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언제쯤 끝이 나는 걸까?

by 작은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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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언제쯤 끝이 나는 걸까?



돌아오지 못한 헨젤과 그레텔 이야기

독일 전래동화 속 헨젤과 그레텔은 가난한 부모에게 버려져 숲 속을 헤매게 된다. 언제 이곳에서 나갈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들이 가진 조그만 빵은 소중한 식량이었지만, 다시 돌아오겠다는 일념으로 지나가는 길 위에 조금씩 떼어놓아 방향을 표시하기로 한다. 하지만 빵조각은 숲 속 짐승들이 전부 먹어치워 버렸고, 그들은 돌아오지 못했다.




질병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자신의 일부를 떼어내야 한다. 내가 류마티스 관절염이라는 병을 만난 이유는 그동안 습관이든, 마음가짐이든 무언가가 잘못된 채로 살아왔기 때문이다. 병을 고칠 방법을 찾기 위해 그 부분을 도려내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소중했던 것들과 이별했다. 좋아하던 음식(하지만 염증에 나쁜), 편했던 습관, 예민한 성격 등등. 헨젤과 그레텔이 숲 속에서 길을 잃지 않기 위해 소중한 빵조각을 하나씩 내려놓았듯, 언젠가 나으면 다시 돌아오리라 다짐하며 좋아하던 것들을 내려놓길 수십 번. 하지만 다시 돌아오지 못한 헨젤과 그레텔처럼 나도 너무 멀리 와버려서, 다시는 그 조각을 찾으러 되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









빵이 다 떨어지면 어떻게 되는 거지?

하지만, 그렇게 반쯤 뜯겨져 버린 빵 쪼가리 같은 인생이 되었지만, 그럼에도 잘 한 선택이었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결과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완치가 되었느냐? 아니었다. 변형을 막았느냐? 그것도 아니었다. 답이 없던 길이었기에 더 최선의 선택이 없었을까 후회만 가득히 남았다.


그나마 내려놓을 것이 있을 땐 덜 불안했다. 하지만 이제는 불과 몇 년 전과 비교하면 누릴 수 있는 것도, 꿈꿀 수 있는 자유도 한 줌밖에 남지 않았다. 그리고 이것도 가까운 시일 내로 또다시 흘려보내야 하겠지. 이게 다 떨어지면, 더 이상 아무것도 손에 없으면, 이젠 마녀에게 잡아먹히는 일만 남은 걸까?








투병에 과자집 같은 것은 없다

지금 이 순간도 정말 혼란스럽다. 자꾸 증상 부위는 늘어나고 통증은 매일 밤마다 빠지지 않고 찾아와 몸 곳곳에 스며든다. 그동안 했던 만큼만 해서는 진행을 더 막을 수가 없다. 무언가 또 포기할 것을 찾아야 하는데, 몸이 분명 그러라고 말하는 것 같은데 도대체 그것이 무엇인지 알 길이 없다. 짓궂은 스핑크스도 최소한 힌트는 주고 정답을 물어봤는데. 이 투병길은 작은 실마리조차 주지 않는다.


현실엔 동화 속 과자집 같은 건 없다. 소중하게 조금씩 떼어낸 나 자신은 전부 사라졌다. 그리고 눈앞엔 텅 빈 갈래길뿐. 숨이 턱, 막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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