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클라바 이야기

다양한 터키 디저트 중 가장 유명하고, 대표적인 것이 바클라바 일 것이다. 반대쪽이 비치도록 얇게 편 밀가루 반죽을 겹겹이 쌓고, 그 안에 호두, 피스타치오등을 잘게 부수어 넣어 구워내고, 그 위에 한번 더 꿀이나 시럽을 뿌려, 아래는 다소 눅진한 듯 촉촉하고, 윗부분은 바삭거리는 바클라바. 어떤 식당이나 카페에서는 바클라바를 반으로 잘라 그 안에 터키식 아이스크림 돈두르마, 혹은 백종원 씨가 천상의 맛이라고 표현한 카이막을 넣어 샌드위치처럼 만들어 주기도 한다.

앞서 도자기 편에서 언급했던 EBS 다큐멘터리 [100년의 가게]에 소개되었던 바클라바 상점이 이스탄불에 있다. ‘카라쿄이 귤루오을루’ – 카라쿄이는 본점이 위치한, 탁심 아래쪽 해안가의 지역 명으로 그들의 정식 상호는 ‘귤루오을루’가 된다. 이 가게는 이스탄불에서 가장 유명한 곳으로 수많은 관광객들도 여기에서 바클라바를 구입한다. 또 ‘귤루오을루’는 사업 수완이 좋아서 터키 내 다른 도시에도 체인이 많고, 심지어 사우디에도 커다란 분점이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귤루오을루 바클라바는 그들만의 독특한 향이 있어서 다소 걸리는 느낌이 있다.

솔직히 사무실 터키 직원들 사이에서 귤루오을루 바클라바는 약 3위 정도에 불과하다. 이제 이스탄불이 아니라 터키에서 제일 유명한 바클라바를 소개하겠다. 바클라바가 가장 유명한 도시는 터키 남부의 가지안텝이다. 가지안텝은 바클라바의 속재료이기도 한 피스타치오가 유명한 도시이기도 하다. 가지안텝에서 가장 유명한 바클라바는 다소 전통적인 분위기의 ‘이맘 차으다시 바클라바’와 다소 현대적인 ‘코착 바클라바’다. 이 두 가게가 아마 터키 전국에서 1, 2등 일 것이다. 나에게 이 둘의 맛의 차이를 구별할 능력은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두 집은 귤루오을루에서 맡았던 향은 없다. (사실 귤루오을루도 가지안텝이 고향이다. 가지안텝에도 과거 귤루오을루의 본점이 아직 영업을 하고 있다) 그리고 큘루오을루도 마찬가지지만, 이 세 곳의 바클라바는 전혀 달지 않다. 처음 터키에 가서 바클라바를 먹어 보고는 디저트라 이렇게 달구나 생각했는데, 그것은 오해였다. 좋은 바클라바는 그렇게 달지 않고, 적당한 단맛이 있다.

가지안텝에 볼일이 있어 왔다가, 돌아갈 때는 꼭 바클라바를 사가는 것이 터키인들의 불문율이다. 공항 대기실에서 보면 사람들은 정확하게 두 진영으로 갈린다. 이맘 차으다시 바클라바 선물 포장을 들고 있는 사람과 코착 바클라바 선물 포장을 들고 있는 사람. 나는 가끔 이맘 차으다시 바클라바를 전화로 주문했는데, 이 바클라바는 항공 화물로 터키 어디든 2-3일이면 도착한다. 이맘 차으다시 바클라바와 코착 바클라바는 터키인들에게 최고의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