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날

[엽서 동화 편]

by trustwons

추석날


오늘은 추석날이다. 엄마와 아빠랑 함께 기차를 타고 시골로 가는 순애는 마냥 즐겁기만 했다. 달리는 기차 안에서 순애는 손으로 턱을 받치고는 차창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달리는 기차의 창문으로 순애에게 바라보이는 산과 들과 전봇대와 집들이 모두 뒤로 달리고 있었다. 순애는 창밖의 하늘을 바라보았다. 맑은 하늘에는 하얀 구름들이 양떼처럼 고향길을 가나보다 하고 순애는 생각을 하였다. 달리는 기차 안에는 고향길 가는 사람들이 가득하였다. 여기저기 사람들의 떠드는 소리가 있어도 순애는 흘러가는 풍경에만 몰두하여 바라보고 있었다. 날아가는 새들도 멀어져가는 집들도 순애는 바라보고만 있었다.


"순애야! 뭐하니? 이거 먹으라~"


순애의 엄마가 우유와 삶은 계란을 껍질을 벗겨서 순애에게 주며 말했다. 순애는 창문을 바라본 채로 엄마가 준 우유와 삶은 계란을 먹고 있었다.


"천천히 먹으라~ 체하겠다."


순애의 엄마는 순애가 먹는 모습을 보더니 걱정이 되는지 한 마디 말했다. 순애는 들었는지 못들었는지 창밖을 주시해 바라보면서 손에 든 계란을 입안에 쳐넣었다. 순애는 창문에 이마를 대고는 달리는 기차길을 내려다 보았다. 기차가 얼마나 빠르게 달리는지 순애는 마냥 신기하고 즐거웠다. 기차길가에 풀들이 얼마나 순간적으로 사라져가는지 순애는 눈동자를 빠르게 움직이며 스쳐가는 풀들을 보느라 손에 들고 있는 우유병이 기울어져 우유가 흘러내리는 것을 몰랐다. 옆에 있던 순애 엄마가 급히 순애의 손에서 우유병을 낚아채었다.


"얘는 뭘 보느라 저리도 정신이 없을꼬?"


순애는 목이 아픈지 어깨를 들썩이면서 자세를 바르게 하였다. 그리고 기차 안을 휙 들러보고는 기차의 천장을 바라보았다. 어느덧 기차는 순애의 시골집이 있는 역에 도착을 했다. 순애는 아빠와 엄마의 뒤를 졸졸 따라가며 시골집에 도착을 했다. 시골집에는 천척들이 많이 모여 있었다. 사촌 언니도 있고, 동생도 있었다. 순애는 초등학교 2학년이라서 언니 오빠가 더 많았다. 마당에는 검둥이 강아지도 있었다. 곧 순애는 언니들을 따라 닭장으로 갔다. 닭들이 먹이를 먹는지 땅을 콩콩 찍고 있는 것을 순애는 보았다. 병아리들은 어미 닭 뒤를 조르르 따라 다니고 있었다. 물을 먹는 병아리는 물 한 모금을 먹고는 하늘을 쳐다보며 뭐라고 중얼중얼거렸 다. 순애는 이러한 닭들과 병아리들이 너무나 신기하고 재밌어 했다.

어느새 날이 어두워지고 저녁이 되었다. 넓은 마당에 자리를 깔아놓고는 친척 어른들이 모두 나와 앉아 있었다. 마당 한 가운데에는 모닥불이 탁탁 소리를 내며 활활 타고 있었다. 모닥불에서 연기는 하늘 높이 날아 올라가고 있었다. 순애는 신기해서 고개를 들고 연기가 어디까지 날아오르나 바라보고 있었다. 이 때에 사촌 언니가 순애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뭘 그렇게 쳐다보고 있니?"

"언니야~ 연기가 꽤 높이 날아오른다. 어디로 갈까?"

"어디로 가긴 하늘나라로 가는 거겠지. 봐라~ 저기 별들이 보이제? 연기가 하늘로 날아가서는 별이 되는기라!"

"정말? 연기가 하늘로 날아가서 별이 된다고?"

"그럼, 니 몰랐나?"


순애는 어둥누 밤하늘에 별들이 총총이 보이고 손에 닿을 듯해 보였다. 그래서 순애는 손을 높이 들어 별을 만져보려고 했다. 그러자 순애는 하늘에 별들이 가까이 다가와 속삭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순애야~"


순애는 별들이 자기를 부른다고 생각을 했다. 그리고 더욱 귀를 쫑긋 세웠다. 그때에 사촌 언니가 다가와 순애의 팔을 잡아 당기고는 말했다.


"니는 내가 불러도 안들리나? 이리 온나!"


순애는 사촌언니의 손에 이끌려 돗자리위에 앉았다. 그리고 시원한 과일들을 먹었다. 순애는 이렇게 친척들이 다 모여 있는 것이 마냥 즐거웠다. 더욱이 순애는 언니랑 오빠들이 함께 놀아주는 것이 좋았다. 순애는 피곤한줄도 모르고 밤늦도록 놀았다. 순애에게는 추석날이 가장 행복한 날이었다. 순애는 언니들이랑 방안에서 함께 방바닥에 누웠다. 언니들은 자리에 눕자 바로 잠이 들었다. 그러나 순애는 피곤할텐데도 잠이 오지 않았다. 옆에 누워 자고있는 사촌 언니들의 자는 모습을 유심히 바라보다가 작은 창밖을 바라보았다.


"안녕~ 순애야! 밤이 깊었지? 아직 안자고 있구나?"


깜짝 놀란 순애는 인상을 쓰면 창밖을 뚤어져라 쳐다보았다. 작은 창문에 별똥별이 지나갔다. 순애는 벌떡 일어나 앉았다.


"뭐지? 뭐가 지나갔지?"

"나야~ 별똥별! 잘자라~"


순애는 빙글레 웃으며 자리에 누웠다. 그리고 스르르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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