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나를 돌보아 줄 수 있는 건 나 자신 뿐이었다.
나는 그동안 나를 많이 미워했다.
원인이 뚜렷하지 않은 병이기에 모든 탓을 과거로 돌리곤 했다.
지금의 상황을 만든 게 다름 아닌 나 같아서 괴로웠다.
과거에 내가 좀 더 현명했다면
날 이토록 방치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아프지 않았을 거라고 원망만 했는데
그런데 정작 이렇게 도움이 필요한 순간에
난 나의 도움을 받는다.
내가 힘들 때 쉴 수 있는 건 그동안 내가 주변에 좋은 인상과 신뢰를 주었기 때문이고
아플 때 병원을 가고 약을 먹을 수 있는 것도 모두 과거의 내가 일해서 돈을 번 덕분이다.
'힘들었지? 여기 누워.'
폭신하고 아늑한 이부자리 같다.
과거의 내가 현재의 나를 위해 묵묵히 일상을 쌓아온 곳
나를 이런 상황에 빠뜨린 것도 나지만,
결국, 나를 구제하는 것도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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