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아래쪽 해변에 발을 담그고 싶어, 해변으로 나갔다. 형제가 서로 스쿼시 라켓 같은 나무판을 들고 공놀이를 하고 있다. 아마 엄마가 사 주었을 것 같은, 같은 무늬의 옷을 입고 있어서 형제인 것으로 추측해본다. 그중에 좀 더 키가 크고 덩치가 큰 녀석이 형이다. 형이 서브를 하면 동생의 리턴은 항상 변변치 못하고, 동생이 서브를 하고 형이 다시 리턴하면 동생은 그 공을 치지 못하거나 아주 어렵게 만들어 버린다. 공은 항상 3번 이상 왕복하지 못한다. 형에게는 정말 재미없을 것 같은데, 동생은 계속 멋지게 치려하고, 까불거리며, 쉽게 리턴할 수 있는 기회도 놓쳐버린다. 형 입장에서는 정말 짜증 날 만도 한데, 약 10분을 이러고 있다. 이상한 게임이다. 일방적인 게임이다. 형제는 이런 관계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