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 삶에 지친 그대를 위해 > 유정 이숙한
20대에 책에서 "결혼은 연예의 무덤이다"란 말을 읽었다.
그건 틀린 말이 아니다. 맞는 말이고 정답이다.
결혼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연애는 가상의 현실을 꿈을 꾸고 그리는 과정이다.
"이 사람이 내가 찾던 반쪽이다! 오랜 세월 찾던 사람?"
이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뛴다.
그리고 어느 순간 혼자만의 세계에 갇혔다.
제멋대로 꿈을 꾸고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보기에 깔끔하고 궁상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설마 그 성격에 그래도 기본은 있겠지?'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었다.
내가 재혼을 한다고 하니 어떤 지인이 말하길
"왜 편하게 혼자 살지, 불 구덩이 속에 뛰어들려고 해요?
사업하는 사람, 사업을 해봤으면서 아직도 모르세요?"
라고 말했다. 가슴이 뜨끔했다.
그렇게 말해서 기분이 몹시 좋지 않았다.
난 사람을 고를 때 조건을 따지지 않는다.
딱 한 가지 호적 상 100% 솔로이고 나만 사랑하면 된다.
인성이 갖춰진 사람이면 오케이다.
나의 첫 번째 결혼은 사별하여 상처가 있던 사람이었다.
1년 가까이 동거하다 아이가 생겨 혼인신고 하고
두 달 만에 심장병이 악화되어 심장이 정지되었다고 한다.
그런 아픔은 아무나 겪는 게 아니다.
친정에서 가족들이 첫 번째 결혼에 대해 반대가 심했다.
나만 좋아하고 그 사람은 날 좋아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정말 그 말이 맞았나?' 되물어본다.
사랑에 빠진 나는 가족들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빠 왈
"너희는 물과 불이라 절대로 그 사람 성격을 맞출 수 없어?
그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하면 내가 가진 돈 다 주고 부산으로 가자!
너 공부하고 싶다며, 내가 너 대학에 보내줄게!"
그러나 난 끝까지 우기고 결혼을 강행했다.
결혼식 날을 정하자 큰오빠가 내게 하는 말이
"숙한아, 결혼은 20%의 사랑과 80% 이해야!"
결혼은 사랑만으로 살 수 없고
이해를 더 많이 해야 살 수 있다는 뜻이었다.
그땐 그 말이 와닿지 않았다.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나는 20대에 제대로 된 연애를 하지 못했다.
애들 아빠와 연예 기간 동안 가게를 보러 다녔다.
그것도 육 개월이나..
물론 결혼하고 여행을 많이 다니고
영화도 많이 보러 다녔다.
그 사람은 직장에 다닐 타입이 아니었다.
사회 부적응자라고 할지!
나는 클래식음악을 좋아하고 그 사람은 락을 좋아했다.
결혼은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맞춰가는 퍼즐 같은 그림이 아닐까.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사람이 만나는 것이 결혼이다.
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물론 그이는 여행을 나보다 더 좋아한다.
난 책을 좋아하는데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이는 축구마니아다.
장기, 바둑, 농구, 탁구, 축구, 배드민턴, 레슬링, 아이스하키...
그 외에도 운동 경기는 가리지 않고 좋아한다.
탁구면 탁구, 축구면 축구, 농구면 농구에 대한
용어를 모르는 것이 없는 체육학 박사님이다.
축구는 코치 자격증까지 있으니까 이해를 하지만
다른 종목도 모든 용어를 다 꿰고 있다.
흰색을 좋아하고 깔끔한 성격이다 보니
돈에 관한 것도 그럴 거라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다.
남에게 받을 돈이 있어도 보채지 않고 사정을 다 봐준다.
남의 사정 봐주면 내가 살아가는데 제약이 많고 불편하다.
깔끔한 성격 탓에 남에게 구질구질하게 굴기 싫어서일까?
몇 번 만나지 않았지만 깔끔한 성격이 맘에 들었다.
어찌 보면 수줍음이 남아 있어 좋았다.
난 조건을 따지지 않는다.
인성이 갖춰졌고 100% 솔로면 된다.
혼자 사는 것보다 둘이 사는 것이 훨씬 더 행복하다.
혼자 사는 건 마음 붙일 곳 없어 너무 외롭다.
어려서부터 대가족 속에 산 것이 습관이 된 걸까.
지난번 아동 돌봄 인적성검사에 합격한 모양이다.
생활비도 벌고 6/16일부터 7/11일까지
120시간 교육을 받으러 간다.
오래 앉아있으면 무릎이 아프니 발판 의자를 가져가려고 한다.
교육비가 나오다고 하니 좋다. 게다가 수료증도 나온다.
현재 주거급여수급자로 살고 있어 넉넉한 살림은 아니지만
아끼며 사는 것이 돈을 버는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아끼며 살아도 도리가 있으니 한계가 있다.
글만 쓰고 살 수 없는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