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일이 살아있음을 느끼고 즐거웠는데 기가 팍 죽었다.
몇 년째 신춘문예에 글을 여러 번 써 보냈지만 번번이 떨어졌다.
단편동화를 써서 신춘문예에 보냈는데 역시 보기 좋게 미역국을 먹었다.
신춘문예 당선된 단편소설이나 동화를 읽어보니
내 역량이 많이 부족하다는 걸 알았다.
어떤 글은 그 글이 잘된 글인지 조차 가름하기 어렵기도 했다.
글 쓰는 사람들의 수준이 올라가고 나처럼 혼자서 글을 쓰다 보면
잘 쓴 건지 잘 쓰지 못한 건지 알 수 없다.
같이 앉아 서로의 글을 읽어주면 도움이 되는데
혼자서 쓰는 건 버겁다는 생각이 든다.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올리고 조회수를 보게 된다.
독자분들이 어떤 부류의 작품을 읽는지
작가들이 어떤 글을 많이 쓰는지 가름해 보면 다들 잘 쓰신다.
여기까지가 나의 한계일까?
나이도 많고 세상 연륜은 많다고 하지만
문창과를 나오지 않아서일까?
방송통신대학교가 아닌 일반 대학교도
문창과가 아니면 글 쓰는데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글을 쓴다고 돈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닌데...
책상에 앉아서 쓰면 좋은데
무릎이 아파서 30분도 앉아있지 못한다.
방바닥에 작은 밥상에 노트북을 놓고 글을 쓰다 보면
엉덩이가 배겨 아프다.
20년 넘게 한 작품을 고치고 고치기를 수백 번..
그래도 아직 갈길이 멀다.
지난주 동화작가로 유명하신 분의 강의를 2시간
줌으로 들었는데 많이 배웠다. 너무 감사했다.
수영을 할 때 기본부터 배워야 습관이 잘 드는데
주먹구구식으로 혼자 수영을 배우다 보니 습관이 됐다.
글쓰기도 역시 시놉을 쓰고 등장인물과 기획서를 세우고
써야 하는데 글부터 쓰게 된 것이 굳어버렸다.
94년도에 방통대 다니면서
수원대학교 문예창작과정 소설창작론을 배운 적이 있다.
3개월 과정이지만 그때 슬럼프에 빠져
소설이나 글을 쓰지 못했는데 또다시 그런 시간이 온 거 같다.
그땐 정해진 학점을 이수해야 하고 논문을 통과해야 졸업을 했다.
어렵사리 논문까지 통과했다.
하지만 글 쓰는 데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95년도에 늦둥이도 낳았으니 육아도 해야 했다.
식품공장도 운영해야 했으니,
한겨레 문화센터 같은 데 가서 배우고 싶은 게 많았는데 하지 못했다.
먹고살기 위해 결혼 후 줄곧 일해야 했다.
그런 수고도 고집을 부린 분이 있어 모두 물거품이 되었다.
지금은 먹고살기 힘들어도 글을 쓸 수 있다.
머리는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니까..
중요한 건 소설이나 동화를 쓰는 사람들과 같이
있어야 실력이 자란다. 남의 작품을 보면 감이 왔는데
요즘은 그 감도 뒤떨어졌다. 소통을 하지 못하기 때문일까?
나는 시대에 한참 뒤처져 있다.
어쭙잖게 글을 쓴답시고
에세이 <또 하나의 계절, 화성> 산문집을 출간하긴 했지만
에세이는 경기대학교 교수님이셨던 선생님이 내 글을 봐주셨다.
1년 동안 30시간 가까이 한 자 한 자 다 봐주시고
문법이나 강론도 다 개인지도를 받았더니 이제 알 거 같은데
동화나 소설은 역시 어렵다.
글을 잘 쓰지 못해 속상해서 눈물이 난다...
글 쓰는 것도 도전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갑자기 글이 막히니 서글픈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