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이 두근거리는 것은 미안함일까?
엄마가 담아놓은 열무김치가 유독 맛있다. 이상하리만큼.
김장김치가 지겨워서일까. 아니면, 그날따라 마음이 허해서였을까.
사실,
엄마가 김치를 담그고 계신다는 걸 알고도 나는 열무 한 줄기 다듬지 않았다.
눈앞에서 손질하시는 걸 보면서도 일에 집중해야 한다는 이유로 못 본 척을 했다.
아니,
독해진 거다.
그러고는 맛있다고 말한다. 입으로는 감사, 마음으로는 미안.
특별한 일이 없으면 나는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있다.
유튜브, 블로그, 거의 컴퓨터 아니면 폰.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데,
엄마가 앞에서 일하시는 걸 보면 마음이 불편해진다.
하지만
그 마음조차 접기로 했다.
예전엔 자꾸 신경이 분산됐다.
여기저기 눈치 보다가 정작 내 일은 놓치기 일쑤였다.
이제는 그럴 여유가 없다.
온라인 일은 초반 세팅이 생명이라 몰입해서 해두지 않으면 아무도 알아봐 주지 않는다.
그래서 이제는 독하게 굴기로 했다.
노는 것처럼 보여도, 나는 일하고 있는 거다.
도와드리지 않으면 죄스럽고, 도와드리면 내 시간이 사라진다.
그래서 혼자 있고 싶을 때가 많다.
눈에 뭔가 보이면 일이 흐트러지니까.
나만 이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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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아들이 서울에 간다.
모래 아들 시험이란다. 지쳐 보이길래 저녁 한 끼 불러 비벼주었다.
계란 부치고, 들기름에 김치 넣어 밥을 비볐다.
그런데…
엄마와 아들이 대화하다가 자꾸 목소리가 커졌다.
귀가 어두워지신 엄마, 예민한 아들.
나는 그 사이에서 눈치를 봤다.
몸도 마음도 피곤했다.
요즘은,
세 명 이상만 모여도 기가 빨리는 것 같다.
이게 나이 들어가는 과정인가.
그냥 조용히, 아무도 말 걸지 않는 곳에서 하루쯤 묵고 싶다.
템플스테이… 가고 싶다. 몸도, 마음도 약간 지쳐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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