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하얗다 못해 눈부신
폭신하다 못해 구름 속에 있는 것 같은
이불과 베개
숲과 풀 내음이 가득한
크림색 샤워로션과 로제향 샴푸
하늘이 보이는 푸른 바다ᆢ색 수영장
검고 흰 정장을 단정히 차려입은
직원들의 정중한 인사와 미소 띤 환대
접시 위에 동동 띄운 분홍과 보라의 꽃잎
이즈니 루어팍 버터 수플레
잉글리시 블랙퍼스트 밀크티
블랙 앵거스 스테이크와 아스파라거스
첼시마켓의 갓 쪄낸 랍스터에 레몬
샤프란으로 장식하고
낙엽향 가득한 커피의 아침
하지만
당신만의 오롯한 공간에
발을 들인 그 순간
레이어드로 쌓여있는 빨래
그릇들이 가득찬 싱크대
방 바닥엔 보슬보슬 피어나는 회색먼지
산스크리트어를 그리며 날고 있는
쓰레기통 위 날파리 두세 마리
자유분방하게 딩굴거리는 종이와 책들과 볼펜들
그때서야 깨닫는
변하지 않는 사실
일요일 다음은 언제나 월요일이라는 거
결국
제로섬 게임
Brunch Book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