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국물은 살이 찐다고 건더기 위주로 먹고 되도록 먹지 않는다.
울님은 건더기를 좋아하지 않고 국물을 좋아한다.
어쩌다 건더기가 들어가면 여지없이 남기거나 내게 덜어준다.
찌개든 국이든 국물이면 오케이.
요즘 조석으로 기온 차가 크다.
감기도 예방할 겸 오랜만에 콩나물국을 끓이려고 한다.
봉지에 든 콩나물을 사 왔는데 운이 좋게도 잔뿌리가 없다.
콩나물은 물에 두어 번 씻으면서 껍질도 골라냈다.
그 사이 멸치가루(볶음용 멸치에서 나온)와 디포리, 다시마를 넣고 육수를 끓이고 있다.
장편동화 퇴고하느라 바빠서 육수를 미리 끓여놓지 못하고 있다.
육수를 약불에 20분쯤 끓였으니 충분히 우러났다. 건더기를 채로 건져냈다.
끓는 육수에 씻은 콩나물을 넣어 뒤집어주고 뚜껑을 덮었다.
2분쯤 지나니 뚜껑이 들썩거리며 국물이 끓어오른다.
건더기를 싫어하니 콩나물을 조금만 남기고 다 건져냈다.
남은 국물에 양파와 다진 마늘을 한 스푼 넣었다.
데친 콩나물은 찬물에 헹굼 하여 아삭한 식감을 살리고 물기를 뺀다.
냄비에 활 전복을 5개 칫솔로 닦아 물 한 컵 붓고 끓이니
1분도 되지 않아 거품이 난다. 전복은 1분만 데치면 된다.
전복 데친 국물을 먹어보니 시원하다.
콩나물국물과 전북 데친물을 섞어 맛을 보니 시원하다.
평범한 레시피 보다 창작하는 심정으로 음식도 창작한다.
전복 데친 물을 미련 없이 콩나물국에 부었다.
건더기가 빠져나간 국물에 후추와 대파를 넣었다.
콩나물국에는 다진 마늘과 후추가 넉넉히 들어가는 게 좋다.
찬물에 헹군 아삭한 콩나물에 참치액젓 반 스푼과 국간장 반 스푼,
소금 1 티스푼, 들기름, 참깨, 다진 마늘, 고춧가루를 넣고 조물조물 무쳤다.
양념깻잎과 마늘종피클, 마늘장아찌, 총각김치와 오이와 쌈장
마트에서 모처럼 연어회를 사 왔다.
연어가 가진 영양분도 있지만 난 연어를 무척 좋아한다.
연어회와 전복 데친 거 5마리, 오이김치를 놓았다.
잡곡밥과 콩나물국.
콩나물국을 한 수저씩 떠서 맛있게 흡~ 마신다.
국대접에 콩나물 건더기가 조금 있었는데
역시나 나에게 건져준다.
전복을 3개, 난 2개 먹는다고 했더니 2개만 먹는다.
오늘 아침에 또 콩나물국을 찾았다.
하지만 소고기미역국을 드렸다.
님은 국물에 애정이 많다.
너무도 사랑하는 국물이다.
찌개든 국이든 국물이 있으면 오케이다.
미역국에 소고기가 한 점 보이니
소고기 한 점과 미역 건더기를 내게 덜어주며
미안한지 피식 웃는다.
난 웃음에 약하다.
님의 웃음에 반한 것일까?
내 마음을 거울로 들여다 봐야할 거 같다.
어떤 게 진심인지!
오분에 맛있게 구운 박대
가시를 발라 살점을 먹으려다 젓가락이 가지 않으니
내 밥그릇에 살점을 얹어 준다.
내가 님 먹으라고 먹지 않는 줄 안다.
물론 그럴 때도 많이 있다.
님은 두부조림을 무척 좋아한다.
두부조림을 잘 먹지 않으니 내 밥에 올려준다.
아끼느라 먹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고 올려준 것이다.
남은 잔반 먹어치우느라
새로 만든 반찬을 먹지 못할 때가 많다.
장의 원활한 활동을 위해 김치를 많이 먹기로 했다.
포기김치 쭉쭉 찢어서 먹으면 그 맛이 꿀맛이다.
돌산갓김치랑 총각김치, 오이김치 골고루 있다.
국물을 좋아하지 않지만 예외가 있다.
그건 김치국물이다.
김치국물은 되도록 남기지 않고 마시거나 떠먹는다.
신김치는 몸에 이로운 유산균이니까,
김치국물은 양념 찌꺼기는 걸러내고 국물만 먹는다.
국물이 많아 처지하기 곤란하면 김치국물을 왕창 들이붓고
건더기는 조금 넣고 김치전을 만들어 먹는다.
누가 봐도 이상한 식습관이다.
버리는 것에 익숙치 않기 때문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