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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로직장러 Oct 10. 2022

퇴사가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마음 편히 직장생활 하기 위한 고민

회사를 다니다 보면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나도 많이 하고, 주변 동료들도 많이 한다. 습관처럼 입에 달고 다니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런 우리들 말고, 정말 회사에 나오기가 지옥같이 싫은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람은 스트레스가 너무 극심해서 출근길에 교통사고가 났으면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게 극단적인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심각한 상황에 처해있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대부분 직장 내 인간관계 문제가 원인이었다. 상사가 너무 괴롭히거나, 동료의 이간질이 너무 심해 정신적으로 너무 소진된 경우였다. 그래서 그 사람들(피해자)이 대부분 생각한 유일한 해결책은 퇴사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정말 퇴사가 유일한 해답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해당 상황을 정신력으로 극복해야지 혹은 다른 회사를 가도 그런 사람 또 있어하는 그런 판에 박힌 이야기를 하고자 함이 아니다. 어쩌면 내가 속해 있는 곳이 나름 규모가 있는 곳이니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 같기는 한데, 나는 일단 그 갈등과 고통의 원인이 되는 사람과 떨어지는 것을 우선으로 즉, 지금의 회사 내에서 조직을 바꾸는 것을 우선으로 생각해보는 건 어떨지 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회사를 다니면서 내가 속한 조직을 떠나는 것이 가능한 일인가, 어떻게 그럴 수 있는가 하는 충성스러운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은데, 지금의 조직을 못 떠나겠다면서 퇴사를 선택해서 회사를 떠나는 것은 그 충성과는 너무 거리가 있는 선택이 아닐까? 그리고, 충성이 아니라 퇴사 말고는 정말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면 생각을 바꿀 수 있게끔 왜 퇴사하지 말라는 것인지 이야기를 쭉 한번 해보고자 한다.


대부분 직장에 있는 사람들이 해당 회사를 선택했을 때에는 회사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그래도 그 회사가 주는 이미지가 좋아서 나도 그 조직의 일원이 되고 싶어서 지원해서 입사한 경우가 대부분인데, 갈등이 발생하는 것은 회사 그 자체가 아니라 회사 내 수많은 사람들 중 아주 일부분과의 문제로 회사에 대한 애정을 버리고 퇴사를 선택하게 되는 것을 많이 지켜보았다. 안타깝다. 회사가 좋아서 들어왔는데 사람과의 갈등으로 퇴사를 선택하니 말이다.


이런 문제는 회사 입장에서도 손실이다. 힘들게 사람을 뽑았는데, 회사가 아닌 아주 일부분인 인간관계 갈등으로 퇴사를 결정하는 것은 회사 입장에서는 답답한 노릇이다.




만약 현재 고민의 원인이 동료와의 갈등이라면, 팀장에게 이야기해서 해당 동료가 없는 다른 팀 내 다른 소단위 조직으로 옮겨 달라고 해보고, 팀장과의 갈등이라면 인사팀과 이야기해서 다른 곳으로 옮겨보면 좋을 것 같다.


힘들게 입사를 했는데, 회사에 특별한 불만이 없는데, 왜 굳이 그 회사를 떠나는가? 한번 다른 조직으로 옮겨보는 것을 우선으로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놀랍게도 부서원이 고민이 있다고 하고 정식으로 도와 달라고 이야기하면 대부분의 부서장들은 고민하고 도와준다. 이건 해보면 안다. 만약 그렇게 정식으로 면담을 했는데 도와주지 않는다 그러면 그땐 인사팀과 면담을 해보면 된다. 도움을 요청한 사람이 정말 회사에 해악을 끼치는 사람이 아니라면 최대한 도와준다.


회사 내에는 많은 조직이 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모든 조직은 사람이 부족하다. "우리는 사람이 충분해요"라고 이야기하는 조직(팀)을 본 적이 없다. 당신은 본 적이 있나? 지금의 당신 팀은 사람이 충분한가? 결코 아닐 것이다. 또한 그렇게 실제로 인력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겠지만, 충분하더라도 팀장 입장에서는 '인원이 부족하지만 힘들게 제가 이끌고 있어요.'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불의의 상황(?) 대비해서 좋기 때문에, 항상 인력이 부족하다고 이야기한다. 이렇게 대부분의 조직은 사람이 부족하기 때문에 당신이, 우리가 옮겨 갈 수 있는 조직은 분명히 존재한다.


아직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회사의 정서 상 특정 조직에서 누군가가 부적응 또는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 발생하면 충분히 조치해줄 여지가 있다. 스타트업이나 규모가 매우 작은 곳에서는 각 포지션마다 한정된 사람을 뽑아서 조치가 어려울 수 있지만, 그 외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퇴사보다는 회사 내 다른 조직으로 전환 배치해서 활용하는 것이 회사 입장에서도 이득이기 때문에 조치해줄 가능성이 높다.


회사가 이득이라는 이야기는, 회사의 경영철학이나 기업문화에 동의하고 잘 적응하고 있는 사람을 찾아서 뽑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데 이미 우리 회사와 코드를 잘 맞춰 놓은 사람을 잃지 않고 붙잡는 것, 그리고 그래서 새로운 적임자를 찾기 위해 회사의 자원을 소모하지 않으니 이득이라는 것이다. 지금 당신만큼 이 회사에 잘 적응할 사람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회사도 잘 안다. 그러한 맥락에서 만약 회사의 방향에 공감을 못하는 사람이 퇴직을 고민한다면 아마 붙잡지 않을 것이다.


