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라 섬에 노루귀풀

[소라 섬 소녀가 그리다]

by trustwons

소녀는 국제기숙사에 있는 숙소에서 창밖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멀리 보이는 호수에서 소라 섬 바다를 연상하고 있었다. 어릴 적부터 소녀의 놀이터였던 소라 섬에서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자 제일 먼저 꽃을 피우는 노루귓풀에서 희망을 품었던 시절을 생각하고 있었다. 돋아나는 풀에서 곧게 뻗어 꽃을 피우는 들꽃, 이름조차 모르는 소녀에게는 마음으로부터 움터오는 벅찬 기쁨, 한 해에 새 희망을 주는 들꽃이었다. 그런 들꽃 이름을 미국에 와서 다시 만나니 더욱 소라 섬이 그리워졌다. 인터넷으로 들꽃 이름을 찾으니, hepatica flower 라 부름을 알았다. 한국 이름으로는 노루귀라 부른다. 그러나 소녀는 그 들꽃을 발견하면 마치 하나님과 대면하는 기쁨을.. 아니 하나님의 낯을 뵈는 기쁨을 느껴었다. 그래서 소녀는 님의 낯이라 부르곤 했었다.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햇살에 제일 먼저 환하게 꽃을 피우는 모습에서 하나님의 얼굴을 보는 느낌이었었다.


"아~ 하나님 아버지! 당신의 얼굴을 보는 기쁨이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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