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폭발

by YT

화장실에 앉아 바닥의 타일이나 정면 회벽을 응시하다 보면 머릿속에서 무작위로 그려진 가상의 선으로 인해 어떤 형체의 이미지가 튀어 오름을 느낀다. 이런 경험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멍하니 바닥을 바라볼 때도, 고속버스의 물 때가 앉은 창을 바라볼 때도, 원목가구의 무늬를 볼 때도, 사람들이 지나간 무수한 흔적이 만든 먼지와 얼룩의 예술, 지하철 바닥을 응시할 때도 나의 시각에 떠오른다. 그것은 눈을 흐리멍덩하게 뜨고 집중하는 매직 아이의 형상이 아니다. 자기도 모르게 그린 머릿속 스케치이며 소묘다. 그야말로 이미지의 폭발이다. 보통 그 이미지들은 코나 귀가 기형적으로 큰 사람의 형상이거나, 동물의 모습이거나, 탁자이거나 숟가락이거나, 노인의 형상이거나, 예쁜 아가씨의 옆모습이다. 이러한 이미지의 폭발을 잭슨 폴록은 그의 액션 페인팅 작품에 잡아두었다. 잭슨 폴록의 어지럽게 지나간 물감의 자국 속에서도 어떤 형체를 발견하는 것이 우리 사람이다.

떠오르는 이미지들은 대부분 개인의 경험과 무의식에 기반한 이미지들일 것이다. 자신이 전혀 알지 못하는 것이 그 사람의 머릿속에서 떠오를 수는 없다. 그것이 내가 배운 것이다. 우리는 우리 머릿속에서 유령을 만들고, 환영을 만든다. 일상에서 떠오르는 이미지들은 바로 이런 환각 현상과 꿈과 비슷한 것, Primitive 한 것인지 모른다. 시도 때도 없이 떠오르는 이런 이미지의 폭발을 어쩔 것인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맞춤법을 위해 띄워진 공간과 여백이 만나면서 어떤 미루나무 같은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 이 정도면 정신병원에 가야 할지 모른다.

keyword
이전 17화거봐!내 말이맞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