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동화 3 편 - 다르 소녀와 달무리 검]
제주도 관광을 마치고 민박집으로 들어선 일행은 매우 놀라고 말았다. 제일 먼저 민박집 마당에 들어선 은비와 인선은 그 자리에 멈춰 서고 말았다. 뒤따라 들어오던 미수와 민지는 마당에 꾸며져 있는 화려한 전등들이 켜지고 차려져 있는 화려한 음식들에 함성을 질렀다.
“와~ 이거 뭐냐? 오늘밤에 가든파티?”
뒤따라 들어오는 예지와 선생님은 빙그레 웃었다. 그리고 다르와 하루와 린다와 줄리아는 뒤에서 기웃거리고 있었다.
오늘밤이 민박집에 묵는 마지막 날이었다. 아니 제주도에서 자는 날이 마지막인 셈이다. 그래서 예지와 선생님은 사전에 민박집 아주머니에게 특별히 준비를 부탁했던 것이었다. 아마도 이 모든 경비는 학교 교장선생님이 특별히 선사한 특활비인 것이다. 선생님은 그것을 멋지게 쓰려고 예지와 의논한 것이었다. 민박집 아주머니가 출장타피 전문 업체에 부탁을 해서 오늘밤에 마당에 차려놓았던 것이었다.
뷔페식 음식들이 제주도의 특산물로 가득 채워졌다. 그 유명한 흑돼지 구이와 갈치매운탕 그리고 다양한 생선회들과 황금 귤을 비롯해서 다양한 과일로, 거기에다 바다가제까지 있었다. 여학생들은 차려놓은 것들을 돌아보느라 정신이 없다.
“자~ 모두들 자리에 앉아 봐요! 예지가 보고할 게 있데.”
그러자 여학생들은, 다르와 하루가 같이 앉았고, 은비와 인선이가 같이 앉았고, 민지와 린다와 줄리아가 함께 앉았다. 미수는 선생님과 함께 자리에 앉았다. 예지는 모두 앉아 조용해지자 입을 열기 시작을 했다.
“오늘은 제주도 여행을 마지막으로 우리의 여름여행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밤이거든, 그리고 특별히 선생님이 우리와 함께 해주시고, 학교 교장선생님께서 특활비로 주신 것으로 오늘의 가든파티를 가지기로 선생님과 의논한 것이야. 그리고 또 한 가지는 미수가 우리와 함께 활동해 준 것과 그동안 힘들어했던 하루가 용기를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축하는 마음으로 가든파티의 의미를 두고자 해! 너희들 생각은 어때?”
“좋아~ 미수와 하루를 위하여 환영해!”
“우리 인선이도 빼놓으면 안 되지~”
은비는 인선이가 빠진 것을 섭섭해하며 인선을 토닥거리며 말했다. 그러자 여학생 모두는 인선에게 박수를 보내며 소리쳤다.
“그래, 인선이도 우리와 함께 하는 거다~ 환영해!”
그러자 인선은 너무 기뻐서 은비 언니를 껴안았다. 인선이 옆에 있던 민지와 린다 그리고 줄리아가 인선을 안아주었다. 선생님도 여학생들의 반응에 매우 만족해하였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시면서 여학생들에게 말했다.
“자, 이제 일어나서 음식들을 들어요. 예지가 먼저 앞장서라!”
예지는 수지를 끌어들여 함께 음식들을 접시에 담으며 이동을 했다. 뒤를 따라 다르와 하루가 이동을 했고, 다음은 민지와 린다와 줄리아가 그리고 은비와 인선이가 이동을 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시던 선생님은 맨 나중에서야 음식을 접시에 담아와 자리에 앉았다. 여학생들이 음식을 먹는 모습을 지켜보시던 민박집 아주머니는 고개를 끄덕이시면서 안으로 들어갔다.
이 날따라 하늘엔 별들이 총총했다. 하지만 마당에 장식된 전등들도 미소 짓듯 더욱 아름답게 불빛을 비추어주었다. 그렇게 오붓한 가든파티를 마치고 너부러져 있는 그대로 둔 채로 집안으로 모두들 들어갔다. 그리고 예지와 다르는 선생님과 자리에 남아서 내일의 일정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특히 린다와 줄리아 그리고 하루는 제주도 여행이 쉽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을 하며, 제주도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한라산 등반인 것이었다.
