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에는 조식 문화가 있다. 터키에서는 아침 식사를 의미하는 ‘카흐발트’라는 말이 별도로 있을 정도로, 아침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터키의 피곤하고 바쁜 직장인들도 아침을 챙겨 먹고 다니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터키 직장인들은 아침에 시미트, 포아차, 아츠마 같은 간단한 빵 종류와 차이(홍차)를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시미트는 조금 큰 도넛 모양으로 겉에 참깨가 빼곡히 붙어있는 빵으로, ‘시미트 사라이’라는 세계적인 체인점이 있을 정도로 터키를 대표하는 빵이다. 포아차와 아츠마는 PLAIN도 있고, 속에 감자, 시금치, 치즈를 넣은 것도 있는데 담백한, 전형적인 식사용 빵이다. 그리고 시간이 좀 된다면 뵤렉을 아침 식사로 먹는 경우도 많다. 뵤렉은 얇게 편 밀가루 반죽을 겹겹이 쌓아 만든 것으로 이 역시 안에 치즈, 감자, 시금치 등이 들어간다. 이렇게 어떤 빵으로 조식을 하더라도 터키인들은 차이와 함께한다. 차이는 보통 터키의 멋진 잘록한 곡선의 유리잔에 서빙되는데, 몸통을 잡으면 뜨겁고, 윗부분의 끝을 엄지와 검지로 잡고, 천천히 마셔야 한다.
제대로 된 카흐발트는 주로 배 모양의 터키 전통 빵 에크맥과 같이 먹는데, 올리브, 다양한 치즈와 잼이 있고, 토마토, 고추, 민트, 오이를 포함하는 약간의 야채, 혹은 샐러드와 꿀과 버터가 같이 서빙된다. 그리고 이와 별도로 계란 요리들이 추가되는데, 구리 냄비에 요리되어 나오는 것이 일반적인데, 평범한 계란 반숙부터, 터키 소시지인 수죽을 올린 것도 있고, 토마토와 같이 요리한 메네멘까지 있다. 물론 차이는 당연히 서빙된다.
이스탄불에는 몇몇 유명한 카흐발트 맛집이 있지만 우리 가족의 제1 픽은 폴로네즈 쿄이의 Polina Sube(폴리나 슈베)라는 곳으로, 이스탄불의 아시아 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아름다운 숲길을 한참 달려야 나오는 숲 속의 멋진 정원과 같은 곳이다. 폴로네즈 쿄이는 과거 폴란드 유민들의 정착을 위해 술탄이 이곳을 지정해 주면서 붙여진 이름으로 ‘폴란드인의 마을’이라는 뜻이다. 이 폴리나는 터키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다양한 ‘잼이 있는 카흐발트’로 유명한 곳이다. 폴리나에는 계절마다 나는 과일로 만든 다양한 잼을 맛볼 수 있는데, 아카시아 꽃이 피는 봄에는 아카시아 꽃으로 만든 쨈도 맛볼 수 있다. 또, 폴리나가 유명한 것은 안주인이 가꾼 오밀조밀하고 아름다운 정원인데, 다양한 꽃들과 식물들이 천정과 벽, 홀을 장식하고 있다. 아침 일찍 깨워 아직 꿈속에서 있던, 투덜거리던 애들의 마음을 한순간에 밝게 만들어주는 분위기와 맛을 줄 수 있는 곳이 폴리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