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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 제비꽃
[소라 섬 소녀가 그리다]
by
trustwons
Oct 15. 2022
기숙사의 숙소에서 소녀는 창가를 향해 아무 생각 없이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지난밤에 광일 오빠랑 긴 밤을 지새우고 난 후에 떠나간 오빠의 자취를 더듬는 마음이 끝없이 밀려오고 있었다. 전에도 보지 못한 소녀의 모습이었다.
오래전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에도 소녀는 그토록 방황하지는 않았었다. 그날도 소녀는 할머니 곁을 지켜드려야지 하며 밤 깊은 줄도 모르고 할머니와 함께 보내다가 할머니가 잠이든 후에 까닭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동굴로 걸음을 옮겼던 소녀는 그토록 방황하지는 않았었다.
그런 소녀 금소라는 국제 기숙사의 숙소에서 마음이 구름 위를 떠가는 듯한 자신을 바라보면서도 그대로 가만히 내버려 두고 있었다. 같은 국제기숙사에 있는 광일 오빠를 찾아갈 수도 있을 텐데도 소녀는 밤하늘에 구름이 가는 대로 마음을 구름 위에 두고 있었다.
소녀는 언제나 자신은 외롭지 않다고 생각해 왔었다. 할머니와 둘이 소라 섬에 살 때도 소녀는 외로워하지 않았었다. 오히려 소녀는 명랑하게 지내었었고, 주변에 갈매기도, 토끼도, 소라도, 해와 달도 벗 삼아 지냈었다.
또한 자매교회에 친구들도 많았었다. 그리고 엘리자와 스미스를 알게 되면서 더 넓은 세상을 알게 되고, 엠마와 로라와 소피아도 알게 되었었다. 그때는 소녀에게는 새롭게 느끼고, 함께 나누며 즐거웠고, 꿈도 많았었다. 소녀는 항상 열정에 넘쳐 있었다.
그런 소녀가 광일이 오빠로부터 제비꽃을 받았을 때에 오빠가 한 말이 뇌에서 떠나질 않았다.
"이 꽃 이름이 뭔지 아니?"
"제비꽃이잖아~"
"그래, 제비꽃이지.. 난 이 꽃을 볼 때마다 어머니를 생각하지. 이제는 우리 금소라를 생각하게 되는구나!"
"난 제비꽃을 보면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를 생각하게 돼!"
"음.. 그래! 마리아는 순전하고 사랑스러운 여인이었지."
"난, 하나님이 아담에게서 여자를 만드실 때도 생각나! 얼마나 아름다웠을까? 그 두 사람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시고 하나님은 매우 보기 좋았다고 했어! 난 소라 섬에서 제비꽃을 보면 절로 감탄을 했었어!"
"그럴만하지! 추운 겨울을 견디고 따스한 봄이 오는 때에 곧추서서 햇볕을 흠뻑 받으며 핀 제비꽃의 자태는 어느 누구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지!"
"오빠! 난 그래서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많이 알고 싶은 거야... 제비꽃처럼 우아하면서도 소박한 모습... 그리고 많은 신비를 담고 있기에 옛사람들도 식용과 약초로 쓰여왔다잖아~"
"오~ 넌 어디까지 아는 거냐? 도대체, 어떻게?"
"ㅋㅋ 날 무시하지 마~ 난 엄마를 닮아서 그래! 책과 인터넷은 너무나 놀라워!"
"참 좋은 시대야! 참새가 방앗간을 발견한 셈이군."
"뭐야? 내가 참새란 말이야~"
소녀는 광일 오빠랑 나누었던 것을 생각하며 살며시 미소를 띠고는 창가에 놓여 있는 제비꽃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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