그러나 내일은 오후 5시에 제주공항에서 서울로 가는 항공편이 예약된 상황이어서 한라산 등반은 어려울 것이라는 것에 아쉬운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때에 은비가 마당으로 나왔다.
“여기서 뭣들 하지? 뭘 꾸미고 있지?”
“응, 은비 왔니? 네 생각은 어때?”
다르가 은비를 옆으로 당겨 앉히고는 말했다. 은비는 자리에 앉자마자 물었다.
“뭔데? 내용을 말해주어야지!”
“내일 여기를 떠나는 날이잖아~ 그런데 마지막으로 한라산 등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한라산 등반? 어떻게 하냐? 하루는 잡아야 하지!”
“그래? 넌 뭔가 좋은 기발한 생각을 해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기발한 생각? 있지!”
“그게 뭔데? 말해봐!”
“우리에겐 특별한 것이 있잖아!”
은비는 자신의 목에 걸려있는 목걸이에 천사를 만지고 있었다. 예지와 다르는 은비의 행동을 보자 곧바로 눈치를 챘다. 그리고 다르가 말했다.
“그래, 순간이동을 하면 되겠다. 엘로이도 부를까”
그때에 민박집 대문에서 한 은발의 여인이 들어오면서 말을 걸었다.
“실례합니다. 이 깊은 밤에 뭘 하십니까?”
다르와 예지와 은비는 놀란 표정을 하고 여인을 바라보고 있었다. 선생님도 당황하여 지켜보고 있었다.
“왜들 놀라십니까? 지나가는 길에 대화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저희의 대화를 들었다고요? 저 멀리 서요?”
“그렇습니다. 내일 한라산 등반을 생각하고 계시지요? 예지가 잘 이끌도록 하세요.”
“예지? 저는?”
“호~ 다르답지 않는 태도입니다. 질투하십니까?”
“엘로이?”
“이제야 알아보는군? 형광등인 줄 알았네요. 새벽에 좋은 일 했습니다. 선생님은 힘이 장사십니다.”
“어머? 이런 모습으로 나타났어!”
“그런 말을 하시면 안 됩니다. 선생님이 놀라시잖습니까? 내일은 날씨가 좋을 겁니다. 예지 수고해요. 저는 이만 바빠서 실례했습니다.”
엘로이는 탁자에 있는 음료수를 마시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민박집을 떠나갔다. 이때에 선생님이 정신이 들었는지 입을 열었다.
“저 여인은 너희가 아는 분이냐?”
“네, 가끔 이렇게 놀라게 해요.”
다르가 당황해하면서 선생님께는 자세히 말하지 않고 얼버무려 말했다. 그리고는 예지와 은비에게 눈치를 보냈다. 예지와 은비는 알았다는 듯이 미소를 지으며 선생님께 말했다.
“선생님, 너무 늦었어요. 이만 들어가세요. 내일은 한라산 정상에 가는 걸로 해요.”
예지와 다르와 은비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선생님은 멍하니 자리에 그대로 앉아 있었다.
“참, 이상한 일이야? 이 밤중에 웬 은발의 여인이 왔다 가다니......”
그리고는 선생님도 안으로 들어가셨다. 한바탕 여학생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더니 곧바로 불이 꺼졌다. 선생님도 건넌방에 들어가 잠시 침대에 앉았다가 바로 자리에 누우셨다.
다음 날 해가 떠오른 지 꽤 시간이 되었고, 민박집 방문마다 햇빛을 비추며 어서 일어나라고 해는 온몸을 태우고 있었다. 제일 먼저 눈을 뜬 것은 인선이었다. 인선은 말똥말똥 눈을 뜬 채로 이리저리 쳐다보면서 생각에 잠겨 있었다.
“언니들은 참 좋은 언니야~ 그런데 좀 이상한 언니들이야. 이제 나도 언니들이랑 함께 하는 거지? 언니들이랑 살고 싶어!”
그때에 누군가 커튼을 걷어내고 있었다. 미수언니였다.
