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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사항

11. 태오

by 김정욱

태오는 새로운 날, 새로운 생을 맞이했다.

잘 웃는 사람따라 조금씩 웃기 시작했고, 겨우 시장끼만 가시던 식사에서 행복한 식사를 했다.

혼자 벽을 보며 사먹던 외식에서 마주보며 얘기하면서 밥 먹을 사람이 생기다니 - -


내 아들 승규가 보내준 사람이다.

매일 아빠 밥 걱정을 하던 녀석이 대신 밥 걱정 해 줄 사람을 나에게 보내다니 - -

태오는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아- - 내 아들, 승규가 보고싶다 - - '


어느 날, 명화가 말했다.


"우리, 좋은 친구해요 - - "

"좋은 친구?"

"바쁘게 살다보니 어느 날, 아무도 없지 뭐예요. 물론 이쁜딸이 친구이긴 하지만 아직 애잖아요. 어른들만 할 얘기는 따로 있는거구 - - "

"그래두 될까요?"

"안 될게 뭐 있어요? 왜 그렇게 자신이 없어요? 새장가 가도 되겠구먼. 나중에 애인 생기면 보여줘요. 내가 봐 줄께요. 좋은사람인지 어쩐지 - - "

"낼모레가 60인데 뭘 - - "

"백세시대라잖아요 - - 앞으로 30년은 더 남았는데 - - "


자려고 자리에 누우니 저녁때 명화가 한 말이 떠올랐다.


'앞으로 30년이라니 - - '


끔찍한 세월이다. 저도 모르게 얼른 고개를 저었다.


'우리 승규도 없는데 나 혼자 뭘 - - '


담에 명화를 보면 묻고 싶다.


'당신은 어쩔거냐고? 30년 세월을 어쩔거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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