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https://youtu.be/qVKOSAJz_vk?si=pJVuorIe9z8Bm2hs
너에게 가려던 한걸음, 한걸음이 진흙 속에서 발버둥 치는 것처럼 무거웠다.
내 마음은 심지가 불에 타듯 조급한데, 자꾸만 멀어지는 너의 발걸음을 잡을 재간이 없어 바싹 마른 입술을 열어 너의 이름을 소리쳐 부를 수밖에 없었다.
머릿속에서 일렁이는 너의 웃는 얼굴에 조금씩.
마음속에서 타오르는 너의 우는 얼굴에 조금씩.
불현듯 스쳐 지나가는 너의 모든 순간에 조금씩.
저 멀리 보이는 너의 뒷모습에 기어코.
펑
한계에 다다른 심지의 끝부분이 그을렸을 때쯤, 하늘에서 아름다운 불꽃놀이가 터졌다. 펑, 퍼엉, 하고 터지는 형형색색인 불꽃의 단말마. 끝없이 펼쳐진 바다 위로, 허공으로 드리우는 빛과 어둠.
순간의 화려함이 네 발걸음을 붙들었다. 가던 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향해 고개를 돌리는 너의 모습을, 너의 일시를 놓치지 않고 뛰어갔다. 나의 간절함이 닿을까, 널 가지지 못한 두 손을 뻗으며 뛰어들었다. 너의 품으로, 너의 시간으로, 너의 바닷속으로.
네가 웃는 얼굴이 떠올랐다. 그 잔잔하고도 따뜻한 미소가 나에게 닿는 것 같아 마음이 편해졌고, 더 이상 마르지 않은 입술 사이로 물 기포가 새어 나간다. 그 속에서 우리의 모습들이 보인다. 이걸로 됐다. 편안한 감정에 눈을 감고 싶어졌다.
어렴풋이 바깥에서 사람들의 비명 소리와 다급한 말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지만, 아니― 아니다. 터지는 폭죽 소리에 귀가 먹먹해. 수면 아래에서도 저 큰 소리는 들리는구나. 이제는 멀게만 느껴지는 불꽃의 끄트머리를 뒤로하고 눈을 감았다.
화려하고 허영한 불꽃놀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