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싯 몸<면도날>을 읽고
2월 선정 도서 면도날을 읽고 던져본 질문이다.
면도날에는 주요 인물 4명이 대비된다.
인물 비교를 통해 간략하게 내용을 정리하면
상류층의 삶을 살기 위해 귀족들의 인맥을 이용하여 부를 축척하고 상류층으로 신분 이동에 성공한 엘리엇.
그는 노년도 귀족의 싦을 유지하기 위해 죽기 전까지 파티 초대장을 기다린다.
성공을 위해 산 엘리엇과 다른 인물이 래리다.
그는 어린 나이에 전쟁에 참여한 뒤 어른들이 얘기하던 삶의 법칙에 의문을 갖게 된다.
책과 여행을 통해 삶에 던진 질문의 대답을 찾고 평범한 삶 속에 행복을 느끼며 살아간다.
이와 비슷한 비교가 되는 두 여자 이사벨과 수잔이 있다,
이사벨은 삼촌 엘리엇의 조언을 듣고 사랑하는 래리의 평범한 삶보다는 풍요로운 삶을 원한다.
돈 많은 그레이와 결혼하지만 그 후 남편 그레이의 사업 실패로 파산을 경험한다.
반면 래리를 닮은 수잔은 가난해서 화가들의 정부로 삶을 이어간다. 화가들과의 짧은 만남에서 그들의 화풍을 배우고 헤어질 때는 미련 없다. 어려운 삶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자신만의 화풍을 찾아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고 그 속에서 행복을 찾는다
독서 토론에서 4명의 삶을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어떤 회원은 신분을 극복하고 상류층의 살기 위해 평생을 노력하며 살아온 앨리엇이 불쌍하고 그렇게 귀족이 되기 위해 애쓰며 살기 싫다와 엘리엇처럼 조카에게 플렉스 하면서 살아보고 싶다.
또 래리는 제대로 일하지 않고 너무 정신만 추구하는 것 같다. 와
큰돈은 못 벌지만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사는 행복한 사람이라고 의견이 엇갈렸다,
4명의 삶을 비교하며 나는 어떤 삶을 살았는지. 돌이켜보니 딱히 삶에 고민도 없이 산 것 같다
보통의 사람들이 그렇듯 학교 다니고 직장 생활하다 때 되어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살았다.
그나마 뒤늦게 책을 읽으면서 삶이 많이 달라졌다.
책을 읽고 자신에 대해 자주 생각하게 되면서
내가 무엇을 원하고, 언제 행복하며, 어떻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 참 다행이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래리가 읽은 데카르트의 이 글이 책에서 깊이 생각하게 만든 한 줄이다.
왜 우리는 삶을 생각하고 살아야 하는가?
삶 속에 왜 철학이 필요한지 책을 읽으면서 곱씹게 된다.
아들 녀석이 하나 있다. 현재 대학 3학년인데
군대가 있다. 군대 가면 철들어 온다는 말에 살짝 기대를 하고 싶으나 철이라는 그 무게가 얼마나 들기 어려운지 우리는 살아봐서 안다. 철이 든다는 건 남들이 겪지 못한 큰 사건을 경험해야 알 수 있다,
책 속 래리가 그렇다. 전쟁이라는 엄청난 경험을 했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이 다 잘 먹고 걱정 없이 자라듯 아들 녀석도 그렇다
그래서 염려가 되는 것이다,
졸업 후 대부분의 부모들이 그렇듯 안정적인 직장을 구하고 결혼도 하고 자식도 낳고 살기를 바란다.
더 나아가 편안하고 안락하게 살기를 바란다,
인간이라면 상류층의 삶은 누구나 원한다.
우리가 일류 대학을 보내고 대기업을 찾고, 좋은 배우자를 고르는 이유가 무엇인가?
이사벨이 사랑보다 돈을 택한 것은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우리가 원하는 돈과 명문대가 바로 상류층의 삶을 원하기 때문 아닌가?
그런 안락한 삶을 살기 위해 우리는 가족의 조언으로 인생의 방향을 정하는 경우가 많다.
가까이 우리 가족만 봐도 그렇다.
작은 아버지 아들을 따라 조카가 미용기술을 배웠다 ,
기술하나 배우면 밥은 안 굶고 산다는 통념으로. 따라 산다.
그러나 타인이 그려준 삶이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스스로 그려간 삶은 그것이 실패할자라도 패배자는 아니라고 본다,
타인의 욕망으로 삶을 산 엘리엇과
자신의 욕망으로 삶을 산 래리를 바라보는 삶의 평가는 다를 것이다,
P10어쩌면 그가 택한 삶의 방식이나 그만이 지닌 톡특한 강인함과 장점이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에 개 점점 더 커다란 영향을 끼쳐 사람들은 그가 죽고 오랜 세월이 흐른 뒤 과거에 매우 비범한 인간이 하나 살았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면 내가 이 책에서 소개하는 남지가 어떤 사람인지 매우 분명해질 것이고 그의 젊은 시절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이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물론 어느 정도 한계는 있겠지만 이 책은 내 친구의 전기를 쓰려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자료가 될 것이다,
현실에서는 래리의 삶보다는 엘리엇의 삶이 영향력 있고 명예도 뒤따르는 것 같지만 사람들은 안다. 엘리엇이 죽고 난 뒤 사람들의 발길은 그의 죽음과 함께 그가 누렸던 것도 모두 사라지고 만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는 어리석음 또한 알게 된다.
작가가 이 책의 제목을 면도날이라 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본다
래리의 삶을 구원으로 가는 삶이라 판단한 것 같다 , 속세의 욕망을 절제하고 조절할 줄 아는 삶!
타인의 시선과 돈과 명예만을 좇는 삶이 아닌 그 경계를 뛰어넘어 자신이 원하는 삶대로 살 수 있는지 말이다 ,
. 나는 개인적으로 면도날서 수잔이 매력적이다 ,
상류층도 아니고 남자도 아닌 여자의 신분으로 자신의 처지를 극복한 그녀가
자신이 만든 삶의 이정표 대로 행복하게 살거라 믿는다
남들이 손가락질할 수 있는 삶을 당당하게 산 그녀가
자신만의 화풍을 만들며 화가로 살아갈 멋진 삶을 나는 응원한다.
나 또한 그렇게 살 것이다.
누구도 닮지 않은 나만의 화풍으로 ~
물론 안전하지 않은 길을 간다는 건 제목처럼 면도날과 같은 위험이 있겠지만 넘어서면 누구도 가보지 않은 새 길을 찾았다는 기쁨은 걸어가 본 사람 만이 알 것이다.
우리 아들도 자신만의 길을 찾기를 바라며.
이런 수잔과 래리의 삶이 궁금하다면 면도날도 읽어보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