“언니야~ 안녕! 좋은 아침!”
“오? 인선이 깼었어? 누워서 뭐 하고 있었니?”
“이젠 언니들이랑 함께 하는 거지? 나도!”
“그럼! 나도 함께 할 거란다. 언니들 깨우자!”
“응.”
인선은 제일 먼저 은비언니를 깨웠다. 그리고 민지언니를 깨우고, 다르 언니도 깨우고, 하루언니도, 린다 언니도, 줄리아 언니도 깨었다. 이런 모습을 미수는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고 있었다. 차례차례 모두 일어나자 잠자리를 정리했다. 그리고 우르르 거실로 나왔다. 그런데 선생님이 안 계셨다.
“선생님이 아직 안 일어나셨나 봐~”
“지금까지 주무시지 않을 텐데……. 마당에 계실까?”
예지가 거실 커튼을 걷어내자 마당에도 안 계셨다. 마당에는 어제 가든파티 했던 것들이 그대로 있었다. 미수가 부엌으로 가보니 선생님은 아주머니와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계셨다.
“여기 계셔~”
“선생님, 아주머니, 좋은 아침입니다.”
여학생들은 우르르 부엌으로 다가와 단체로 인사를 했다. 선생님과 아주머니는 웃으시며 식사준비를 계속하셨다.
“얘들아~ 우리 마당에 있는 것들을 치울까?”
“아니에요. 그대로 둬요. 이따 직원들이 와서 정리하며 가져갈 거예요. 알았죠?”
“네? 그럼 우린 뭐 하지? 짐이나 쌀까?”
선생님은 민박집 아주머니와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있을 때에 여학생들은 이리저리 흩어졌다 몰렸다 하더니 결국은 각자의 짐을 싸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에 아침식사가 다 되었다. 마지막 날 아침식사라고 아주머니는 시원한 매콤한 물회 국수를 해주셨다. 무더운 여름철에 제주도의 물회는 최고 일품이었다. 선생님은 아주머니를 도우면서 곁눈으로 제주도 물회를 배우고 있었다.
여학생들은 환호하며 제주도 물회국수를 맛있게 먹었다. 특히 일본에 사는 하루에게는 한없는 맛이었다. 그리고 린다와 줄리아는 너무나 신기하고 달콤 매콤하고 짜릿한 맛에 정신이 녹아버릴 듯하였다. 그리고 갈치매운탕과 흰밥까지 마음이 후더분하였다. 여학생들이 마당에 나와 잃었던 정신을 되찾고 있을 때에 예지와 다르는 모두 한 곳에 모이라고 했다. 그리고 선생님을 미수가 모시고 왔다.
“어제 결정한 일인데, 지금 우리는 저 한라산 꼭대기로 이동할 것이란다. 은비와 인선은 미수랑 손을 잡고, 다르와 민지는 선생님의 손을 잡고, 그리고 하루와 린다와 줄리아는 나와 함께 손을 잡고 이렇게 외치자!”
“한라산 정상으로 우리를 데려가 다오!”
모두 그렇게 중얼거리자 여학생들과 선생님은 순간 민박집 마당에서 사라졌다. 이를 본 아주머니는 넋을 잃고는 마당을 서성대며 하늘을 쳐다보다가 마당 여기저기를 살피고 있었다.
그때에 여학생들과 선생님은 한라산 정상에 와 있었다. 선생님은 정신을 잃을 뻔했었다. 예지가 선생님을 보고는 급히 선생님을 붙잡으며 말했다.
“선생님! 놀라셨어요? 여기가 어딘 줄 아셔요?”
“응, 안단다. 한라산 정상에 일전에 왔었단다. 저기가 백록담이잖니?”
“맞아요. 얘들아~ 여기서 구호 한 번 외치자!”
“좋아~ 어떤 구호?”
“참 아름다워라~ 주님의 세계는.”
“그게 구호냐? 찬양이잖아~ 어린이들이여~ 용기를 갖자! 이렇게 해야지.”
“그럼 이렇게 하자. 우리들의 세상~ 만세! 어때?”
“그거 좋다! 우리들의 세상~ 만세!”
