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에게 안녕을 하는 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그 계절의 기억이 남는 여행을 추억하는것도 한가지방법이다. 그 계절에 시작한 사랑을 끝내는것도 확실한 방법이다. 다음 계절의 바람을 그저 즐기는것도 나쁘지 않은 생각이다, 단 저번 계절이 좀 질투할수도 있다. 어떤 방법이든 좋으니 떠나가는 계절에게 안녕을 해야한다. 아직 낮에 태양이 뜨겁다면서 여름옷장을 비우지 않는다면 곧 감기에 걸릴지도 모른다. 미련을 버려야한다. 여름은 다시 온다.
하지만 가끔은 과자를 사달라고 마트 한복판에 주저앉는 아이처럼 떼쓰고 싶을때가 있다. 여름이 끝났다는걸 알면서도 뛰다가 흐른 땀방울에 혼자 생각한다, 아 아직 여름인가. 간만에 울린 폭염주의보 문자에 생각해본다, 아 혹시 아직 여름 아닐까.
혹시 아직 여름 아닐까? 아직 밤에 운동장을 뛰면 땀이 내 옷을 전부 적시고 해수욕장에는 파라솔이 가득 차 있지 않을까?
혹시 여름이 안 끝난것 아닐까? 아직도 태양은 뜨겁고 반팔과 반바지를 입어도 문제없다, 혹시 아직 여름 아닐까.
나는 길바닥에 주저앉았다. 나는 여름에게 안녕을 하지 못했다. 낙엽이 떨어지고 겨울바람이 불때쯤이면 안녕을 할 수 있으려나. 이번 여름에게 안녕을 하기 어렵다. 이번 여름은 정말 많이 더워서 그런가 안녕을 하기가 어렵다. 나는 계절에게 안녕을 하는 법을 모르겠다. 이런 사랑도 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