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동화 연재 ] < 꼭꼭 숨어라> 유정 이숙한
민성은 주연은 한 집 건너 옆집에 사는데 네 살 때부터 어린이집에 다닙니다.
같은 나이지만 주연이 민성을 잘 챙겨줍니다.
민성은 주연이 옆에 있어 외롭지 않았지요.
주연의 한 살 아래인 남동생 준희는 욕심이 많고 고집이 센 아이입니다.
주연엄마와 민성엄마는 또래 친구입니다.
주연과 민성이 어린이집에서 돌아왔어요.
준희는 할머니 등에 업혀 엄지손가락을 빨고 있어요. 민성은
“준희야, 너는 다섯 살인데 아기처럼 엄지손가락을 빨고 있니?”
주연은
“준희가 엄지손을 빨아서 걱정이야, 아빠가 빨지 못하게 붕대를 감았더니, 검지 손을 빨아서
야단쳤더니 떼를 쓰고 울었어.”
민성은
“준희가 엄마랑 같이 있고 싶은데 떼어놓아서 그런 게 같아.”
“엄마가 바빠서 놀아줄 수 없는데 떼를 쓰니까, 할머니가 업어 주는 거지.”
“엄마들은 집안일로 항상 바쁘거든.”
민성과 주연은 담장 아래서 소꿉놀이를 하고 있어요. 준희는 할머니 등에 업혀
엄지손을 빨며 구경하고 있어요. 주연은
“여보, 내가 바쁜데 나를 도와주지 않는 거예요?”
주연이 화를 내자, 민성이
“밭에 풀이 많이 나서 뽑아야 하고 논에도 가야 하니 도와줄 수 없어요.”
두 사람이 큰 소리로 말하자 할머니 등에 업혀있던 준희가 침이 더덕 더럭 묻은 손으로
민성의 머리를 주먹으로 쿡 쥐어박았어요.
민성은 쫓아가서 준희를 쥐어박고 싶은데 그럴 수 없어 화가 났지요. 고자질하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었지요. 민성은
"할머니, 준희가 침이 묻은 더러운 손으로 제 머리를 쥐어박았어요?"
민성은 화가 나서 준희를 주먹으로 쾅쾅 때려 주고 이단 옆차기로 차고 싶은데 참으려니까,
속에서 뜨거운 불덩이가 위로 올라왔어요. 할머니가 준희에게
“준희야, 민성이 형이랑 누나가 진짜가 아니라 가짜로 싸우는 거야?”
민성과 주연, 준희가 소꿉놀이하고 있어요. 주연은 엄마, 민성은 아빠, 준희는 아기였어요.
엄마와 아빠가 큰 소리로 말하자 준희는 민성이 얼굴을 손톱으로 냅다 할퀴고 도망갔어요.
민성은 손톱으로 할퀸 상처가 따갑고 아팠지요. 쫓아가서 주먹으로 팡팡 때려주려고 고개를
돌렸는데 할머니가 쳐다보고 있지 뭐예요?
마음은 이단옆차기로 준희를 우주 밖으로 날리고 싶었지요.
화를 참으니 뜨거운 불덩이가 훅훅 올라올 수밖에요.
민성은 화가 나서 목소리가 떨립니다. 민성이
“할머니, 준희가 손톱으로 제 얼굴을 할퀴고 도망갔어요? 때려주세요. 얼굴이 따갑고 아파요,
저희 아빠가 아시면 원래대로 해 놓으라고 혼내실 거예요? 준희는 나빠요!”
할머니가 심각한 표정으로
“손톱 상처는 없어지지 않는데 어쩌지? 민성 아빠가 알면 화를 낼 텐데, 준희 너, 형 얼굴에
손톱 상처를 냈으니 엄마 보고 혼내주라고 해야겠다!”
할머니는 심각한 얼굴로 준희 손을 잡고 안으로 들어갔어요. 주연 엄마가 구급약 상자를 들고
나오더니 약을 발라주며
“민성아, 아프지? 미안해! 아줌마가 약 발라주고 들어가서 준희 혼내 줄게. 많이 아프겠다?
미안해! 아줌마가 사과할게. 네 엄마와 아빠가 알면 얼마나 속이 상하시겠니?”
주연 엄마는 큰소리로
“준희 너, 민성이 형 얼굴 손톱으로 할퀴면 어떻게 해? 상처가 났잖아, 민성이 형 아빠 무서운 거
너도 알지? 또 그럴 거야? 안 그럴 거야.”
준희는 중얼중얼 혀를 찼어요. 민성은 준희를 두들겨 패주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으니 화가 나서
주먹만 불끈 쥐며 ‘준희, 너. 두고 보자. 언젠가 기회가 오면 널 두들겨 패주고 말 테야’
민성은 아빠가 무서워서 방 벽을 주먹으로 쾅쾅 쳤어요. 눈치 백 단 아빠
“준희가 얼굴 또 할퀴었니? 우리 귀한 아들 얼굴 원래대로 해 놓으라고 해? 번번이 무슨 행패야,
손톱자국 흉터는 없어지지 않는데?”
엄마도 속에서 불덩이가 올라왔지만 참고 있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