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 뉴스 아나운서 : "마지막 뉴스입니다. ○○시의 한이비인후과입니다. 몇 개월 전 이명이 들려 이 병원을 찾은 환자 A 씨는 귀에 바퀴벌레가 들어가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합니다."
(벤치 위에 앉아있는 기자와 다른 사람의 다리 클로즈업. 마이크가 같이 보인다)환자 A : "귀가 간지럽고 이상한 소리가 나서 간 건데.. 글쎄, 바퀴벌레가 들어가 있다고 귀 사진을 찍어서 보여주더라고요."
마이크를 들고 있는 리포터 : "충격적인 사실은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알고 보니담당의사는 면허도 없는 가짜였습니다.
원장인 윤○○씨는 약 2년 전 무면허 병원을 차리고는 이명과 난청이 심해 찾아온 환자들에게 귀 사진을 찍고 나서 환자의 증상에 맞게 몰래 여치나 매미 등 각종 생물 사진을 합성해서 보여준 겁니다. 그리고, 실제로 이런 곤충들이 귀 속에 들어있다며 겁을 주었다고 합니다."
리포터 : "어디에도 고민을 털어놓을 데가 없었던 환자들은 자연스럽게병원을계속 찾아올 수밖에없었습니다, 윤 씨의거짓말은 점점 커졌습니다.
환자들에게프랑스, 독일에서 임상 실험으로 증명된 특효약이있다면서마약 성분이 함유된 버섯 추출액을 만들어 한 통에 백만 원에서 3백만 원에 달하는 거액에판매했습니다.
윤 씨는사기죄와 마약류 관리에 의한 법률위반 및 의료법 위반으로구속됐습니다. 징역 3년 이상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처해질것으로보입니다."
아나운서: "이상으로 9시 뉴스를 마칩니다. 시청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요즘나는 매일 일기를 쓰듯이 글을 쓴다. 밤에 새소리를 짹짹 내면서 노래를 부르는 것보다는 이게 낫겠지 하는 생각에서다. 컴퓨터의 모니터에 시선을 고정하고 그날그날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야기들을 키보드를 두드리며 입력한다.
가끔 나는 리나를 떠올린다. 내가 새장 안에 두고 베란다에 방치해서 결국 죽고 만 리나. 그 새의 영혼이 오늘도 나에게 말을 건다. 나는 그 말을 귀 기울여 듣고, 그리고 받아 적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