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이 땅에 닿지 않아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발이 땅에 닿지 않아
그런데 날 수도 없어
나는
이, 수억의 핏방울로 막혀버린
혈관 같은 골목길에 우연히 도착한
몇 번째 적혈구일까
135번째, 아니147번째
우리는 그냥
서로의 압축기가 되었어
밀지마, 뒤로
어쩌라는 걸까
이미 눌려
종잇장처럼 눌려
놀려고 왔는데
눌려서
검붉게 타오르는 사방의 장막과
억겁의 시간에 갇힌
찰나의 어둠 속
발이 땅에 닿지 않아
발이 땅에 닿지 않아서
그래서
날아가고 싶어
서로의 날개가
절대 닿지 않는 그 하늘로
파랑과 분홍이
눈물처럼 번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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