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혜작가 <작은 땅의 야수들>을 읽고
2월 2번째 선정도서인 톨스토이 문학상 수상작 <작은 땅의 야수들> 완독 했다.
이 책은 프롤로그가 다했다.
김주혜 작가는 프롤로그에서 호랑이를 단순한 동물로 표현하지 않았다.
매섭게 쳐다보는 호랑이가 날 선 발톱을 들고 금방이라도 달려들 것 같은 묘사는 일품이었다.
일본인이 아무리 뛰어난 명사수라도 감히 사냥할 수 없는 영험한 동물인 호랑이의 기질을 표현한 부분은 일제강점기 우리의 민족성을 가리키는 말 같았다.
일본의 식민지가 쉽게 되지 않겠다는 민족의 저항!
호랑이는 공격을 받아 다치면 상대를 죽일 기세로 덤비는 끈질긴 항일 투쟁!!
끝내 다시 찾고야 말겠다는 독립에 대한 강한 의지를 의미하는 동시에 일본의 침략성에 대한 질책 같기도 했다.
실제로 호랑이를 보고 있는 듯한 묘사에 빨려 들어 본문을 읽었다. 조정래소설'아리랑'도 생각하면서 어떻게 썼을까? 궁금했다.
기대가 너무 컸나? 본문은 역사 입문서 정도라 할 수 있는 서술에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프롤로그만큼의 몰입감은 어렵지만 인물들의 사건들이 흥미롭고 재미있어 외국인 입문서로 적당해 보였다. 작가가 6년 동안 집필했고, 미국에서 태어난 젊은 교포 2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칭찬은 아니할 수 없다
외국인들이 남의 나라의 아픈 역사를 읽고 관심을 가졌다는 점과 다른 나라에 그 사실을 알렸다는 것만으로 의미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프롤로그ㅡ사냥꾼ㅡ을 꼭 한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옥희. 단이와 은실ㅡ타인을 위한 삶
연화 월향ㅡ자신을 위한 삶
명보와 정호ㅡ나라를 지키기 위해 삶
경수와 한철 ㅡ개인의 안위를 위한 삶
야마다 겐조. 이토ㅡ남의 것을 약탈한 자.
일제 강점기부터 한국전쟁 이후까지 긴 서사는 옥희의 일대기라고 해도 될듯싶었다.
가난한 옥화가 인생의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끝내 살아남은 것은 바로 나라의 독립과도 같이 느껴진다.
난 이 책에서 좀 더 여인들의 삶에 초점을 맞추어 읽었다. 식민지의 나라에서 여자로 산다는 건 침략국 일본에 의해 가장 착취당할 수 있는 첫 번째 대상이기 때문이다.
p89 슬플 때 기억해야 할 것은 벽이 없다고 해서 대문이 제 역할을 못하는 건 아니란다. 저게 없으면 다들 경성에 도착했다는 걸 어떻게 알겠니? 게 다 가, 어두운 터널을 통과해 나오는 것보다 신나는 것은 없거든.. 슬플 땐 그걸 기억하렴
p250 인생이란 무엇이 나를 지켜주느냐가 아니라 내가 무엇을 지켜내느냐의 문제이며 그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임을 알겠다. 내일 옥희를 만나면 이 모든 것을 그에게 설명해 주고 싶다. 그리고 내가 세상 무엇보다 안전하게 지켜내고 싶은
사람이 바로 옥희라는 것도 말해주고 싶다
p405 세상에는 스스로를 희생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들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정호는 생각했다. 그러자 그의 마음속에서 옥희와 명보의 얼굴이 환하게 떠올랐다,
p564 아. 자신감이란 타고나는 게 아니에요. 만약 처음부터 완벽한 자신감을 느낀다면. 그 사람은 사실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라는 말 밖에 안되지요."
한철은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정리하며 천천히 말을 이었다.
"자신에 대한 진정한 믿음을 갖게 만드는 건 세상에 딱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본인에게 닥친 어려움을 스스로 극복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누군가에게서 깊은 사랑을 받는 것이죠. 운 좋게도 이두가지를 다 경험한다면, 그 사람은 자신에 대해 충분한 믿음을 지니고 남은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됩니다.."
옥희가 끝까지 사랑한 한철의 말이다.
은실은 ㅡ옥희. 연화. 월향을
정호는ㅡ 옥희를
명보는ㅡ 국가를
단이는ㅡ 독립군을.
옥희는ㅡ 한철을 지켰다.
(집회현장 태극기 집회는 대다수가 어르신들이 참석)
전국적인 집회로 지역이름을 붙여 놓은 관광버스가 광화문도로 가장자리에 블록을 이어놓은 듯 빽빽했다.
작은 땅의 야수들 명보와 정호. 옥희가 자신을 희생하면서 지켜내었던 것들이 무엇인지 우리는 말하지 않아도 안다.
개인의 정치적 야욕을 위해 양심도 없이 탄핵반대를 부르짖는 주장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
옥희와 연화는 기생에 입문 이야기 :한효주와 천우희 주연의 영화 <해어화>
기생 단이의 독립 비자금 전달과 정호와 명보의 상해 임시정부 애국단 활동 영화ㅡ<암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