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너는 도대체 그 숲을 돌아다닌 거야?”
격앙된 목소리가 오갔어요.
“왜 숲을 가면 안 되는 건데요?”
“그 숲은 위험하니까. 나쁘니까, 악하니까!"
“도대체 악한 게 뭔데요?”
"뭐?"
“도대체 어른들이 말하는 나쁜 게, 악한 게 뭐냐고요!"
"악한 게 뭐냐고? 말 못하는 것들이야. 아무도 좋아하지 않고, 지켜지지 않는 것들이지. 질서에 어긋나는 것들!”
“다시는 그 숲에 얼씬도 해서는 안 돼! 이 바보 같은 것아! 너 때문에 사람들이 이렇게 다친 거야. 알겠어?”
대담은 처음 들어보는 매서운 말에 당황스러웠지만 상처받지는 않았어요. 저들의 말은 거짓말이기 때문이죠. 사람들이 다친 건 소녀의 잘못이 아니었어요. 그들의 잘못이었어요.
하지만 대담은 아무 말도 하지 않기로 했어요. 대담은 이 마을에는 진실이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에요.
어둔 숲에서 마을 주민들이 많이 다쳐서 돌아오자 흉흉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어요. 그 소문은 어둔 숲에서 덩굴이 된 한을 봤던 주민들에 증언에 따라 숲에는 덩굴 괴물이 있다는 무서운 이야기가 되어 순식간에 퍼졌어요. 그리고 이야기는 사람들의 입을 거치며 사람을 잡아먹는 덩굴 괴물이 있다는 전설이 되었어요.
전설이란 어느 마을에 하나쯤은 있어야 할 필요가 있었어요. 그래야 어린아이들이 어둔 초록 숲을 드나들면서 다칠 일이 줄어들 테니까요. 그리고 나무 땔감 대신 석유와 석탄을 사용하는 가구가 많아지고 사람들이 도시로 떠나고 있어 숲으로 가는 사람이 줄 수밖에 없었지만(당연히 마을 인구가 줄었으니까요), 사람들은 전설 때문에 초록 어둔 숲으로 들어가는 사람이 줄고 있다고 믿고 싶었어요.
대담이는 그 이후로 숲으로 가지 않았어요. 어른들의 말을 따르기 위해서가 아니라 소녀의 친구들을 지키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어요. 어둔 숲은 사람들을 위한 곳이 아닐 거라고 대담은 생각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