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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나왔어!

[엽서 동화 편]

by trustwons

-엽서 동화 편-

오빠~ 나왔어!


설이는 아침마다 꽃동산에 간다. 그리고 푯말 앞에 쪼그리고 앉아서 한참이나 꽃동산을 바라본다. 그러던 어느 날 설이는 오빠에게 말했다.


“오빠! 왜 안 나와?”

“아직 멀었어. 열 밤을 자야지.”

“열 밤이 지났잖아!”

“아냐, 더 있어야 해. 앞으로 열 밤!”

“치~ 열 밤 지났는데........ 또 열 밤?”

“그럼.”


설이는 다시 꽃동산으로 뛰어갔다. 오빠는 물뿌리개를 들고 설이의 뒤를 따라갔다. 설이는 오빠가 꽃동산에 물을 주는 것을 지켜보았다. 흙들이 촉촉이 젖었다. 바람이 살랑 불어온다. 설이는 오빠가 가져다 놓은 웅덩이 속에 올챙이를 바라보았다. 올챙이들이 이리저리 꼬리를 흔들며 돌아다니는 것을 설이는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리고 설이는 꽃동산에 싹이 돋아난 것을 발견했다.


“오빠, 오빠! 여기 뭐가 나왔어?”

“응! 뭐가?”


오빠는 설이에게로 쪼르르 달려왔다. 큰 바윗돌 옆에 싹들이 돋아나오고 있었다. 설이도 오빠도 신났다. 그리고 설이는 깡충깡충 뛰며 좋아했다.


“와~ 싹이 나왔다. 엄~ 마~ 싹이 나왔어요.”


설이와 오빠는 부엌으로 달려가 엄마에게 말했다.


“오호~ 그래? 너희들이 사랑의 물을 주어서 빨리 나왔나 보다.”

“사랑의 물?”


설이와 오빠는 이구동성으로 받아 외치며 서로 쳐다보았다.


“오빠! 사랑의 물이 뭐야?”

“꽃동산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물을 주었다는 소리야!”

“나도! 꽃동산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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