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하는 벚꽃에게

벚꽃

by 큐인


져버리기 전에 물드는 마음이 있다.

다다르기 전에 피어나는 그리움 또한 있다.




나에게 '벚꽃'은 늘 그런 식이었다.


꽃이 얼굴을 드러내는 계절이 있다. 자연이 만개하는 계절.

나는 사실 꽃의 아름다움을 잘 모르는 편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머리 위로 쏟아지듯 흩날리는 꽃잎에 반하게 됐을 때.

비로소 그 아름다움을 깨닫고, 꽃잎을 향해 손을 뻗었다.

부서지는 것처럼 다가오는 분홍빛 꽃잎을 한 손에 잡으려고 애썼지만, 좀처럼 잡히지 않았다.

오히려 손바닥을 펼치고 가만히 기다려야, 그제야 사뿐히 손안에 안착해 왔다.

마치 그동안의 내가 잡으려 애쓰면 애쓸수록 멀어졌던 인연들처럼.

난 꽃말 그대로의 변화와 희망이 담긴 벚꽃의 분홍빛이 너무도 아름다웠던 나머지.

무더운 여름에도, 쓸쓸한 가을에도, 한랭한 겨울에도 메마른 벚나무의 기둥을 손으로 쓸었다.


그렇게, 나는 이 한여름의 계절 속에서도 벚꽃을 동경하며.

만개한 벚꽃 아래서 마주할, 우리의 봄을 꿈꾸려 천천히 눈을 감는다.



만개의 찬란한 시간이 무너지는 순간, 우리의 시간과 닮았다고 생각했다.
비록 빠르게 져버리지만, 다시 피어나는 시간을 품고 있으니. 그 아름다움을 지금도 동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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