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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봐! 있잖아~

[ 엽서 동화 편]

by trustwons

따스한 봄날이었다. 아직은 겨울 옷을 벗어 놓기에는 이른 날씨 었다. 윤아는 할머니의 친구의 딸이 결혼하는 날에 할아버지와 할머니와 함께 결혼식에 갔다. 만 세 살인 윤아는 결혼식을 처음 와 보았다. 할아버지의 무릎 위에 앉은 윤아는 의자마다 촛불이 켜져 있고, 촛불 사이로 보이는 신랑과 신부를 열심히 보고 있었다.


"할아버지! 누가 결혼해?"

"할머니 친구의 딸이 남자 친구랑 결혼하는 거야."

" 옷이 예쁘다~"

"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은 예쁜 옷을 입는 거야."

" 나도 입을래!"

"허허, 윤아가 더 커서 사랑하는 사람이 생길 때 입는 거지."

"나도 사랑하는 사람 있어!"

"누군데?"

"엄마!"

"그럼, 엄마가 예쁜 옷을 사 주실 거야."

"정말?"

"그럼."


윤아는 결혼식을 마치고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따라 식당으로 갔다. 윤아는 할머니의 친구들이랑 함께 식사를 했다.


"얘가 누구야?"


할머니 친구 한 분이 할머니에게 물었다.


"외손녀야."

"어머~예쁘게 생겼다."


그리고는 할머니 친구는 윤아에게 만원을 주었다. 윤아는 두 손으로 예쁘게 만원의 지폐를 받았다. 그리고 윤아는 돈을 짝 펴서는 하늘을 향해 벌리고는 햇볕을 가렸다.


"할아버지! 이것 봐~ 보이지? 돈이야."

"오~ 그래 돈이구나."


윤아는 돈을 할아버지에게 줬다. 할아버지는 윤아의 돈을 받아서는 접고 접어서는 윤아의 주머니에 넣어주었다. 윤아는 손으로 주머니를 톡톡 치면서 일어나 뛰어나갔다. 할아버지도 윤아의 뒤를 따라갔다. 윤아는 햇볕이 내리쬐는 복도로 달렸다. 할아버지도 윤아의 뒤를 따라 빠르게 걸어갔다.


"할아버지! 날 찾아봐라~"


할아버지는 두리번 하시면서 윤아를 찾는 시늉을 했다.


"어디 있나?"

"메롱~ 나 여기 있지롱~"


윤아는 기둥에 숨었다가 나오면서 소리를 쳤다. 그리고 다시 뛰기 시작했다. 그때에 윤아의 주머니에서 만 원짜리 돈 지폐가 슬그머니 떨어졌다. 할아버지는 윤아의 뒤를 따라가다가 만 원짜리 돈을 주었다. 그리고 할아버지는 앞서 달리는 윤아에게 말했다.


"윤아야! 너, 돈 어디 있니?"

"여기~"


윤아는 자기 주머니 속에 손을 쓱 넣었다.


"어? 없어졌네?"

"거봐~ 마구 뛰니깐 없어졌지."

"아냐! 할아버지가 가져갔을 거야~"

"아닌데? 아까 윤아의 주머니 속에 넣어줬지~"

"아냐! 맞아~"


윤아는 할아버지의 주머니를 뒤지려고 했다. 할아버지는 여기 있다고 하며 손에 있는 만 원짜리 돈을 보여줬다.


"거봐! 있잖아~ 할아버지가 가져갔잖아!"


그만 할아버지는 윤아에게 호되게 혼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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