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나에게

by 유정 이숙한

어제 투표를 하고 왔다. 오늘도 어제처럼 날씨가 맑다.

어제는 마음이 가라앉아 글을 쓰지 못했고 실내자전거 운동하는 것도 패스했다.

유독 그런 날이 있다. 아마도 내 안에 든 욕심 때문일 것이다.

동화를 잘 써서 상을 받고 싶은 마음이 바로 욕심이었던 것이다.


우리 화성문인협회 선생님들은 상을 밥 먹듯이 다들 잘 탄다.

그분들은 오랜 세월 글을 써 왔으나 내가 본격적으로 글을 쓴 건

2020년 10월 애들 아빠를 하늘나라로 보내고 썼다고 보면 정확하다.




1994년 방통대 입학해서 작은아이 낳고 육아하느라 두 학기 쉬고 2001년

졸업할 때까지 중간중간 끄적여놓은 글들이 많다.

동화도 있고 소설도 있고 장. 단편 할 거 없이 많이 끄적이긴 했다.


글을 쓰려면 같은 길을 가는 분들과 만나 감평을 해야 글쓰기가 나아지는데

그런 과정들이 내겐 생략되었다.


애들 아빠는 내가 모임에 가는 것을 무척 싫어했다. 내가 옆에 없으면 안절부절못하지 못했다.

내가 밖에 나가서 바깥바람을 쏘이고 오면 허파에 바람이 들어 다른 사람을 좋아하고

권위주의자인 자기를 싫어해서 버림을 당할 거 같은 생각이 든 거 같았다.


인정 많고 정의로운 사람인데 늘 사랑과 관심에 굶주린 사람이었다.

나 역시 비난만 했지 칭찬에 인색했다. 자존심만 내세웠는데 투정만 부리고 살았다.

그 사람은 엄마가 초등 5학년 때, 아버지 중2 때 돌아가셔서 사랑하는 방법을 잘 모른다.

자식들도 손안에 넣고 쥐락펴락하려고 해야 그것이 사랑인 줄 안다.


사업체를 28년 운영했는데 아이들 가르치고 공장이라도 남을 줄 알았는데 착각이었다.

개인 회생이 3개월 만에 기각되지 않았다면 원금만 갚으면서 살아갔을 터인데 관재인 격인

회계법인에서 좋은 재료를 사다 싸게 납품해서 이익이 없다고 올리는 바람에 기각되어

사업장이 경매로 넘어가서 우리 식구는 길에 나 앉았다.


천만 원 대출을 받아 임대 월세 공장을 얻어 3년 8개월 운영하다 아들이 취직이 되어

식품제조업 사업장에서 손을 떼고 난 2018년 화성문협에 일원이 되었다.




지금 나라에서 복지사업의 일환으로 매임 임대 주택에 살고 있음에 감사하고 살고 있는데

글을 쓰다 보니 상을 타고 욕심에 갇혔다.

남들이 공부하고 갈고닦는 시간에 생업에 충실하느라 그런 시간을 갖지 못했으니 당연하다.

감사하게도 에세이는 문학박사 교수님이신 선생님의 개인지도를 받아 어느 정도 운을 뗐다.

무료 지도를 해주신 선생님께 고마움으로 김치를 몇 번 담가드렸는데 아직도 은혜를 잊지 못한다.


욕심을 내려놓고 처음 글 쓰는 마음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여기 브런치스토리에 올린 <동글이의 짝사랑>도 <하늘을 나는 자전거>란 제목으로 문학상에

원고를 냈다가 떨어진 동화를 올린 것인데 완벽하지 못하다.


아이들 키우면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적어놓았던 것을 동화로 엮은 것이다. 내 작품이 문학상에

떨어졌더라도 아이들에게 책으로 남겨주고 싶은 마음에서 글을 쓴 것이니 손해 볼 거 없다.

훗날 내가 세상에 없어졌을 때 자식들이 엄마를 기억해 달라고 남긴 작품이다.

이제 힘을 내서 글에 정진하기로 했다. 그리고 내면의 나에게 그동안 사느라 수고 많았으니

열심히 글을 쓰고 갈고닦아서 높은 곳으로 올라가 보라고 말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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