쪽 챙겨 나왔다.
사과를 보니 지난 일이 회상된다.
며칠 전, 시험 전날.
숙박 허락서를 써 달라더니
서울의 숙박업소에서 친구와 자고 시험을 보겠단다.
그래서 천안역에 데려다주고 난 집에 도착했는데
갑자기 전화가 왔다.
학생증을 집에 두고 왔단다.
나는 바빠서… 가져다줄 수는 없고.... 휴 어쩔 수 없이
아들이 택시를 타고 집에 와서 학생증을 가지고 갔다.
그때 생각났다.
사과.(아들이 매일 먹는 사과)
아침에 사과 한 알 깎아주지 못했던 게 마음에 걸려서
급히 한 알 깎아 먹이면서 말했다.
크고 잘생긴 사과 한 알을 건네며
“지금 사과는 얼른 먹으면서 가고 이 사과는 네가 깍지를 못하니 낼 아침에 친구랑 나눠 먹어.
제일 예쁜 걸로 골랐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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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보기 전에 그 하찮은 사과 질문은 할 수 없어서 시험 끝나고 내려오는데 물었다.
" 친구와 반조 개서 먹었어?"라고
그러니
사과도 먹고 있으면서 또한 사과 들고 있기가 불편해서
택시 기사 아저씨 드렸단다.
그냥.
나와 떨어지면서 바로 그 자리에서.
“아이고 이놈아…”
웃음이 나면서도,
‘그래도 이건 시험날이라고 챙긴 건데’
괜히 섭섭한 마음도 들었다.
얘는 꼭 좋은 걸 자기가 안 먹는다.
꼭 남부터 챙긴다.
그런데,
나도 그랬다.
직장 생활하고 엄마를 찾아가면
주머니 뒤집어 차비만 남기고
나머지는 엄마 드리고 왔다.
남편도 그렇다.
내가 일하느라 밥 굶을까 봐
내 간식을 사 온다.
홀랑 주머니 털어.
그런 우리를 닮은 아이.
이해가 된다.
그래도…
좋은 건 아들만 먹이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런 아이를 키우는 나는,
오늘도 내일도 샤부샤부다.
내일은 군산까지 가야 한다. 아들의 시험이 군산이기에.
네비 보니 93km.
한 시간 반 거리.
하루가 길다.
아직 시계는 10시인데
몸은 이미 하루를 다 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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