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션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이것은 마치 태고와 같은 과거에 있을 법한 일이지만, 그는 단편을 읽으며, 현대 SF영화 속 ‘자신이 사람인 줄 알고 있던 클론의 자의식’ 같은 것을 떠올렸다. 그의 의식에서 태고(과거)는 미래와 이미지로 만나는 듯하다. 단편에서 공상은 주인공의 꿈을 통하여, 그리고 꿈과 현실에서 점점 부풀려지다, 마지막 문장에서 ‘펑’ 터지며(혹은 아! 하는 각성을 일으키며) 카타르시스를 만든다. 현재는 지극히 평범한 결론이지만 보르헤스의 시대에는 독특했을지도 모르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단편으로, 그는 이 작품이 [기교들]에 실리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보르헤스에 대한 그의 학습과 인식의 관성에 따라, 이 공상적인 이야기 속에서 그는 계속 뭔가 심각하고 진지한 것을 찾으려 했다. 그래서 그는 앞부분의 ‘젠드어’라는 주인공의 모국어와 신처럼 보이는 ‘불’의 이미지를 확대하여 세상 종교의 원형으로써 페르시아의 ‘조로아스터교’를 떠올렸고, 소설 속 폐허의 신전 이미지를 조로아스터 교도들의 황량한 조장터와 비교 연상하면서, 이 단편을 매우 종교적이고 신비적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어쩔 수 없이 그는 뻔한 모더니스트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