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그머니 사라졌으면

[ 에세이 ] < 나를 아끼고 사랑하며 > 유정 이숙한

by 유정 이숙한

두 달 사이에 6킬로 불어난 체중 때문에 기분이 다운되었다. 몸이 가벼워야 혈류 흐름도 원활하고 손발이 시리지 않은데 어떻게 할까, 두 끼만 먹어야 할까 보다. 세 끼는 내게 사치인가, 한 끼는 가볍게 고구마샐러드나 식물성단백질쉐이크로 대체할까나, 두 끼 먹으면 장 운동이 원활하지 않아 변비로 고생하는 체질이다.


인공관절 수술 후 혈전을 막기 위해 내 몸의 1/5의 혈액을 자연스럽게 흐르게 하여 몸 밖으로 내보냈다. 아찔하고 식은땀이 줄줄 흘러 입원 중에 영양제를 맞기도 했다. 평소처럼 주방에서 상추를 닦느라 찬물에 손을 집어넣으니 손가락에 마비가 왔다. 지난번 빙어낚시터 갔을 때 영하 12도 찬바람에 손가락 마비가 와서 펴지지 않아 고생했다. 난로 불을 쪼이며 손가락을 주무르다, 털장갑을 끼고 주물렀더니 아프며 겨우 풀어졌다.


두 아들의 응원으로 난생처음 녹용을 복용 중인데 손발 마비 증상이 사라졌다. 찬물에 손을 담가도 마비 증상이 없다. 외출할 땐 털장갑을 끼고 다닌다. 요즘 얼굴이 자주 붓는데 신장이 나빠진 걸까, 무릎 재활을 위해 매일 2 킬로 이상 걷고 실내자전거도 열심히 타지만 체중은 요지부동이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혈류순환이 잘 되지 않아서일까,


화성시 만세구 우정읍 쌍봉산 공원에 가서 인라인스케이트 장을 여섯 바퀴 돌고 옆의 공간도 5바퀴 돌았다. 운동기구 두어 가지 하고 의자에 앉아 무릎강화운동 백 회 하며 쉬고 공원을 나가려는데 눈에 뭐가 낀 거 같았다. 전에도 그런 일이 있었는데 며칠 후 괜찮아졌다. 집으로 가는 길에도 눈에 뭔가 알짱거린다. 눈을 비비지 않았는데 웬일일까?

3월 중순인데 쌀쌀하다. 개나리단지에 가보니 개나리꽃 몽우리가 맺었다. 작년보다 개화시기가 늦다. 다음 주면 활짝 핀 개나리를 볼 수 있을까. 내 마음은 봄의 환영 속으로 들어가 있다. 개나리와 진달래가 만발하면 고향집 울타리에 핀 노란 개나리가 생각난다. 나이는 칠십을 향해 달려가는데 마음은 10대에 머물러 있다.

하나로마트 앞 길 건너에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주민센터에서 영어회화 배우고 싶다. 통기타를 다시 배울까, 7년 동안 기타를 치지 않았더니 코드를 잊어버렸다. 아르페지오 기타 연주를 좋아한다. 모처럼 기타를 쳐봤더니 코드가 생각나지 않아 더듬거리고 있다. 앞으로 내 인생이 살아온 날들의 사분의 일쯤 남았을까, 친정 할아버지가 72세에 영어를 배우고 발음기호를 익히셨다. 할아버지처럼 배움에 대한 목마름을 채우고 싶다.


마트에서 무 1개와 콜라비, 레몬을 사서 가는데 눈에 뭔가 걸리적거린다. 머리카락이나 티끌이 눈 언저리에 들러붙었나 살펴봤지만 없다. 다리를 쭉 펴고 침대에 앉아 가정예배를 드리며 쉬고 있는데 친구에게 전화가 와서 식염온천에 같이 가서 목욕했다. 친구에게 눈에 뭐가 낀 것 갔다고 했더니 안과에 가보라고 한다. 목욕탕을 나왔는데 전화가 왔다. 주차장에 차는 있는데 사람이 감감무소식이니 전화한 거 같다.


집에 와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차를 운전하여 안과에 가서 검사를 받으니, 노안이라 눈에 있는 망막이 좁아지며 망막 일부가 떨어져 나갔는데 병명은 비문증이라고 한다. 다행히 망막에 구멍이 나지 않아 그냥 지내도 된다고 했다. 피곤해서 그런 현상이 온 걸까, 육천 걸음 넘게 걸었더니 온몸이 피곤에 갇혔다. 내일 아침 자고 나면 지난번처럼 눈에 낀 것이 슬그머니 사라졌으면 좋겠다!



비문증은 눈앞에서 작은 물체가 떠다니는 증상이다. 날파리증이라고 부른다. 비문증이 생기는 이유는 눈 속의 유리체라는 투명한 젤리 같은 물질이 나이가 들면서 물처럼 변하고(유리체 변성), 유리체가 붙어있는 망막과 분리(후 유리체막 박리) 되면서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망막이 찢어지면서 안구 내 출혈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비문증이 발생할 수 있다. 비문증은 10명 중 9명은 눈에 작은 물체가 떠다니는 단순한 증상이고 1명은 유리체가 붙어있는 망막과 분리되면서 구멍이 생레이저 광응고술을 받아야 한다고 했으니 다행이다.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