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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스트랄 Oct 24. 2024

제로섬 게임

마이너스보단 낫지만

하얗다 못해 눈부신

폭신하다 못해 구름 속에 있는 것 같은

이불과 베개


숲과 풀 내음이 가득한

크림색 샤워로션과 로제향 샴푸

하늘이 보이는 푸른 바다ᆢ색 수영장


검고 흰 정장을 단정히 차려입은

직원들의 정중한 인사와 미소 띤 환대

접시 위에 동동 띄운 분홍과 보라의 꽃잎


이즈니 루어팍 버터 수플레

잉글리시 블랙퍼스트 밀크티

블랙 앵거스 스테이크와 아스파라거스

첼시마켓의 갓 쪄낸 랍스터에 레몬

샤프란으로 장식하고

낙엽향 가득한 커피의 아침


하지만


당신만의 오롯한 공간에

발을 들인 그 순간


레이어드로 쌓여있는 빨래

그릇들이 가득찬 싱크대

바닥엔 보슬보슬 피어나는 회색먼지

산스크리트어그리며 날고 있는

쓰레기통 위 날파리 두세 마리

자유분방하게 딩굴거리는 종이와 책들과 볼펜들


그때서야 깨닫는

변하지 않는 사실

일요일 다음은 언제나 월요일이라는 거


결국

제로섬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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