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화려한 축제

[ 단편소설 연재 ] <늑대 마을로 간 진희 > 유정 이숙한

by 유정 이숙한

꼬맹이가 옮긴 초가집은 자그만 면소재지에 있는 비둘기 집이었다. 해가 지면 개 짖는 소리도 나지 않는 작은 마을로 큰 빌딩이 몇 개 있고 노래방이 두어 개, 커다란 모텔이 하나, 약국과 H마트가 있었다. 닷새째 되는 날 꼬맹이는 마담인 살쾡이에게 욕을 먹고 울며 귀염 늑대에게 전화를 걸었다.

- 아저씨, 나 진희인데 보고 싶어요. 여기 Y시인데 얼른 오세요!

- 알았어, 지금 출발할게. 거기가 처가 동네인데? 장인이 마당발이라 들키면 이혼을 당하는 건 시간문제야.


통화를 마친 귀염 늑대는 수염을 깎고 머리를 감고 깔끔한 차림으로 출발했다. 이십 대 젊은 아가씨의 부름을 받으니 가슴이 두근거리고 떨려 왔다. 꼬맹이가 기다리고 있었다. 귀염 늑대는 두리번거리며 선글라스를

고쳐 쓰고 꼬맹이가 머무는 초가집으로 들어갔다.



- 실례합니다!

살쾡이 주인 마담이 귀여운 늑대의 행색을 아래위로 훑어보더니

- 네, 어서 오세요, 누구신가요, 어떻게 오셨어요?"

혹시나 공무집행을 나온 공무원인가 싶어서 긴장하고 있는 그녀다.

- 네, 저는 진희 후원자입니다. 우리 진희 잘 부탁드립니다. 잘해주신다고 들었습니다. 잠시 이 아이를 데리고 시장에 가려고 하는데요?


귀염 늑대는 시간 비 없이 꼬맹이를 데리고 나가려니 양심에 조금 찔렸다. 죄인처럼 고개를 숙이고 묵례하며 초가집을 나왔다. 변두리 조용한 모텔 앞에 차를 세우며

- 꼬맹아, 장인 눈에 띄면 안 되니까, 너 먼저 들어가 있어. 우리 방에 들어가서 밀린 이야기를 나누자!


귀염 늑대는 꼬맹이를 들여보내고 카운터에 계산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그때 숲 속의 마녀가 악다구리를 치며 꼬맹이에게 소리친다.

- 넌 내 숲에서 절대 빠져나갈 수 없어! 내 밥이거든. 네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넌 내 다섯 손가락 안에 있어!



진희는 이십 년 긴 잠에서 깨어났다. 백마를 탄 이웃 나라 황제가 그녀를 깊은 잠에서 깨워주었다.

고귀한 연꽃처럼 청아한 모습으로 꽃을 피웠다. 조촐하지만 화려한 축제였다.

- 아! 귀여운 꼬마 공주! 내 품으로 오렴! 숲 속 궁전에서 둘만의 사랑을 나누자! 저 산 너머 가시나무 궁전의 얼음 마녀가 알면 우리는 돌이 되어 굳어 버릴 거야. 운명이 우리를 갈라놓기 전에 마음껏 사랑하자.


공주와 황제의 사랑은 무르익어갔다. 서로 뒤엉킨 채 신음하고 있었다. 태초에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하와가 벌거벗은 채, 에덴동산에서 선악과를 따먹었던 것처럼 부끄러움도 잊은 채, 욕정의 여신은 두 사람을 놓아주지 않았다. 끝까지 달려가 꼴잉을 원하지만. 아픔을 참기에는 중과 부족인 공주였다.

꼬맹이가 귀염 늑대에게 제안했다.

- 아저씨 뒤풀이는 각자 하기로 해요? 아저씨 키가 커서 아파서 안 되겠어…

- 알‥았‥어.



가시나무 궁전으로 돌아오는데 차 안에 어둠이 내려앉았다. 저녁놀이 발갛게 익어가고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며 살쾡이처럼 살금살금 가시나무 성에 입성했다. 가시나무 궁전에는 이십여 년 동거하는 얼음 마녀가 있었다. 색정이 가시지 않은 귀염 늑대는 마녀가 눈치를 챌까 봐, 조심스럽게 얼음마녀를 간지럼을 태워주었다. 얼음 마녀는 기쁨에 몸을 떨었고 공포의 밤은 물러갔다.


핸드폰 벨 소리에 잠이 깬 귀염 늑대는 구시렁거리며 전파가 약해서 안 터진다며 궁전 밖으로 나가더니 산모퉁이에 앉아 조용히 통화 스위치를 눌렀다. 노랑 공주의 목소리를 하루에 삼세번은 들어야 사는 기쁨이 있었다.

- 아저씨, 나야. 지금 뭐 했어? 낮에 얼음 마녀랑 몸 섞었어, 나 보다 좋았어?

- 응, 우리 공주랑 섞을 때가 더 좋았지. 들키지 않으려고 할 수없이 섞었어.

- 나, 아저씨랑 몸 섞은 거 생각하며 지금 자위하고 있어. 아저씨 키가 커서 잘

들어가지 않지만 가지고 놀기는 좋아. 또 만져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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