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화창한 날이 되면 자연히 발걸음은 공원으로 인도한다. 여유롭게 걸음을 걸으며 공원이나 뒷산으로 향하는 마음은 참으로 평온하다. 공원의 한쪽 벤치에 앉아 한가로이 주변을 살피며 마음은 하늘 구름처럼 유유하였다.
그때에 사람들이 하나 둘 지나가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나이 든 할아버지가 지나가든, 젊은 여인들이 걸어가든, 또는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가든, 사람들의 모습은 참 아름답다.
때론 사람이 강아지를 데리고 나오는 모습도 바라보게 된다. 어떤 사람은 강아지를 끌고 앞서 가는 모습으로 보게 된다. 또는 어떤 사람을 강아지가 끌고 가는 모습을 보게 된다. 또는 사람과 강아지가 함께 여유로이 걸어가는 모습을 보기도 한다. 또는 강아지에 줄이 없이 너무 한가로이 가는 사람도 보게 된다.
이러한 모습을 유심히 바라보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람과 강아지의 관계를 생각하게 된다. 사람과 강아지의 관계를 이어주는 것은 줄이다.
A형에는 강아지에 맨 줄을 잡아당기면서 사람이 앞서 가는 모습이다. 강아지는 대부분 끌려가다시피 한다. 이런 관계는 사람이 주도권을 가지고 있다. 강아지는 자유롭지 못하고 사람의 의지대로 따라야 한다. 그리고 B형에는 강아지가 사람 앞에 앞서가면서 사람을 끌고 가는 모습이다. 이런 관계는 강아지가 주도권을 가지고 있다. 사람은 강아지가 하는 대로 따를 뿐이다.
여기서 A형과 B형은 강아지와 사람이 서로 충분한 교감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즉 일방적인 관계인 것이다.
한편 C형에는 사람과 강아지가 편하게 걸어가는 모습이다. 여기서는 주도권이 없다. 서로 상생하는 관계라 할까? 서로 충분한 교감을 이루고 있는 셈이다. 줄은 단지 관계적 의미만 줄 뿐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D형에는 사람과 강아지 사이에는 줄이 없다. 그런데도 서로 함께 있을 수 있는 것은 배려가 있는 관계를 말해준다. 즉 서로 구속받지 않으면서, 또는 주도권을 작용하려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서로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은 상호의 신뢰가 형성된 관계라 할 수 있다.
여기서 강아지의 목줄이란 인위적 관계를 말해준다. 그러나 줄이 없어도 관계를 가질 수 있다. 특히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줄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목줄이란 인본주의, 산업화에서의 관계, 즉 이해관계를 형성한 것을 의미할 뿐이다.
사람과 강아지의 관계를 그럴 수 있겠다. 그러나 인간관계에서는 매우 위험한 사슬이 될 것이다. 즉 구속관계, 소유권적 관계가 되기 때문이다. 마치 노예를 부리는 관계처럼 말이다. 하지만 인간이 넘어서는 안 되는 것은 인간의 존귀함을 훼손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것은 죄악이기 때문이다.
부모라도 자녀를 소유하는 식의 관계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런 부모는 자녀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함부로 행동을 한다. 자녀의 자존심을 파괴하는, 즉 개인의 자유의지를 파괴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사실을 말이다.
여기서 조선의 역사를 보면 대의명분(大義名分)이라는 슬로건(개줄 같은)으로 인간사회를 지배하는 도구로 삼아왔다. 대의명분에는 왕도 굴복해야만 했다. 위에 그림에서 A, B, C, D의 유형 중에 가장 아름다운 관계는 D형으로써 신뢰의 관계인 것이다. 선악의 황금을 품은 인간은 교만함과 탐욕의 토양에서 인간의 존귀함뿐만 아니라 자연의 섭리(自然常生)의 창조자의 의지를 철저하게 파괴하고 배제해 왔다. 그것이 바로 바벨탑의 상징인 인본주의 사상을 대의명분으로, 강아지 목줄로 삼아 인간세계를 지배하고 발전해 갔던 것이다.
천지를 창조하신 창조자는 인간을 자기들의 형상대로 만들자 하며, 인간을 창조했다. 그 인간이란 자유의지를 특권으로 주셨다. 그 특권인 자유의지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모른다. 창조자도 그 특권을 함부로 간섭하지 않는다. 그리고 인간에게 그 특권을 얼마나 잘 사용하는지를 지켜보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식물에게도 상생(常生)의 특권을 주었다. 그러므로 천지는 서로 충돌함이 없이 잘 운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놀라운 이치를 과학자들은 찾아내어 자연법칙이란 용어로 이해를 하고 있는 것이다.
예) 천민들이 자녀를 호칭할 때 쓰는 말, 내 새끼, 내 똥강아지, 널 낳은 어미다, 내가 낳은 내 새끼야, 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