자, 하지만 아직도 퇴직 말고 다른 조직으로 변경해달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망설여지는 사람이 있을 것 같다. 이번에는 회사 내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관계와 입장에서 우리의 퇴사가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조직 변경은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는지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먼저 팀장이다.


팀장은 기본적으로 조직관리에 책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흔히 팀장과의 갈등으로 퇴직을 결심한 사람들의 경우, 팀장 때문에 퇴직한다고 하면 팀장에게 큰 타격이 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다년간 지켜본 결과 우리의 퇴직이라는 사건으로는 팀장의 커리어에 그리 큰 흠집을 남길 수가 없다. 인사팀에 팀장이 잘못한 점에 대해서 조목조목 설명을 하고 퇴직을 하기도 하는데 그것은 별로 효과적이지 않다. 기본적으로 퇴직하는 사람의 이야기는 크게 비중 있게 듣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해당 팀장이 회사에서 언제 팀장 자리에서 내릴지 시기를 가늠하고 있는 대상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지지만, 그조차도 굳이 우리의 커리어를, 직장을 포기해 가면서까지 복수할 만한 가치나 효과가 있지는 않다. 회사를 그만 두면 가장 힘들어지는 것은 바로 '나'이다. 안타깝지만 현실이 그렇다.


팀장 때문에 힘든가? 그러면 퇴직보다는 오히려 조직을 변경하는 것이 낫다. 그래야 당신의 팀장을 향한 불만이 여전히 살아있는 의견으로 회사에 남겨질 수 있다. 팀장도 계속 당신의 존재가 마음에 걸릴 것이다. 퇴사를 하면 이제 안 볼 수가 있는데, 회사 내에 있으면 특히 가까운 조직에 재배치되어 있으면 계속 봐야 하니깐, 마음이 아주 조금이라도 불편할 수밖에 없다. 퇴사보다는 차라리 조직 이동이 낫다는 것은 이런 의미도 포함하는 것이다.


한편, 팀장 때문이 아니고 다른 사람들과의 갈등 때문에 팀을 변경하고 싶다는 건 어떨까? 이런 갈등을 사유로 팀장과 면담을 하면 팀장은 일단 본인의 조직관리 무능이 드러날 우려가 있어서 일단 팀 내에 남기려고 할 텐데, 그 또한 괜찮다. 그 전에는 이야기도 하지 않고 퇴직하려고 했지 않은가. 이제는 팀장이 문제를 인식했으니 최소한 신경은 써줄 것이다. 물론 신경을 써주지 않을 수도 있지만 혼자서 끙끙 앓을 때보다는 낫다. 그리고, 만약 동일한 문제를 우리가 여러 번 반복해서 이야기한다면, 팀장은 그 문제를 더 이상 본인이 케어하기 힘들다고 느끼게 될 것이다. 그때는 다른 팀으로 옮기는 것을 팀장이 나서서 도와줄 것이다. 그것이 직접적이고 긍정적인 도움이 아니더라도 말이다. 어쨌든 부서 변경이라는 목표는 달성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번에는 인사팀 입장이다.


인사팀은 항상 각 조직마다 사람을 채워 넣는 것이 중요한 이슈다. 기본적으로 팀 내 갈등이 있어서 사람이 퇴직을 한다면 일단은 해당 팀장 탓을 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인사팀에서 사람을 다시 채용해서 채워 넣어줘야 한다.


이런 상황에 만약 당신이 도저히 해당 팀에서 일을 못하겠다고 손을 들었다 치자. 당신이 손을 든 그때, 회사 내에 조직을 바꾸고자 하는 사람이 과연 당신 한 명뿐일까? 아니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퇴직하고 싶다, 이 팀장이랑 같이 일을 못하겠다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이 넘친다. 분명 여러 명이 이미 손을 든 상태일 것이다. 인사팀은 당신이 나가기보다는 안에서 팀을 바꾸겠다고 하면, 기존에 손을 든 다른 팀의 사람들과, 새롭게 채용할 사람들을 종합적으로 생각해서 효율적으로 인력을 배치할 수가 있다. 그러면서 당신의 팀장에게 왜 조직관리를 제대로 못하냐며, 왜 팀원들 마음을 잘 관리하지 못하냐며 엄중한 경고를 할 수도 있겠지. 인사팀 입장에서는 당신이 조직을 바꾸겠다고 손을 드는 것이 그리 불편하거나 조치해주기 어려운 상황이 아니다.


조직을 변경하는 것에 대해서 들어보니 어떤가? 생각보다 시도할 만하지 않나? 물론 당신이 회사 내에서 괜찮은 평판을 쌓아온 경우에만 유효하겠지만 말이다.


마지막으로 우리 스스로의 입장에서는 어떨까?

새로운 회사와 새로운 팀 중 어디가 더 적응하기 쉬울까?

당연히 지금 우리 회사 내 새로운 팀이다. 새로운 회사를 가면 아예 기업문화가 다르다. 사람들의 성향도 다르다. 우리 회사 내 새로운 팀은 그래도 기본적으로 생각하는 틀, 전략 방향 등이 동일하다. 어쩌면 기존에 아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다. 적응하기가 훨씬 쉽다. 지금의 갈등 상황만큼이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서 관계를 쌓는 것이 스트레스 상황일 가능성이 높다. 퇴직하고 새로운 직장을 구하는 것보다는 현재 있는 곳에서 팀을 바꾸는 것이 여러모로 이득이다.


퇴사는 정말 최후의 수단이다. 굳이 왜 퇴사를 하나? 누구 좋으라고?

회사 내에서 조직을 변경하는 것을 우선 생각해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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