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딸, 우리가 함께 마주한 봄)
>> 눈물이 먼저 말을 꺼낸 날이 있다.
아무 말도 하지 못했지만, 그 눈물이 대신 많은 것을 건넸다.
말하지 못한 감정이 조용히 스며든 그 순간을 기억하며.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암이라는 단어는
내 입에서 나왔지만
너의 눈에서 먼저 떨렸다
많은 생각을 했다
내가 제일 아픈 줄 알았는데
너를 두고 가는 게
가장 아픈 거더라
성인이 된 지 며칠도 안 된 너는
내 앞에 서서
생각보다 더 어른인 척했다
괜찮다고
이겨낼 수 있다고
우리 웃으면서 버티자고
하지만 나는 안다
너는
내 어깨를 잡고 말하는 동안에도
눈동자를 꼭 붙잡고 있었다는 걸
엄마인 나는
그제야 깨달았다
내가 더는 울 수 없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게
가장 힘든 일이라는 걸
너는 자꾸 TV를 꺼버린다
암으로 떠난 엄마 이야기,
눈물로 아이를 보내는 장면들
보고 싶지 않다고
사실 나도 그렇다
너를 두고 가는 꿈을 꾼 날은
아침 햇살이 더 서늘해진다
그럼에도 나는
널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기도한다
지금도
네가 아기처럼 느껴지고
지금도
너는 내 품 안에 있어야 할 것 같지만
하지만 나는 안다
언젠가는
그 품조차 닿지 못할 날이 온다는 걸
나는 너를
끝까지
안아줄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눈물이 먼저 흘러내려도
말보다
사랑이 먼저 들키더라도
우리가 함께 마주한 봄에
우리가 함께 마주할 봄들을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