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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착한마녀 Dec 19. 2021

드로잉-수정테이프

인생을 닮은 수정테이프

수정테이프를 많이 쓰는 편이다.

집에서나 직장에서 거의 매일 쓸 일이 있으니

한 달에 1개 이상은 쓰는 것 같다.

 

갑자기 수정테이프 하나가 내 눈에 들어왔다.

스케치북을 꺼내 그려보았다.


수정 테이프를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하게 문제없이 쓸 때도 있었지만

쓰다 보면 갑자기 빡빡해져서

잘 굴러가지 않을 때도 있고,

반대로 너무 느슨해져서

풀어져 버릴 때도 있었다.


그나마 케이스를 열어서 고쳐 쓸 수도 있었지만

오히려 더 엉망으로 만들어서

구제불능이 된 채 쓰레기통으로 버려질 때도 있었다.


초록색과 노란색 톱날이 잘 어울려 돌아가면서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수정테이프를 보면서

문득 우리네 인생이 보였다.



나이 76세에 뇌에서 종양을 발견한 우리 아빠는

수정테이프의 어디쯤 와 계신 걸까?



옆 사람의 고장 난 수정테이프를 뜯어서

고쳐준 적도 몇 번 있었는데

그때마다 참 뿌듯했었는데......


우리 아빠의 뇌도 수정테이프의 케이스처럼

내가 열 수만 있다면

착한 내 아빠를 괴롭히는 나쁜 종양을 꺼내어

고쳐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히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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