여학생들은 세 번씩이나 그렇게 외쳤다. 그리고 단체 사진도 찍고 개인적으로도 사진을 찍었다. 물론 선생님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선생님이 아주머니가 준비해 준 제주 감귤차가 들어있는 보온병을 열어서 따스한 감귤차를 한 잔씩 여학생들에게 나누어주셨다. 여학생들은 한라산 정상에 서서 백록담을 내려다보며, 매미가 잘 날지 못하는 것을 보고 신기해하였다. 그리고 구름들이 발아래에 풍신하게 펼쳐져 있는 것에도 신기해하였다. 특히 린다와 줄리아는 감격에 정신을 잃고 바위에 앉은 채로 계속 주변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하루도 제주도가 다 볼 수 있는 것에 신기해하였다. 그리고는 나무들이 거의 없거나 짧아진 모습에도 감탄을 하였다. 뜨거운 햇볕인데도 별로 더운 줄을 모를 정도로 느껴졌다.
이제 하산하기로 하여 예지는 성판악 등산길로 하산하는 것이 좋겠다고 선생님과 대화를 나눈 후에 일행을 이끌고 하산하였다. 백록담 동능선에서 약 9km를 내려가니 진달래밭 대피소가 나왔다. 여기서 잠시 쉬었다가 약 7km를 내려가니 사라악 오름입구에 왔다. 여기서부터는 인선도 자신감이 생겼는지 제법 은비랑 앞장을 서서 하산하였다.
그렇게 2시간을 하산하여 성판악코스 입구에 도달을 하였다. 516 도로에 있는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민박집으로 왔을 때에는 오후 1시 반이 되었다. 민박집 아주머니는 연신 감탄을 하시며 시원한 파인애플과 귤을 섞은 과일화채를 여학생들에게 내주었다.
이렇게 하여 여학생들은 제주도 여행을 한라산을 마지막으로 해서 마치고는 민박집 아주머니께 그동안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고서 민박집에서 제공한 미니버스를 타고 제주공항으로 갔다. 공항터미널 안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는 5시에 출발하는 대한항공편으로 김포공항에 도착을 하였다. 일행은 김포공항에서 지하철을 타고 인천방향으로 가다가 제물포역에서 내렸다. 그리고 버스를 타고 SH여자중학교에 도착을 했을 때에는 저녁 9시가 되었다. 여학생들이 학교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들은 어머니들은 예지 오빠가 준비한 미니버스를 타고 학교로 오셨다. 미수는 아버지가 오셨다. 선생님께 고생하셨다면서 인사를 나눈 후에 미수는 아버지 함께 집으로 갔고, 다르와 예지와 민지 그리고 은비와 줄리아와 린다와 하루와 인선은 미니버스를 타고 집으로 갔다. 인선은 은비언니네 집으로 간다는 데에 너무 좋아 어쩔 줄을 몰라했다. 린다와 줄리아는 예지의 집에서 묵고, 하루는 다르의 집에서 묵고, 인선은 은비네 집에 묵고, 민지만 자기의 집으로 갔다.
하루와 집에 도착한 다르는 짐을 풀고는 하루와 창문에 서서 반짝이는 별빛을 바라보며 여행에 대한 대화를 나누었다. 그러나 다르에게는 다른 뜻이 있었다. 그동안 잊었던 달을 찾고 있었다. 그러나 달은 보이지 않았다. 실망한 다르는 하루와 침대에 누웠을 때에 다르는 여전히 창문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정말 달은 다르에게 매우 섭섭했는지 나타나지 않았다. 그때에 하루가 다르의 손을 잡았다. 다르는 잠깐 졸았었다. 하루가 자기의 손을 잡은 것을 엘로이 엔젤이 찾아와 준 줄로 착각을 했다.
“엘로이~ 정말 고마웠어! 한라산 정상에 같이 가지 못했지만, 함께 해주었으리라 믿어!”
“다르야! 나야~ 하루~ 누구랑 얘기하니?”
“응? 너야? 미안~ 내가 졸았나 봐! 엘로이 엔젤인 줄 알았어!”
다르는 몸을 돌려서는 하루를 꼭 껴안았다. 그리고 그대로 잠이 들었다. 하루도 다르를 꼭 껴안고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