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 모임에 나갔을 뿐인데 7

확신

by 황인섭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을 봤다.

친구와 전화로 감상평을 한참 동안 나눴는데,

그때 친구가 했던 말이 기억난다.

“근데 나는 그런 범죄물을 보면 카타르시스가 느껴져. 아슬아슬한 상황을 끌어가는 짜릿함이 있어”

나는 말했다.

“나도 그래 “

이 분야의 전문가를 모십니다.

스무 살 망망대해에서 1월 1일을 맞이하던 날 내게 '겨울의 트라우마'를 안겨줬던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친구는 신천지 포교활동의 유경험자다.

친구는

"사실 저번에도 얘기하려고 했는데.. 요즘 신천지가 심리상담해 준다면서 유도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고"

심장이 두근거리고 몸에서 열이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경우엔 그 모임 전체가 신천지 회원이야"

나는 그건 아닐 거라고 일축했다.

이 중에 누가 신천지인지 아닌지 색출해서 빼낼 거라고 했다.


다음 날 바로 자료조사에 착수했다.

로드뷰로 간판을 다시 확인했지만 성전이라는 글자만으로 신천지라는 확신을 가지긴 어려웠다.

3층인지 4층인지 기억도 확실치 않았다.


친구와 긴밀한 연락을 주고받았지만 생각보다 친구가 겪은 포교활동과 내 경우가 유사하지도 않았다.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 http://www.jesus114.net/main/main.html

라는 사이트를 들어가서 상담을 요청할까도 고민했지만 이미 의심병이 도진 나로선 이것조차 믿을 수가 없었다.


'사단'이라고 검색을 해봐도 검색결과 자체가 잘 나오지 않았다.

수업제목을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다.


어제 갔던 장소의 주소를 다시 검색해 봤다.

인천지역 신문에서 단서를 찾았다.

https://www.incheonin.com/news/articleView.html?idxno=71555

이 중에 내가 들어갔던 건물의 주소가 정확히 있었다.

해당 장소에서 시위가 벌어졌던 흔적도 찾을 수 있었다.


점점 생각이 트이기 시작했다.

모임원이 전부 신천지라는 친구의 말에도 동조되기 시작했다.

단체카톡방을 끝까지 올려 처음부터 정독했다.

심리상담가라는 사람을 모임에 초대하자고 처음 제의한 사람은 물리학과 대학원생이었다.

평소 카톡방 활동을 잘하지 않던 수수한 여자도 이번엔 등장하여 동조하는 카톡을 남겼다.


토론회 수업이 끝나고 강사가 나에게

"처음 오셨는데 수업은 괜찮으셨어요?"

라고 물어본 것.

모임장에게는 물어보지 않았다.

'모임장도 첫 참석일 텐데?'


매번 모임이 끝나고 찍은 인증사진은 어디에 보내는 건가

당근으로 다시 들어가 내 모임을 검색했다.

내가 속한 3팀 포함 수십 개의 팀이 검색된다.

다른 팀을 들어가 참가인원을 둘러봤다.

내가 속한 팀의 멤버가 다른 팀의 멤버로 중복가입 된 경우도 볼 수 있었다.


이외에도 번뇌처럼 스친 여러 과거 일들이 있다.

너무 많은 것 같은데 잘 떠오르지 않는다.


이 글을 쓰는 와중에도 모임장에게서 개인톡이 왔다.

가방을 잃어버렸는데 찾지 못했다는 내용이다.

나는 앞으로 잘 챙기게끔 도와주겠다고 답했다.

오히려 상황이 이렇게 되니 요설이 술술 나온다.


나는 조금 더 모임을 지속해 볼 생각이다.

동료와 친구들에게 이 사실을 전했다.

도파민 분비가 몸소 느껴질 정도로 짜릿하다.

그들의 실태를 파악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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